디지털치료제도 구조조정…게임으로 FDA 승인받은 아킬리, 30% 감원
18일 업계에 따르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디지털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은 아킬리인터랙티브가 임직원 30%를 감원하기로 했다. 새로운 유형(모달리티)으로 업계에서 주목받은 디지털 치료제 기업들 또한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전반의 투자심리 위축 및 경기 침체의 영향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아킬리는 지난해 1월 스팩합병을 통해 나스닥 시장에 입성한 미국 디지털 치료제 업체다. 국내에는 ADHD를 치료하는 비디오게임 ‘엔데버RX’의 개발사로 알려져 있다. 엔데버RX는 FDA에서 승인받은 최초의 비디오게임이다.

아킬리는 개발 프로그램 조정 및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임직원 중 약 30%에 해당하는 46명을 내보내기로 했다. 아킬리는 올해 1분기 구조조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재무제표가 공개된 지난해 3분기 기준 아킬리가 보유한 현금 및 등가물은 8966만달러(약 1109억원)다.

회사는 게임이 주는 과제를 해결하는 동안 아이가 장시간 집중하도록 하는 과정이 ADHD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임상시험으로 입증했다. 허가 대상은 8~12세의 ADHD 진단을 받은 어린이다. 엔데버RX를 구매하는 데는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하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와 달리 아킬리의 성장은 더뎠다. 업계는 엔데버RX의 구매 비용이 30일 기준 450달러로 고가며, 미국 보험사들의 엔데버RX를 보장 범위에 포함하지 않은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아킬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21만2000달러에 그쳤다. 전년 동기보다 43% 감소했다.

영업손실폭도 커지고 있다. 2021년 1~3분기 4128만달러에서 2022년 1~3분기 6857만달러로 영업손실이 늘어났다.

아킬리는 기존 8~12세에서 13~17세까지 엔데버RX를 적용할 수 있는 환자의 범위를 늘릴 계획이다. 올해 FDA에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디지털 치료제 업체는 아킬리뿐만이 아니다. FDA에서 승인받은 첫 디지털 치료제를 출시한 페어테라퓨틱스도 현금 확보를 위해 지난해 11월 전체 임직원의 22%인 59명을 해고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