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엽의 롯데제과…첫 투자처로 인도 낙점
롯데제과 창사 후 첫 외부 수혈 최고경영자(CEO)인 이창엽 대표(사진)가 취임 뒤 첫 대규모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약 700억원을 들여 인도 자회사인 아이스크림 업체 하브모어의 새 공장을 짓기로 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말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 출신 이 대표를 영입한 데 이어 올해 첫 투자처로 인도를 낙점하면서 해외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제과는 하브모어에 5년간 45억루피(약 700억원)를 투자해 연면적 6만㎡ 규모의 빙과 생산시설을 짓는다고 18일 발표했다. 2017년 12월 하브모어를 100억루피(약 1672억원)에 인수한 뒤 6년 만의 신규 투자다.

새 공장은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시 내 MIDC(마하라슈트라 산업개발공사) 탈레가온에 들어선다. 각종 자동화 설비를 비롯한 한국의 선진 식품제조 기술을 적용한다. 이 공장이 준공하면 하브모어의 공장은 총 세 곳으로 늘어난다.

이번 투자는 하브모어의 빠른 성장으로 생산능력 확대 필요성이 높아진 데 따른 조치다. 롯데제과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하브모어 매출은 1269억원으로, 2021년 한 해 동안 올린 매출(994억원)보다 많다.

롯데제과의 해외법인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15%에서 2022년(3분기 누계) 22%로 늘었다. 9개 해외법인 중 카자흐스탄(27%)에 이은 두 번째다.

인도 신공장 투자 발표에는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가 담겼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아직 ‘순혈주의’가 강한 롯데그룹이 지난해 모태인 제과의 수장으로 이 대표를 영입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한국P&G와 허쉬 한국 법인장, 농심 켈로그 대표, 한국코카콜라 대표 등을 거친 ‘글로벌 마케팅통’을 내세워 해외시장에서의 롯데제과 ‘파이’를 키우겠다는 게 롯데의 의도다. 이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국내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K스낵’과 ‘K푸드’의 인기는 큰 기회가 된다”며 글로벌 식품회사로의 도약을 강조한 바 있다.

인도 아이스크림 시장은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구가 14억 명이 넘지만 1인당 아이스크림 소비량은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적기 때문이다.

하브모어는 인도에서 216개 가맹점을 운영 중이다. 현지 브랜드뿐 아니라 국내 아이스크림도 판매하고 있다. 2021년에는 ‘월드콘’, 2022년에는 ‘설레임’을 인도 시장에 선보였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