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서 한·사우디 기업 수출상담회가 열렸다.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제공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서 한·사우디 기업 수출상담회가 열렸다.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제공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의 대대적인 한국 투자에 발맞춰 부산지역 중소기업이 발 빠르게 중동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방산, 조선, 해양플랜트 등 제조 기반의 기업들이 보유 기술을 활용해 현지 시장에 진출하거나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종합물류솔루션 기업인 케이로지는 윤석열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을 계기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에 참가해 현지 국영 군수기업인 ‘카라칼(CARACAL) UAE’와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케이로지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온라인 운임 쇼핑몰 ‘쉬팡’을 개발한 데 이어 경남 사천의 자동차 부품기업 제이에치테크를 인수해 케이테크로 사명을 바꾼 뒤 자회사로 편입했다.

케이로지는 지난해 준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활용해 카라칼의 물류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카라칼이 국내 위탁 생산을 의뢰한 소총류 물류를 케이로지가 맡기로 했다. 케이로지 관계자는 “소총류의 국제 운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일반 정기선 대신 단독 또는 항공운송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며 “물류는 물론 관련 제조까지 맡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로지는 카라칼, 케이테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한국 방위사업청의 특수전 입찰에 공동으로 참여해 국내 납품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제3국 시장에도 진출하기로 했다. 케이로지는 이번 MOA를 통해 연간 2억달러 규모의 수출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총기부품 제작뿐만 아니라 전투기, 군복류 등 간접 수출 기반의 무역상사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사우디아라비아와는 사업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은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 세운 수출 거점을 기반으로 국내 조선기자재 기업과 사우디 사이의 네트워크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조합은 ‘사우디 비전 2030’ 계획에 포함된 킹살만 지역 산업단지 조성 사업을 위한 작업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 중이다.

IMI 조선소 건립 사업은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와 현대중공업이 각각 지분을 가지고 있어 여기에 관련된 조선기자재 기업이 연결되는 구조다. 조선소 설비부터 운영까지 참여가 가능하다. 현지 기업과의 합자회사 설립도 용이하다. 스테인리스 목관, 단열제품, 선박평형수처리장치, 경비정 등 다양한 기업이 현지 법인 설립을 검토 중이다. 조합 관계자는 “국부 펀드가 잘 조성돼 적은 투자비용으로 진출할 수 있어 시장 진출에 따른 리스크가 작다”며 “합자법인 설립에 성공하면 아람코의 협력사로 자동으로 등록돼 기업의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조합은 지난해 두 번의 수출 상담회를 사우디 현지와 한국에서 열었다. 3525만달러 규모의 계약 실적을 달성했으며, 합자회사 설립과 유통망 공유 등 현지 시장 진출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