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서 헬리콥터 추락사고가 발생해 내무장관 등 고위 관료 여럿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호르 클리멘코 우크라이나 경찰청장은 18일 키이우 동북쪽 외곽 브로바리 지역에서 국가 비상용 헬기가 추락했다고 밝혔다. 헬기는 유치원 건물에 충돌한 뒤 주거 단지 인근으로 추락했다. 헬기는 키이우를 떠나 전선 지역을 향해 가던 중이었다.

헬기에 탑승한 데니스 모나스티르스키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을 비롯해 유리 루브코비치 국무장관, 예브헤니 에닌 내무부 1차관 등 총 17명이 숨졌다. 사망자 중 9명이 헬기 탑승자였다. 이들 대다수가 내무부 고위 관료와 국가 비상 서비스 소속 고위 공무원으로 확인됐다. 민간인 사망자 9명 중 4명은 어린이였으며 유치원 교사, 자녀를 등원하는 주민들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에 머물던 어린이 11명을 포함해 주민 25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데니스 시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는 “국가 전체와 우크라이나 정부에 엄청난 손실”이라며 희생자 유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사고 경위 조사를 위해 즉각 특별팀을 구성하도록 지시했다. 사고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추락할 때 러시아의 공격 여부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헬기 노후화가 원인이란 주장이 나온다. 로이터는 “우크라이나는 과거부터 노후화된 옛 소련제 항공기를 사용한 탓에 항공 사고가 빈번했다”고 진단했다. 비행 사고 의혹도 제기됐다. 헬기는 사고 직전 러시아군의 포격을 피하기 위해 저공비행을 하고 있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