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는 왜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를 주목할까 [신인규의 글로벌마켓 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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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는 GS 탓에 울고
나스닥은 테슬라 덕에 선방
10년물 미 국채금리 상승세
BOJ 정책 선회, 미 국채도 영향
엔 케리 트레이드 감소 가능성
나스닥은 테슬라 덕에 선방
10년물 미 국채금리 상승세
BOJ 정책 선회, 미 국채도 영향
엔 케리 트레이드 감소 가능성
<앵커>
오늘 미 증시 3대지수 보면 다우지수는 골드만 삭스 때문에 울었고, 나스닥은 테슬라 덕에 선방한 모습인데요. 월가 투자심리를 움직인 주 요인 짚어볼까요.
<기자>
다우지수 30개 종목 가운데 하나인 골드만삭스(GS)가 실망스러운 2022년 4분기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에 수익 105억 9천만 달러, 주당순이익 3.32달러의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시장 예상치는 수익 107억 9천만 달러, 주당순이익 5.56달러였습니다. 앞서 실적을 내놨던 대형 은행주들과 실적을 기록한 논리는 비슷합니다. 연준의 긴축 정책 이후 시장에 IPO 건수와 M&A 건수가 줄어들면서 투자은행 부문의 수익이 급감했다는 건데요. 그래도 모간 스탠리는 상대적으로 선방한, 시장의 기대보다는 좋은 실적을 내놓았거든요.
골드만 삭스는 4분기에 신용 손실에 대비한 충당금을 9억7천200만 달러 규모로 쌓았고요. 기존에 추진했던 플랫폼 솔루션 부문, 신용카드와 핀테크 신사업을 추진했던 부문에서도 손실이 계속 발생하면서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내놓았습니다. 골드만 삭스의 주가는 하루만에 6.44% 빠졌고, 다우지수도 1.14% 하락 마감했습니다.
오늘 하루 7.43% 상승한 테슬라와 관련해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소식은 중국 내 소매 판매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일 겁니다. 중국초상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테슬라 차량의 판매는 1만2,654대로 집계됐습니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판매량은 76% 늘어났습니다.
테슬라는 지난 6일 중국과 아시아에서 모델3과 모델 Y의 가격을 인하했는데, 테슬라의 차량 가격 할인 이후 판매가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시장이 해석하고 있는 겁니다. 같은 기간 모델 3과 모델 Y와 비슷한 가격대로 전기차를 팔고 있는 샤오펑의 주간 등록은 1,817대에 불과했습니다. 테슬라가 가격을 인하한 뒤 뒤따라 가격을 내린 곳인데, 이 곳의 판매는 같은 기간 전년 대비 36% 낮아졌다는 점을 주목할 만합니다. 이 기간동안 중국의 전체 자동차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4.5% 감소했지만 전기·하이브리드 차 판매는 36.5% 증가했습니다.
테슬라가 중국 시장에서 차량 가격을 내린 이후 중국 내 1위 전기차 업체 BYD와의 시장 점유율 경쟁 추이가 어떻게 될지 지켜볼 부분입니다. BYD 역시 주간 기준 판매량이 하이브리드차를 합해 1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4만420대를 기록했습니다.
<앵커>
미국 증시를 움직일 수 있는 채권 시장 동향 관련해서도 살펴보죠. 최근 하락세였던 10년물 미국 국채금리가 조금씩 오르는 모습인데 어떤 요인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기자>
두 가지 요인을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하나는 지난해 연말을 기점으로 세계 경제지표가 시장의 기대보다 좋게 나오면서 그동안 역전된 10년물 국채수익률과 2년물 국채수익률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작소뱅크는 최근 3.4%까지 내려갔던 10년물 미 국채금리가 3.5% 위로 올라온 것에 대해 "시장이 온건한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확인한 이후 10년물 수익률이 반등했다"면서 채권 시장 흐름의 다음 변곡점은 현지 시간으로 내일 개장 전에 발표될 미국 12월 소매판매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고요.
또 하나 살펴볼 부분은 시장에서 일본은행, BOJ가 저금리 정책을 선회할 수 있음을 예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본은행의 통화정책회의가 한국 시간으로 오늘 나올 텐데요. 월가에서는 일본은행이 국채 매입을 통해 10년물 국채수익률을 통제하는 YCC 정책을 폐기할 수도 있다고 보는 시각이 존재합니다. 일본 안에서도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구로다 요시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YCC 정책을 폐지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죠. 일본의 통화정책이 미국의 채권시장을 움직일수 있는 요인이 되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맥락이 있습니다.
앞서 일본은행이 YCC 상한을 기존 0.25%에서 0.5%로 높여잡은 뒤에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데요. 뉴욕생명자산운용의 로렌 굿윈 전략가는 "일본 채권 시장은 영국 국채시장보다 다섯 배나 크다"며 현재 일본과 지난해 영국을 곤란하게 했던 채권시장 위기에 유사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일본은행의 국채 매입액이 일본 GDP의 5%에 달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요, 통화정책 지속을 위한 일본의 의도와 다른 효과가 최근에 나타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결국 월가에서 보고 있는 그림은 그동안 저금리 정책을 고수하고 있던 일본까지 그동안의 정책을 폐기하고 긴축으로 들어가느냐일 겁니다. 일본이 YCC를 수정해 일본의 금리가 높아지면 엔화를 빌려 고금리의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인 엔-캐리 트레이드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쉽게 정리해보면요. 일본의 YCC 정책 폐기 가능성은 엔-캐리 트레이드의 감소로 이어지면서 곧 미국 국채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가 월가에 있고, 이것이 곧 있을 일본은행의 움직임에 월가가 주목하는 이유가 될 겁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신인규기자 ikshi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