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 '케이캡', 中 국가의료보험의약품 등재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케이캡'(중국 상품명 타이신짠)이 올해 중국 국가의료보험의약품 목록에 등재됐다. 이에 따라 최대 14억명의 중국 전체 인구가 보험 혜택을 적용받아 케이캡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중국 국가의료보장국(国家医保局·NHSA)이 18일(현지시간) '국가기본의료보험 및 산업상해보험, 출산보험의약품 목록(NRDL)'을 발표했다. 이번 목록의 효력은 오는 3월부터 발생해 2년 간 유지된다. 등재 의약품들은 향후 2년간 환자 부담금을 900억위안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NHSA의 예상이다. 올해 전체 약품의 평균 할인율은 60.1%로 집계됐다.

NHSA는 2018년부터 NRDL 제도를 마련하고 여기에 등재된 의약품에 집중 대량 구매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등재 절차는 크게 제약사의 신청서 제출, NHSA의 신청서 수락, 전문가 평가, 제약사와 NHSA 간 가격 협상, 결과 발표 순으로 진행된다. 이때 평가 전문가는 건강보험, 의료경제 및 기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다.

NRDL 등재는 판매량을 촉진한다는데 의미가 크다. 가격이 대폭 낮아지는데다 14억명에 달하는 중국 인구 전체가 보험 대상자가 되기 때문이다. 2020년 1월 1일 애브비의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가 NRDL 등재 후 1회 가격이 7900위안에서 1290위안으로 크게 줄었다. 중국 약품 통계 플랫폼 팜큐브에 따르면 2017~2019년 NRDL에 포함된 약물의 2020년 매출은 목록에 포함된 당해연도 대비 각각 128%, 337%, 39% 증가했다.
케이캡이 등재된 목록 / 자료=중국의약국
케이캡이 등재된 목록 / 자료=중국의약국
케이캡은 이번 목록에서 을(乙) 목록에 등재됐다. 중국의 약품 목록은 크게 갑(甲) 목록과 을 목록으로 나뉜다. 갑 목록은 국가 기본약물 목록을 토대로 선정된다. 임상 치료에 필수적이고, 전국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약이다. 또 치료 효과가 같다면 가격이 더 저렴한 약이 갑 목록에 등재된다. 을 목록도 국가 기본약물 목록을 토대로 국가에서 지정하지만 각 성과 차지구, 직할시가 현지 경제력을 고려해 선정한 약품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갑보다 가격이 조금 더 비싼 약들도 포함된다.

케이캡은 HK이노엔이 개발한 칼륨경쟁적위산분비차단제(P-CAB) 계열 신약이다. 기존 프로톤펌프억제제(PPI) 대비 약효가 빠르고 식전·식후 상관없이 복용이 가능하다. 또 약효 지속시간이 길어 야간에 분비되는 위산도 억제할 수 있다는 게 HK이노엔의 설명이다.

뤄신제약은 2015년 HK이노엔으로부터 케이캡을 기술이전받고 지난해 4월 약을 중국 현지에 출시했다. 우선 비급여로 약을 출시한 뒤 추후 NRDL 등재를 통해 급여 혜택을 받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목록 발표가 미뤄지면서 중국 현지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이 쏟아졌다. 매년 12월 목록이 발표되고 이듬해 1월부터 보험이 적용돼왔으나 NHSA가 11월 말이 되도록 움직임이 없어서였다. 뤄신제약은 지난해 말 투자자와의 대화 시간을 통해 "중국 내 건강보험협상 목록 등재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후 NHSA는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협상이 어려워지면서 발표가 늦어지게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목록 등재로 HK이노엔도 매출 증대를 노릴 수 있게 됐다. 계약구조상 HK이노엔은 뤄신제약으로부터 케이캡 중국 순매출의 일부를 기술사용료(로열티)로 받게 돼있다. 업계는 이 로열티 비율을 10%대 초반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