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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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인플레 둔화 신호로 장 초반 잘 나가던 미국 증시가 경기둔화 우려 부각에 하락 마감했다. 4%대 오르던 테슬라 주가는 -2%로 곤두박질치며 대부분 전기차 관련주 주가가 떨어졌다. 19일 국내 증시에선 외국인 매물이 쏟아지며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 국내 증시 약세 출발 전망

미 증시가 최근 상승에 따른 매물 출회로 인해 하락한 점은 한국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MSCI 한국 지수 ETF는 1.49%, MSCI 신흥 지수 ETF는 0.68% 각각 하락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NDF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1236.03원으로 이를 반영하면 원달러 환율은 2원 하락 출발, 코스피는 0.7% 내외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물가 하향 안정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으나, 대부분의 품목에 대해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이 위축되고 있어 경기 우려가 높아진 점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증시에 부담"이라며 "다만 옐런 미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스위스 회담을 통해 미-중 갈등을 완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발표하는 등 긍정적인 점이 부각된 점은 우호적"이라고 설명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경기 우려로 미 증시가 급락한 점은 국내 증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다만 한국 증시는 최근 이틀간 급락했고 미국과 달리 중국의 경기모멘텀이 완충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낙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 수출 실적과 밀접한 미국 소비 등 실물 경제 지표 부진, 블라드 연은 총재의 매파 발언 등 미국발 악재를 반영하면서 국내 증시는 약세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국내 증시가 연휴로 인한 휴장 기간에 돌입하는 만큼, 금주 남은 2거래일 동안 연휴 관망심리가 짙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인플레 둔화 신호에도 지갑 닫은 미국인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점차 꺾이고 있음을 시사하는 지표가 또 나왔다. 미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동월보다 6.2%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11월 상승폭(7.3%)에서 1%포인트 이상 낮아져 최근 9개월 간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특히 전월 대비로는 0.5% 떨어져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초기인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연말 성수기에도 지갑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소매 판매가 전월보다 1.1% 감소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9%)보다 감소폭이 더 컸다. 미국의 소매 판매는 두 달 연속 1%대 급감해 1년여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연말까지 이어진 쇼핑 대목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소비자들은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의 여파로 자동차를 비롯한 상품에 대한 지출을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경기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소비를 위축시킨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 美 다우 1.81%↓마감

미국 증시는 생산자 물가가 하락한 여파로 상승세로 출발했으나 매파적 Fed 당국자 발언에 하락 마감했다. 18일(현지시간)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613.89포인트(1.81%) 하락한 33296.96으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62.11포인트(1.56%) 밀린 3928.86으로, 나스닥지수는 138.10포인트(1.24%) 떨어진 10957.01로 장을 마감했다.

개장 전 미국의 생산자물가가 크게 하락하고 소매판매가 감소세를 긴축 우려가 완화돼 주가는 상승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대표적 매파 인사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0%포인트 금리 인상을 주장하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다. 그동안 시장은 연준이 2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 폭을 기존 0.50%포인트에서 0.25%포인트로 낮춰 베이비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Fed는 경기평가보고서인 베이지북도 투자심리를 흔들었다. Fed는 베이지북을 통해 앞으로 수개월간 경제가 거의 성장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전망을 내놨다.

개별 종목 중에 유나이티드항공이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으나 주가는 5% 가까이 하락했다. 4% 오르던 테슬라는 -2% 하락 마감했다. 코인베이스의 주가는 일본에서의 운영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장중 오름세를 보였으나 7% 이상 하락했다.

■ MS·아마존, 어닝시즌 앞두고 '감원 칼바람'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어닝 시즌을 앞두고 잇달아 인력 구조조정을 발표하면서 빅테크(거대 정보기술) 업계에 '감원 칼바람'이 불고 있다. 이를 계기로 지난해 3분기 실적을 통해 드러난 빅테크의 실적 악화 전망이 현실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8일(현지시간)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블로그를 통해 올해 전체 직원 20만 명의 5%에 해당하는 직원 1만 명을 해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MS의 이런 구조조정 계획은 실적 발표를 약 일주일 앞두고 나왔다. MS는 오는 24일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MS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그러나 순이익은 14% 감소하며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내달 초 실적 발표를 앞둔 아마존은 애초 알려진 것보다 감원 규모가 커졌다. 앤디 재시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초 기업 소개 홈페이지에 올린 직원 대상 공지문에서 1만 8000 명을 정리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감원 규모가 1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는데, 배 가까이로 늘었다.

구글의 전사적인 정리해고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모기업 알파벳의 생명과학 자회사인 베릴리가 200명을 감원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는 전체 인력의 약 15%다.

내달 2일 실적 공개를 앞둔 가운데 애플은 작년 4분기 최대 협력업체 폭스콘의 중국 공장이 코로나19 여파로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면서 실적 차질이 예상된다. 애플은 2021년 4분기 글로벌 반도체 부족 사태 속에서도 전년 대비 11% 증가한 사상 최대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 작년 스마트폰 출하량 11% 감소, 10년 만에 최저

지난해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스마트폰 출하량이 최근 10년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2021년보다 11% 감소하면서 10년 만에 처음으로 1억2000만 대 이하로 떨어졌다.

카날리스는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유통망에서 새로운 스마트폰 재고를 인수하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게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제조사별로 보면 삼성전자가 시장 점유율 22%로 1위를 지켰다. 애플은 시장 점유율 19%로 2위를 차지했고, 중국 제조사들인 샤오미(13%), 오포(9%), 비보(9%)가 차례로 뒤를 따랐다.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출하량도 17% 감소하면서 10년 새 최저치를 기록했다. 카날리스는 공급 문제가 해소되고, 휴대전화 수요가 증가했던 2021년 4분기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제조사별로 보면 애플이 시장 점유율 25%로 1위를 기록했다. 애플은 신형 아이폰 시리즈를 주로 9월에 출시하며, 이에 4분기 시장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