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이성과 감성의 괴리…하락장 진정됐다는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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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리더의 시각
이한영 D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새해 들어 시장에서 관찰되는 현상 중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게 ‘확신이 없어도, 분위기 따라 눈치껏 투자하면 수익이 난다’는 것이다. 투자자들 대부분이 거시경제(매크로)에 기반한 하향식(Top-Down) 전략이든, 개별 종목에 기반한 상향식(Bottom-Up) 접근이든 뭐 하나 확신은 없는 상황일 가능성이 크다.
하향식 접근 차원에서는 여전히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은 이어지고 있으며, 소비에 대한 우려로 경기 침체에 대한 걱정이 지속되고 있다. 반면 상향식 접근 차원에서는 실적이 좋아지지도 않고 오히려 실적이 바닥을 확인해야 하는 기간이 연장되는 것 같은데, 주가 반등이 연출되고 있다. 이에 애널리스트들은 강하게 ‘매수에 나서라는 의견’(buy call)을 내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주식 시장의 방향성에 대해선 확신이 없지만, 올해 들어 보름 정도 기간 동안 주식 시장은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강하다.
섹터 별로는 빠른 순환매를 동반하고 있어 투자자들을 정신없게 만들곤 하지만, 그래도 강한 시세를 연출하는 섹터가 적지 않다.
이 같은 요인들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시장의 방향성을 판단해보고자 한다.
우선 외국인의 매수세가 강하다. 유럽 경제상황의 안정화 및 개선, 중국의 규제 완화 및 리오프닝, 일본의 수익률 곡선 통제(YCC) 정책 등이 결합돼 초강세를 보여온 미국 달러화 가치를 짓누르면서 미국 아닌 국가들로의 자금 흐름 개선이 나타난 결과물이다. 한국 역시 외국인들이 인덱스 투자의 성향을 보이면서 새해 들어 8거래일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연일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작년과는 확연히 달라진 수급이다.
여기에 더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IT 대형주의 반등이 연출됐다. 심지어 삼성전자가 내놓은 작년 4분기 잠정실적은 시장 전망치에 크게 못 미치는 ‘어닝 쇼크’였지만, 실적이 발표된 날부터 반도체 섹터의 강한 시세가 나타났다.
이전 기고문에서 반도체 섹터의 회복에 대해 △투자 축소(Capex Cut·1단계) △재고의 정점 통과(Peak Out·2단계) △수요의 회복(3단계) 등 세 단계를 거칠 것이라고, 현재 1단계만 확인되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저점이 형성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언급한 대로 삼성전자의 강세가 연출됐으며, 최근 들어 더 강화되기도 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의 실적 저점을 1분기로 전망하고 있다. 3월 정도에 숫자의 저점을 확인하기를 기대해본다.
이에 더해 ‘중국’이라는 큰 모멘텀이 덧붙여졌다. 작년 연말에는 폭동을 걱정했던 중국이 연말·연초에 ‘부동산·플랫폼 규제 및 방역 강화’의 세 가지 규제를 한 번에 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제조업과 소비’ 두 가지 측면에서 모멘텀을 제공한다. 제조업이든, 소비든 공통사항은 중국의 수요가 발생한다는 것이고, 이로 인해서 코스피에서도 소재·산업재의 턴어라운드 기대감과 화장품, 면세, 카지노 등 소비 섹터의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동시에 시세 상승이라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의학계에서는 1월 말에는 중국 1성 도시를 중심으로, 3월에는 전국적으로 각각 코로나 확산의 정점을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수요 증가 모멘텀은 3월에 더해 일정기간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물론 해당 섹터의 종목들이 지금 당장 내놓을 실적은 좋지 않다. 작년 11~12월이 포함된 4분기 실적이 그렇다. 하지만 업황 반전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주식시장은 지나간 작년 4분기 실적엔 관심이 없다. 나쁜 건 알고 있으니 개선이 되는 정도에만 관심을 두는 것이다. 따라서 펀더멘털과 센티먼트와의 괴리로 인해 자신은 없지만, 주가의 반등이 나타나고 있다. 작년 시장을 강하게 억누른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책은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빠른 속도로 내려오는 현재 기준에서는 2월과 3월에 각 0.25%포인트씩 2회 인상을 마지막으로 인상 종료가 예상되고 있다. 올해는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 인사 중에서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비롯한 매파 성향 위원 3명의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작년보다는 덜 매파적인 성향의 회의 결과가 예상된다. 실제 시장의 관심사에서 FOMC는 많이 멀어진 상태다.
오히려 CPI 상승률이 빠르게 안정되는 상황에서 고용이 견고하다는 걸 근거로, 성급하긴 하지만 ‘골디락스(경제가 과열되지도 침체되지도 않은 상태)’가 언급되기도 한다. 일각에서 경제 체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낼 정도로 상황이 변한 것이다.
이렇게 큰 줄기를 세 가지로 정리해보면 결국 시장은 작년에 경험했던 하락 일변도의 흐름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요약된다. 작년에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신용 리스크, 중국 리스크 등 매월 새로운 악재들이 등장했다. 하지만 악재들이 하나씩 완화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작년보다는 편안한 흐름 전개가 예상된다.
물론 급등을 예상할 근거는 없다. 현재는 펀더멘털이 확실하게 개선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섹터가 몇 개 되지 않는다.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 많은 상황이라 모멘텀은 강한데 펀더멘털이 확인되지 않아 시간이 필요한 구간이다. 필자는 이것의 기준이 3월을 전후로 확인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숫자가 나오고 있지 않으니 밸류에이션을 통해 목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 리오프닝처럼 우리가 경험했던 이벤트가 다시 전개된다는 모멘텀이 있다. 주식은 선제적으로 반응한다. 투자에 있어 이성과 감성의 간극을 얼마나 잘 제어할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필자는 이러한 현상 자체가 작년의 지속된 하락세가 횡보세로 전환된 가장 큰 증거라고 생각하며, 설 명절 연휴 이후 보다 안정화된 주식 시장이 되기를 바란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마켓리더의 시각
이한영 D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새해 들어 시장에서 관찰되는 현상 중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게 ‘확신이 없어도, 분위기 따라 눈치껏 투자하면 수익이 난다’는 것이다. 투자자들 대부분이 거시경제(매크로)에 기반한 하향식(Top-Down) 전략이든, 개별 종목에 기반한 상향식(Bottom-Up) 접근이든 뭐 하나 확신은 없는 상황일 가능성이 크다.
하향식 접근 차원에서는 여전히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은 이어지고 있으며, 소비에 대한 우려로 경기 침체에 대한 걱정이 지속되고 있다. 반면 상향식 접근 차원에서는 실적이 좋아지지도 않고 오히려 실적이 바닥을 확인해야 하는 기간이 연장되는 것 같은데, 주가 반등이 연출되고 있다. 이에 애널리스트들은 강하게 ‘매수에 나서라는 의견’(buy call)을 내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주식 시장의 방향성에 대해선 확신이 없지만, 올해 들어 보름 정도 기간 동안 주식 시장은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강하다.
섹터 별로는 빠른 순환매를 동반하고 있어 투자자들을 정신없게 만들곤 하지만, 그래도 강한 시세를 연출하는 섹터가 적지 않다.
이 같은 요인들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시장의 방향성을 판단해보고자 한다.
우선 외국인의 매수세가 강하다. 유럽 경제상황의 안정화 및 개선, 중국의 규제 완화 및 리오프닝, 일본의 수익률 곡선 통제(YCC) 정책 등이 결합돼 초강세를 보여온 미국 달러화 가치를 짓누르면서 미국 아닌 국가들로의 자금 흐름 개선이 나타난 결과물이다. 한국 역시 외국인들이 인덱스 투자의 성향을 보이면서 새해 들어 8거래일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연일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작년과는 확연히 달라진 수급이다.
여기에 더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IT 대형주의 반등이 연출됐다. 심지어 삼성전자가 내놓은 작년 4분기 잠정실적은 시장 전망치에 크게 못 미치는 ‘어닝 쇼크’였지만, 실적이 발표된 날부터 반도체 섹터의 강한 시세가 나타났다.
이전 기고문에서 반도체 섹터의 회복에 대해 △투자 축소(Capex Cut·1단계) △재고의 정점 통과(Peak Out·2단계) △수요의 회복(3단계) 등 세 단계를 거칠 것이라고, 현재 1단계만 확인되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저점이 형성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언급한 대로 삼성전자의 강세가 연출됐으며, 최근 들어 더 강화되기도 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의 실적 저점을 1분기로 전망하고 있다. 3월 정도에 숫자의 저점을 확인하기를 기대해본다.
이에 더해 ‘중국’이라는 큰 모멘텀이 덧붙여졌다. 작년 연말에는 폭동을 걱정했던 중국이 연말·연초에 ‘부동산·플랫폼 규제 및 방역 강화’의 세 가지 규제를 한 번에 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제조업과 소비’ 두 가지 측면에서 모멘텀을 제공한다. 제조업이든, 소비든 공통사항은 중국의 수요가 발생한다는 것이고, 이로 인해서 코스피에서도 소재·산업재의 턴어라운드 기대감과 화장품, 면세, 카지노 등 소비 섹터의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동시에 시세 상승이라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의학계에서는 1월 말에는 중국 1성 도시를 중심으로, 3월에는 전국적으로 각각 코로나 확산의 정점을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수요 증가 모멘텀은 3월에 더해 일정기간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물론 해당 섹터의 종목들이 지금 당장 내놓을 실적은 좋지 않다. 작년 11~12월이 포함된 4분기 실적이 그렇다. 하지만 업황 반전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주식시장은 지나간 작년 4분기 실적엔 관심이 없다. 나쁜 건 알고 있으니 개선이 되는 정도에만 관심을 두는 것이다. 따라서 펀더멘털과 센티먼트와의 괴리로 인해 자신은 없지만, 주가의 반등이 나타나고 있다. 작년 시장을 강하게 억누른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책은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빠른 속도로 내려오는 현재 기준에서는 2월과 3월에 각 0.25%포인트씩 2회 인상을 마지막으로 인상 종료가 예상되고 있다. 올해는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 인사 중에서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비롯한 매파 성향 위원 3명의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작년보다는 덜 매파적인 성향의 회의 결과가 예상된다. 실제 시장의 관심사에서 FOMC는 많이 멀어진 상태다.
오히려 CPI 상승률이 빠르게 안정되는 상황에서 고용이 견고하다는 걸 근거로, 성급하긴 하지만 ‘골디락스(경제가 과열되지도 침체되지도 않은 상태)’가 언급되기도 한다. 일각에서 경제 체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낼 정도로 상황이 변한 것이다.
이렇게 큰 줄기를 세 가지로 정리해보면 결국 시장은 작년에 경험했던 하락 일변도의 흐름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요약된다. 작년에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신용 리스크, 중국 리스크 등 매월 새로운 악재들이 등장했다. 하지만 악재들이 하나씩 완화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작년보다는 편안한 흐름 전개가 예상된다.
물론 급등을 예상할 근거는 없다. 현재는 펀더멘털이 확실하게 개선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섹터가 몇 개 되지 않는다.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 많은 상황이라 모멘텀은 강한데 펀더멘털이 확인되지 않아 시간이 필요한 구간이다. 필자는 이것의 기준이 3월을 전후로 확인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숫자가 나오고 있지 않으니 밸류에이션을 통해 목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 리오프닝처럼 우리가 경험했던 이벤트가 다시 전개된다는 모멘텀이 있다. 주식은 선제적으로 반응한다. 투자에 있어 이성과 감성의 간극을 얼마나 잘 제어할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필자는 이러한 현상 자체가 작년의 지속된 하락세가 횡보세로 전환된 가장 큰 증거라고 생각하며, 설 명절 연휴 이후 보다 안정화된 주식 시장이 되기를 바란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