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구를 완료한 포스코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1냉연공장에서 19일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포스코  제공
복구를 완료한 포스코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1냉연공장에서 19일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가 태풍 침수 피해를 본 포항제철소 17개 압연공장 복구를 완료하고 20일부터 완전 정상 조업체제에 들어간다. 지난해 9월 6일 태풍 힌남노로 침수 피해를 본 지 135일 만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말 15개 공장을 복구한 데 이어 이달 19일 도금 CGL 공장과 스테인리스 1냉연공장을 차례로 복구했다고 19일 발표했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에 18개 압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1972년 지어진 1후판공장은 태풍 피해와 관계없이 생산 효율성 등을 고려해 더 이상 가동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모든 압연공장 복구가 마무리됐다는 것이 포스코의 설명이다.

압연은 열과 압력을 가해 용도에 맞게 철을 가공하는 작업이다. 포스코는 압연 설비를 통해 열연강판과 냉연강판 등 철강 제품을 생산한다.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로 압연공장이 가장 큰 피해를 봤다. 2·3·4고로 3기는 침수 피해 열흘 만에 모두 정상 가동했지만 압연공장엔 물과 진흙이 가득 들어차 이를 빼내는 데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특히 포항제철소의 핵심인 2열연공장의 피해가 가장 컸다. 2열연공장은 포항제철소 연간 제품 생산량 1480만t 중 33%가량인 500만t을 생산한다. 2열연공장은 포항제철소에서 쇳물을 통해 생산되는 슬래브(반제품)의 33%를 받아 처리하고 있으며, 이 중 74%를 후공정에 공급하는 핵심 압연 라인이다.

진흙을 제거하고 설비 피해 상황을 파악한 결과 압연기 모터에 전기를 공급하는 장치인 모터 드라이브 15대 중 11대를 교체해야 했다. 일각에선 열연공장을 다시 지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임직원 등 연인원 140만여 명의 헌신적인 노력과 50년간 축적된 전문 엔지니어들의 조업·정비 기술력을 통해 예상보다 신속히 복구할 수 있었다는 것이 포스코 측 설명이다. 명장들을 중심으로 물과 뻘(개흙)에 잠긴 설비들을 정비하는 작업을 했다. 최대 170t에 달하는 압연기용 메인 모터들을 직원들이 직접 분해하고, 세척·조립해 조업 정상화에 물꼬를 텄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 세계철강협회 회장단으로 함께 활동 중인 사쟌 진달 인도 JSW 회장이 JSW 열연공장용으로 제작 중인 설비를 포스코에 내주면서 복구가 크게 앞당겨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정상 가동 설비를 대상으로 생산 안정화와 효율성 향상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민관 합동 철강수급 조사단의 권고에 따라 재난 대비 체계를 보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