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반도체 설비 제조국인 네덜란드가 당초 전망과 달리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에 동참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일본도 조만간 비슷한 조치를 내놓을 것을 시사했다. 미국은 동맹국을 앞세워 ‘반도체 굴기’를 외치는 중국의 숨통을 더욱 조이는 모습이다.

미 블룸버그통신은 네덜란드와 일본의 대중국 수출 통제 조치가 이르면 이달 말 최종 합의될 수 있다고 사안에 정통한 인사를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3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 이어 17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회담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다. 뤼터 총리는 이날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블룸버그통신과 만나 “우리가 거기(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에 도달할 것이라고 상당히 확신한다”며 “이는 큰 발표 없이 진행될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확실하지 않은 측면도 있지만 관련국 간 대화가 어떻게 진전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신중한 입장을 보여온 네덜란드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은 중국 규제에 적극적이다. 도미타 고지 주미 일본대사는 지난 17일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는) 산업계와도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매우 복잡한 문제”라면서도 “향후 몇 주 안에 이 문제와 관련해 진전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고성능 반도체와 관련한 생산장비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규제안을 내놓았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주요 반도체 설비 제조국가인 일본과 네덜란드를 상대로 물밑에서 제재 동참을 요청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