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가 20일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를 이사회 멤버로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포스트 이수만 시대’가 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 성수동 SM 본사. /최혁 기자
SM엔터테인먼트가 20일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를 이사회 멤버로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포스트 이수만 시대’가 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 성수동 SM 본사. /최혁 기자
마켓인사이트 1월 20일 오후 3시49분

SM엔터테인먼트가 회사를 상대로 주주 행동주의 캠페인을 벌여온 얼라인파트너스의 이창환 대표를 이사회 멤버로 받아들이고 이사회 구성을 사외이사 중심으로 재편하기로 했다. 지분 18.46%를 보유한 최대주주 이수만 총괄프로듀서는 관련 논의에서 배제됐다. 행동주의 투자자가 이사회와 경영진을 설득해 최대주주의 이사회 내 영향력을 무력화시킨 국내 첫 사례다. 이로써 SM엔터테인먼트는 ‘포스트 이수만 시대’를 열 전망이다. 국내 주주 행동주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SM엔터는 “얼라인파트너스가 제안한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전격 수용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양측은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를 사내이사 3인과 사외이사 3인, 기타 비상무이사 1인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은 분리한다. 현재는 사내이사 3인과 사외이사 1인으로 구성돼 있다.

기타 비상무이사로는 이창환 대표를 추천하기로 했다. 행동주의 투자자가 이사회에 진입하는 것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흔하지만 국내에서는 매우 이례적이다.

양측은 멀티 프로듀싱 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그동안 SM엔터는 이수만 총괄프로듀서 1인에게 의존하는 시스템이었다. 순이익의 최소 20%를 배당하는 안에도 합의했다. 이 같은 합의 과정에서 이 총괄프로듀서는 배제됐다. 측근으로 구성된 경영진과 이사회가 그에게 등을 돌린 셈이다. 이 총괄프로듀서가 3월 주총에서 표 대결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국민연금(8.96%) KB자산운용(5.12%) 등 주요 주주가 그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차준호/하지은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