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뉴멕시코주 산타페의 서부 영화 '러스트' 촬영장에서 소품 총기에 의한 치사 사고를 일으킨 영화배우 알렉 볼드윈이 산타페 보안관실의 조사를 받은 뒤 보안관실 주차장에서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고 있다./사진=AP
2021년 10월 뉴멕시코주 산타페의 서부 영화 '러스트' 촬영장에서 소품 총기에 의한 치사 사고를 일으킨 영화배우 알렉 볼드윈이 산타페 보안관실의 조사를 받은 뒤 보안관실 주차장에서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고 있다./사진=AP
미국 검찰이 영화 촬영 세트장 총격 사고로 촬영 감독을 숨지게 한 할리우드 배우 알렉 볼드윈(64)에 대해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 기소하기로 결정했다.

19일(현지시간) 미 뉴멕시코주 검찰은 이날 설명을 통해 실탄이 장전된 소품용 총기의 안전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볼드윈과 무기류 소품 관리자 해나 쿠티에레즈 리드를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검찰에 따르면 볼드윈은 2021년 10월 뉴멕시코주 샌타페이 세트장에서 서부영화 '러스트' 촬영 리허설 당시 소품용 권총을 쏘는 장면을 연습했다.

이 총에서 공포탄이 아닌 실탄이 발사되면서 맞은편에 있던 헐리나 허친스 촬영감독이 가슴에 총탄을 맞고 사망했다.

뉴멕시코주 법에 따르면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유죄가 확정되면 볼드윈은 최대 1년6개월 징역 및 5000달러(약 617만원) 벌금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만약 배심원 재판 과정에서 검찰이 과실을 넘어서는 범죄 혐의를 추가로 입증한다면 최대 5년 징역형도 가능하다.

메리 카맥-알트위스 검사장은 "볼드윈은 실탄이 장전됐는지 확인하지 않았다. 자신과 주변 사람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을 전혀 하지 않았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그는 허친스에게 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볼드윈 변호인은 성명에서 "이번 결정은 허친스의 비극적인 죽음을 왜곡하는 끔찍한 실수"라면서 "법정에서 다투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직접 수사한 앤드리아 리브 특별검사는 "볼드윈을 비롯해 무기류 소품 관리자, 조감독 등 세 사람 중 한 명이라도 (안전을 확인해야 하는) 자기 일을 제대로 했다면 허친스는 현재 생존해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허친스 촬영 감독의 유족은 검찰의 기소 결정을 환영했다.

유족은 변호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기소를 지지하고 검찰에 전적으로 협조할 것"이라며 "사법 시스템이 법을 어긴 사람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