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인터뷰서 "한미일 안보협력 더 중요…北, 당분간 핵·경제 중 경제 선택 어려워"
방중 협의 의지도 피력…대통령실, 방일 가능성엔 "긍정적 해석"
尹대통령 "NPT 존중이 현실적…日 안보강화 크게 문제 안돼"(종합)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현재로서는 우리가 NPT(핵확산금지조약) 체제를 존중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인터뷰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열리는 스위스 현지에서 진행됐다.

대통령실이 배포한 한글 발언록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저와 대한민국 국민들은 북핵 위협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제에 대해서 상당한 신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최근 자체 핵보유 가능성을 공개 언급해 대내외적 파장이 이어지던 상황에서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발언은 북핵 위협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국민을 지키겠다는 군 통수권자의 각오 등을 분명히 하는 의도였다는 게 당시 대통령실의 설명이었다.

이를 두고 WSJ는 "윤 대통령이 핵무기를 개발하겠다는 과거 발언을 누그러뜨렸다(dial back)"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현재 미국 핵 자산의 운용에 관해서 공동 기획, 공동 실행이라고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내기 위해 한미 간에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NPT 시스템을 매우 존중하며, 미국과 확장억제를 더욱 강화하고 한미일 간의 안보협력을 더 튼튼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핵이나 경제냐 중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데 당분간 경제를 선택하기는 어렵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고도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일본의 안보 강화 움직임에 대해서도 "한미일 간에 북핵 위협에 대해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공동 대처를 해나가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법과 관련해서는 "현실적으로 그 법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우리 기업들이 차별적으로 불이익을 입지 않도록 하는 게 첫째 문제"라며 "우리 기업이 그야말로 사업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야 할만한 치명적인 리스크를 받지 않도록 다양한 논의를 지금 진행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가까운 시일 내에 중국과 협의해서 중국을 한번 방문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취임 첫 방중 가능성이 가시권에 들어온 것 아니냐는 해석도 일각에서 나왔지만, 대통령실은 협의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는 데 방점을 찍었다.

한중 외교당국 간에도 구체적인 조율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성사된 한중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의 방한을 거듭 요청했지만, 시 주석은 "코로나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이라는 조건을 달며 윤 대통령의 방중을 재초청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방일이 상반기 내 실현될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양국 외교당국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노동자 배상 문제의 해법을 놓고 최종 막바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9일(현지시간) 현지 순방 기자단 브리핑에서 다음 순방지가 일본일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현안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그 결과를 예단하고 그 다음 단계를 논하는 것은 아직 조금 이른 것 같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