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막걸리 세금 인상은 서민 위한 것" 기재부의 난해한 설명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올해 맥주와 탁주(막걸리) 세율을 올린 결정을고 두 세정당국인 기획재정부가 "중산·서민층을 위한 것"이라는 아리송한 설명을 했다.
21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시행령의 맥주·탁주에 대한 세율 인상은 오히려 중산·서민층을 위한 것입니다'라는 제목의 보도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기재부가 최근 올해 세법 시행령을 발표하면서 맥주의 대한 세율을 1ℓ당 30.5원(885.7원), 탁주는 1.5원(44.4원) 인상한 가운데 비판이 이어지자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이다.
현행 세법 체계에서 맥주·탁주는 종량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양에 비례해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인데 가격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종가세(소주·와인)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종가세 방식은 출고가격이 인상되면 가격에 따라 세금이 자동으로 늘어나는 데 비해 종량세는 양에 대해 세 부담이 정해지는 대신 매년 해마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00%를 반영해 대통령령으로 조정해 왔다.
즉 맥주나 탁주는 작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5.1%를 고려하면 원래 세금도 5.1% 올려야 하는 구조다. 정부는 다만 올해는 작년 고물가 상황 등을 반영해 물가 상승률의 70%인 3.57%만 올리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측은 "작년 높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정부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소한으로 인상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가격 상승에 따라 세금이 높아지는 소주·와인 등 종가세 품목과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취지에서라도 맥주·탁주에 대한 세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물가 상황을 고려해 지난해 물가 상승률의 100%가 아닌 70%만 올렸고, 물품 가격에 따라 세금이 결정되는 종가세 방식보다는 종량세 방식이 그래도 최종 가격을 덜 올리는 효과가 있다는 주장인 것이다. 세금은 올려야 하는데, 본래 조정폭보다 덜 올렸으므로 "오히려 중산·서민층을 위한 것"이라는 설명을 내놓은 것이다.
다만 이런 방식의 설명은 국민의 눈높이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작년 5.1%라는 살인적인 물가상승률로 고생한 중산·서민층을 배려하고자 했다면 세금을 덜 올리고 '중산·서민층을 위했다'고 하기보다 정부가 결정할 수 있는 가격 변수인 세금이라도 올리지 않는 것이 맞지 않냐는 것이다.
주류업체들은 정부의 주세 인상 직후쯤 가격을 올리기 시작한다. 통상 세금 인상 사유를 대고 세금 인상 폭보다 훨씬 크게 가격을 올린다는 지적이 많다.
누리꾼들은 각종 커뮤니티 등에서 '가스요금도 오르고 전기세도 오르고 술값까지…안 오르는 것은 내 월급뿐', '불가피하게 최소한도로 올렸다고 설명하면 될 일을, 100% 올릴 것을 70% 올리니 서민을 위한 것이라고 표현한 것은 말장난에 불과해 보인다' 등의 의견을 보였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21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시행령의 맥주·탁주에 대한 세율 인상은 오히려 중산·서민층을 위한 것입니다'라는 제목의 보도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기재부가 최근 올해 세법 시행령을 발표하면서 맥주의 대한 세율을 1ℓ당 30.5원(885.7원), 탁주는 1.5원(44.4원) 인상한 가운데 비판이 이어지자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이다.
현행 세법 체계에서 맥주·탁주는 종량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양에 비례해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인데 가격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종가세(소주·와인)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종가세 방식은 출고가격이 인상되면 가격에 따라 세금이 자동으로 늘어나는 데 비해 종량세는 양에 대해 세 부담이 정해지는 대신 매년 해마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00%를 반영해 대통령령으로 조정해 왔다.
즉 맥주나 탁주는 작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5.1%를 고려하면 원래 세금도 5.1% 올려야 하는 구조다. 정부는 다만 올해는 작년 고물가 상황 등을 반영해 물가 상승률의 70%인 3.57%만 올리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측은 "작년 높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정부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소한으로 인상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가격 상승에 따라 세금이 높아지는 소주·와인 등 종가세 품목과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취지에서라도 맥주·탁주에 대한 세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물가 상황을 고려해 지난해 물가 상승률의 100%가 아닌 70%만 올렸고, 물품 가격에 따라 세금이 결정되는 종가세 방식보다는 종량세 방식이 그래도 최종 가격을 덜 올리는 효과가 있다는 주장인 것이다. 세금은 올려야 하는데, 본래 조정폭보다 덜 올렸으므로 "오히려 중산·서민층을 위한 것"이라는 설명을 내놓은 것이다.
다만 이런 방식의 설명은 국민의 눈높이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작년 5.1%라는 살인적인 물가상승률로 고생한 중산·서민층을 배려하고자 했다면 세금을 덜 올리고 '중산·서민층을 위했다'고 하기보다 정부가 결정할 수 있는 가격 변수인 세금이라도 올리지 않는 것이 맞지 않냐는 것이다.
주류업체들은 정부의 주세 인상 직후쯤 가격을 올리기 시작한다. 통상 세금 인상 사유를 대고 세금 인상 폭보다 훨씬 크게 가격을 올린다는 지적이 많다.
누리꾼들은 각종 커뮤니티 등에서 '가스요금도 오르고 전기세도 오르고 술값까지…안 오르는 것은 내 월급뿐', '불가피하게 최소한도로 올렸다고 설명하면 될 일을, 100% 올릴 것을 70% 올리니 서민을 위한 것이라고 표현한 것은 말장난에 불과해 보인다' 등의 의견을 보였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