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회사의 디지털 리더십은 가장 큰 화면을 가졌는지, 가장 높은 처리 능력을 지녔는지, 디지털 코드를 가장 많이 쓰는지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올리버 집세 BMW 회장(사진)은 CES 2023 기조연설에서 사람과 기술의 융합을 강조했다. 그는 “정말 중요한 것은 사용자가 느끼고 경험하는 것”이라며 “모빌리티는 점점 더 인간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집세 회장은 이번 기조연설에서 미래 모빌리티 구현과 관련한 BMW의 철학을 설명했다. 그는 모빌리티 미래의 세 가지 포인트를 전기, 순환(재사용), 디지털로 요약했다. 미래 모빌리티 개념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지만, 핵심 키워드가 이 세 가지라는 점은 분명하다는 얘기였다.

집세 회장은 “이 세 가지 특성이 미래 자동차에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기’라는 속성은 커다란 기계 덩어리였던 그동안의 내연기관차에서 벗어나 차를 통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또 BMW는 통조림 캔에 쓰인 철이 자동차 차체로 재사용되는 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퍼즐의 마지막 조건인 ‘디지털’을 추가하기 위해 ‘에이스’를 데려왔다”며 콘셉트카 ‘디’를 소개했다. 집세 회장은 “BMW가 ‘노이에 클라세’라고 불리는 차세대 모델 개발을 통해 무엇을 하려 하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것은 과거를 존중하면서 미래를 포용하는 것이고, 이동을 더 쉽게 만들면서도 인간적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라는 이름은 디지털 감성 경험(Digital Emotional Experience)을 나타낸다. 집세 회장은 “디는 인간과 기계의 상호 작용을 구현한다”며 “BMW에는 자동차와 소프트웨어 개발 팀이 따로 있지 않다. 아이디어의 처음부터 최종 제품에 이르기까지 두 팀이 디지털화된 차량을 함께 만든다”고 밝혔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융합, 기술과 감성의 통합을 통해 최고의 디지털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집세 회장은 BMW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기조연설을 마무리했다. 그는 “BMW는 완전히 새롭고 비전통적인 아이디어를 추구한다”며 “이는 스타트업이 운영되는 방식이기도 하지만 BMW를 기존 경쟁업체와 차별화하는 대목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