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인 행동주의 헤지펀드 운용사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세계 최대 기업용 소프트웨어(Saas) 제공 업체 세일즈포스의 지분을 대량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주가가 30% 넘게 빠진 세일즈포스가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엘리엇은 최근 세일즈포스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 엘리엇의 투자소식이 전해진 후 세일즈포스 주가는 3% 이상 상승해 1주당 155.87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엘리엇은 세일즈포스 지분을 사들이면서 구체적인 사항을 공개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엘리엇이 일정 수준의 의결권 지분을 확보한 뒤 자산 매각·인원 감축 등 구조조정, 지배 구조 개선 등을 요구해 단기간에 차익을 실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엘리엇이 세일즈포스를 어떻게 압박하고 있는지 자세한 내용은 알려져지지 않았지만 엘리엇 관계자가 세일즈포스 이사회를 찾아 세일즈포스의 운영 개선과 다른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라고 전했다. 엘리엇의 경영 파트너인 제쓰 콘은 WSJ에 "우리는 세일즈포스가 위상에 걸맞은 가치를 실현하는 것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에도 또 다른 행동주의 헤지펀드 운용사인 스타보드밸류펀드가 세일즈포스 지분을 사들였다. 당시 스타보드는 "세일즈포스는 성장과 순익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세일즈포스에선 공동 최고경영자(CEO)였던 브렛 테일러가 물러나고 임직원의 10%가 해고되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이 벌어지고 있다. 세일즈포스의 사무용 메신저 자회사 슬랙을 이끌던 스튜어트 버터필드 CEO도 회사를 떠나는 등 경영진의 이탈이 계속되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