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음원스트리밍 업체마저 꺾였다…스포티파이, 직원 6% 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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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직원 중 6% 감원 계획
팟캐스트 사업 이끌던 고위 임원도 해고
빅테크 중 애플만 해고 계획 안 밝혀
팟캐스트 사업 이끌던 고위 임원도 해고
빅테크 중 애플만 해고 계획 안 밝혀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업체인 스포티파이가 인력 감축에 나선다. 공격적인 투자에도 지난해 저조한 실적을 거두며 과잉 투자가 이뤄졌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부터 빅테크(대형 정보기술업체)에 불어닥친 칼바람에 해고된 직원 수는 8만여명을 넘길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포티파이는 이날 내부 공지를 통해 총직원 약 9800명 중 6%(약 600명)를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스포티파이는 미국에 5400명, 스웨덴에 약 1900명을 각각 고용하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퇴직자 600여명에게 총 3500만(약 469억원) 규모의 퇴직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직원 한 명당 퇴직금은 평균 7800만원 수준이다.
스포티파이의 신규 사업인 팟캐스트 프로젝트를 이끌던 돈 오스트로프 최고콘텐츠책임자도 구조조정 명단에 들었다. 2018년 스포티파이에 합류한 오스트로프는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가 설립한 제작사 ‘하이어 그라운드 프로덕션’, 인기 코미디언 조 로건, 인기 모델 킴 카다시안 등과 독점 계약하며 스포티파이의 팟캐스트 사업을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김릿, 팟즈, 후슈카 등 팟캐스트 관련 스타트업을 연달아 인수하며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FT에 따르면 월가에선 팟캐스트 사업을 유망하게 바라봤지만, 손실액이 불어나며 스포티파이 투자에서 손을 떼기 시작했다. 스포티파이는 지난해 1~9월 순손실 1억 6000만유로(약 2146억원)를 기록했다.
다니엘 에크 스포티파이 최고경영자(CEO)는 “다른 경영자들과 마찬가지로 나는 팬데믹으로 인한 강한 순풍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며 “하지만 매출 성장에 앞서 투자에 대한 야심이 너무 컸다”고 밝혔다. 경기 침체를 대비하기 위한 긴축 경영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구조조정 계획이 공개된 뒤 스포티파이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07% 오른 99.94달러에 마감했다.
이번 발표를 통해 스포티파이도 빅테크 감원 행렬에 합류했다. 구글은 지난 20일 1만2000명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창립 이후 최대다. 마이크로소프트(1만명), 아마존(1만8000명) 등이 속속 허리띠를 졸라맸다. 지난해 어닝쇼크를 겪은 메타는 1만 1000명을 내보낼 예정이고, 세일즈포스도 7000명 해고를 발표한 바 있다.
CNBC에 따르면 구글과 스포티파이를 제외한 빅테크 감원 규모는 총 6만 3780명에 달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구조조정 한파로 인해 약 8만명의 직원이 짐을 쌀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력 플랫폼 레이오프스를 인용해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해고된 직원 수를 20만여명으로 추산했다.
빅테크에 분 한파에도 애플은 인력 감축을 하지 않았다. 애플이 대규모 인력감축을 하지 않는 배경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전략이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애플은 대규모 투자에 있어 보수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핵심 사업이 아닌 곳에 비용을 낭비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다시 CEO를 맡은 1997년 이후 단 한 번도 대규모 정리해고를 한 적이 없다.
2019년 9월부터 2022년 9월까지 애플 직원 수는 16만 4000여명에 달했다. 2년간 직원 수는 20%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아마존 직원 수는 2배 이상 증가했고, 알파벳은 57%, 메타는 94% 급증했다.
애플은 혁신 기술 개발을 일컫는 '문샷'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2020년 이후 증강현실(AR), 메타버스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부은 메타, 알파벳과 다른 노선을 택했다. 하지만 2년 뒤 과잉 투자에 비용이 급증하며 줄줄이 직원을 내보내고 있다는 평가다.
수익구조가 다른 점도 한몫했다. 대규모 플랫폼을 운영하며 광고 수익에 의존하는 메타, 알파벳과 달리 애플은 스마트폰과 PC 등이 주요 수익원이다. 유통도 전속적으로 관리하며 물류비용을 절감해왔다. 대규모 물류 허브를 구축한 아마존에 비해 침체에 대한 회복 속도도 빠른 편이란 평가다.
하지만 침체가 깊어지면 애플도 부분적인 감원에 나설 거라는 전망이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침체가 길어지면 애플은 CEO의 우선순위가 아닌 부문부터 인력을 줄일 것"이라며 "시장 전체가 축소되고 있는 PC 부문이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포티파이는 이날 내부 공지를 통해 총직원 약 9800명 중 6%(약 600명)를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스포티파이는 미국에 5400명, 스웨덴에 약 1900명을 각각 고용하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퇴직자 600여명에게 총 3500만(약 469억원) 규모의 퇴직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직원 한 명당 퇴직금은 평균 7800만원 수준이다.
스포티파이의 신규 사업인 팟캐스트 프로젝트를 이끌던 돈 오스트로프 최고콘텐츠책임자도 구조조정 명단에 들었다. 2018년 스포티파이에 합류한 오스트로프는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가 설립한 제작사 ‘하이어 그라운드 프로덕션’, 인기 코미디언 조 로건, 인기 모델 킴 카다시안 등과 독점 계약하며 스포티파이의 팟캐스트 사업을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김릿, 팟즈, 후슈카 등 팟캐스트 관련 스타트업을 연달아 인수하며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FT에 따르면 월가에선 팟캐스트 사업을 유망하게 바라봤지만, 손실액이 불어나며 스포티파이 투자에서 손을 떼기 시작했다. 스포티파이는 지난해 1~9월 순손실 1억 6000만유로(약 2146억원)를 기록했다.
다니엘 에크 스포티파이 최고경영자(CEO)는 “다른 경영자들과 마찬가지로 나는 팬데믹으로 인한 강한 순풍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며 “하지만 매출 성장에 앞서 투자에 대한 야심이 너무 컸다”고 밝혔다. 경기 침체를 대비하기 위한 긴축 경영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구조조정 계획이 공개된 뒤 스포티파이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07% 오른 99.94달러에 마감했다.
이번 발표를 통해 스포티파이도 빅테크 감원 행렬에 합류했다. 구글은 지난 20일 1만2000명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창립 이후 최대다. 마이크로소프트(1만명), 아마존(1만8000명) 등이 속속 허리띠를 졸라맸다. 지난해 어닝쇼크를 겪은 메타는 1만 1000명을 내보낼 예정이고, 세일즈포스도 7000명 해고를 발표한 바 있다.
CNBC에 따르면 구글과 스포티파이를 제외한 빅테크 감원 규모는 총 6만 3780명에 달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구조조정 한파로 인해 약 8만명의 직원이 짐을 쌀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력 플랫폼 레이오프스를 인용해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해고된 직원 수를 20만여명으로 추산했다.
빅테크에 분 한파에도 애플은 인력 감축을 하지 않았다. 애플이 대규모 인력감축을 하지 않는 배경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전략이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애플은 대규모 투자에 있어 보수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핵심 사업이 아닌 곳에 비용을 낭비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다시 CEO를 맡은 1997년 이후 단 한 번도 대규모 정리해고를 한 적이 없다.
2019년 9월부터 2022년 9월까지 애플 직원 수는 16만 4000여명에 달했다. 2년간 직원 수는 20%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아마존 직원 수는 2배 이상 증가했고, 알파벳은 57%, 메타는 94% 급증했다.
애플은 혁신 기술 개발을 일컫는 '문샷'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2020년 이후 증강현실(AR), 메타버스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부은 메타, 알파벳과 다른 노선을 택했다. 하지만 2년 뒤 과잉 투자에 비용이 급증하며 줄줄이 직원을 내보내고 있다는 평가다.
수익구조가 다른 점도 한몫했다. 대규모 플랫폼을 운영하며 광고 수익에 의존하는 메타, 알파벳과 달리 애플은 스마트폰과 PC 등이 주요 수익원이다. 유통도 전속적으로 관리하며 물류비용을 절감해왔다. 대규모 물류 허브를 구축한 아마존에 비해 침체에 대한 회복 속도도 빠른 편이란 평가다.
하지만 침체가 깊어지면 애플도 부분적인 감원에 나설 거라는 전망이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침체가 길어지면 애플은 CEO의 우선순위가 아닌 부문부터 인력을 줄일 것"이라며 "시장 전체가 축소되고 있는 PC 부문이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