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 코로나 사태 이후 오전 9시30분~오후 3시30분으로 단축 운영 중인 시중은행 영업시간도 원래대로인 오전 9시~오후 4시로 복원될 전망이다. 은행 노조 측이 이에 반대하고 있지만 사용자인 은행 측이 노사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영업시간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광수 은행연합회장(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장)은 지난 18일 금융노조와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앞둔 만큼 영업시간 정상화를 미룰 수 없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특히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와 동시에 영업시간을 곧바로 늘리겠다는 방침을 노조 측에 전달했다.

은행 영업시간이 한 시간 단축 운영되기 시작한 것은 2021년 7월부터다.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강화되면서 은행권 노사는 2주간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은행 영업시간을 한 시간 단축하기로 합의했고 이어 10월 노사가 참여한 중앙노사위원회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등이 해제되기 전까지 이를 유지하기로 의결해 전국 단위로 확대됐다.

노사 합의와 관계없이 영업시간을 정상화하겠다는 은행 측 입장은 관련 법률 검토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은행 노사는 지난해 산별 교섭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해지 후 영업시간 운영 방안 등 논의를 위한 노사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성실히 논의한다”고 합의했다. 은행 측은 관련 문제를 TF를 통해 논의한다고만 합의문에 명시한 만큼 노사 합의가 영업시간 정상화의 필수 조건은 아니라고 해석했다.

금융노조는 여전히 난색을 보이고 있다. 노조 측은 “내점 고객이 거의 없는 오전 시간 영업은 현행대로 9시30분에 개시하되 영업 마감 시간은 오후 3시30분에서 4시로 30분 연장하자는 방안을 은행 측에 제안했다”며 “내부적으로도 1년 반 가까이 한 시간 단축 영업에 익숙해진 노조원을 설득하는 작업이 쉽지 않다”고 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