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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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가격이 9개월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선물인 올해 2월물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6.80달러(0.4%) 상승해 온스당 1935.40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4월 말 이후 9개월 만의 최고치다. 은, 팔라듐, 백금도 모두 상승했다. 이후 소폭 하락해 1931.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화 약세로 날아오른 금…9개월 최고치 [원자재 포커스]
달러화 약세가 금을 포함한 귀금속의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01.67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다음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포인트로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고 금리 인상 중단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달러화가 약세 압력을 받았다.

금리 인상 폭도 0.25%포인트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를 비롯한 Fed 인사들이 0.25%포인트 인상안을 지지하고 나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도 2월 FOMC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확률을 100%로 보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계속 내려가는 중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지난 9일 발표한 12월 소비자 전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5.0%로 전월(5.2%)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2021년 7월 이후 최저치로, 소비자들이 자주 구매하는 휘발유와 식료품 물가 전망이 다소 누그러진 것이 기대인플레이션 둔화로 이어졌다.

라피 보야디쟌 XM 선임투자분석가는 "달러화 약세와 인플레이션 둔화, Fed가 긴축 속도를 늦춘다는 점은 금 가격을 올리는 요인"이라며 "인플레이션이 끈질긴 모습을 보이지 않는 한 금 가격의 강세는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라이언 맥케이 TD시큐리티스 상품전략가는 "시장의 기대가 Fed가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에 금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애널리스트들은 달러화 약세와 채권수익률 하락으로 금 가격이 앞으로 수개월 내에 온스당 2000달러를 웃돌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설명도 나온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Fed는 2월에 0.25%포인트를 인상한 후 한 번 또는 두 번 더 금리를 올릴 것”이라며 “이후 통화정책의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면 연말 새로운 긴축 주기에 돌입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데이비드 머거 하이리지선물의 귀금속트레이딩 이사는 "시장은 Fed의 금리 인상 사이클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