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 의자' 앞에서 눈물 흘린 관람객…이유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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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중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은 다음 달 영국 런던에서 시작하는 월드 투어 '디스 이즈 잇(This is it)'의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었다. 탁월한 노래, 화려한 춤과 퍼포먼스로 세계를 사로잡았던 잭슨. 하지만 그의 나이도 어느덧 50줄이었다. 26년 전 처음으로 문워크를 선보였을 때처럼 무대 위를 날아다닐 수는 없었다.
그래도 잭슨은 자신을 사랑해주는 관객들에게 최고의 공연을 선보이고 싶었다. 그는 매일같이 혹독한 연습을 반복했다. 노래와 춤은 물론, 완벽주의자답게 백댄서와 코러스, 무대효과, 의상 등 공연의 모든 부분을 직접 챙겼다. 월드투어 중 숙소에서 사용하기 위한 의자까지 주문 제작해 놨다. 반짝이는 것이라면 뭐든지 좋아했던 잭슨답게 이 의자에는 크리스털이 촘촘하게 박혀 있었다. 하지만 그가 이 의자에서 지친 몸을 쉬는 일은 없었다. 투어 시작을 3주 앞둔 25일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 놓인 '반짝이 의자' 앞에 오래도록 머무르는 관객이 많은 건 이런 이유에서다. 지금 이곳에선 세종문화회관과 이랜드뮤지엄이 공동 주최한 '셀럽이 사랑한 Bag&Shoes'전이 열리고 있다. 세계적인 스타와 유명 인사의 신발·가방 등 패션 소장품들을 만날 수 있는 전시다. 사연을 모르고 그냥 둘러보면 특별한 것 없는 물건들이다. 하지만 내가 아는 스타, 내가 아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잭슨의 의자처럼. 서영희 이랜드뮤지엄 이사는 “의자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 잭슨의 팬들도 있다”고 말했다. 전시장 초입에서는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썼던 모자(주케토)와 레오13세 전 교황이 신었던 신발을 만날 수 있다. 곧이어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였던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의 푸른색 옷과 핸드백이 나온다. 그녀가 즐겨 입은 로열 블루 색상은 영국 보수당의 부흥을 상징하는 색이 됐다. 그 옆에는 대처가 실각할 때 입었던 옷이 함께 나와 있는데, 보수당의 라이벌인 영국 노동당을 상징하는 붉은색이라는 점이 재미있다. 농구화 에어조던13과 유니폼은 1990년대 NBA를 평정한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마지막 시즌에 실제로 썼던 물건들이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비싼 전시품이기도 하다. 조던이 같은 시즌에 입었던 다른 유니폼은 지난해 소더비 경매에서 141억 원에 낙찰됐다. 서 이사는 “농구 동호회 회원들이 이 전시품을 보러 단체관람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찰리 채플린의 의상을 비롯해 '록키' '메리 포핀스' '포레스트 검프' 등 명화에서 실제 사용했던 영화 속 패션 소품도 인상적이다. 숭배에 가까운 열광적인 인기 탓에 처음으로 '아이돌'이라고 불렸던 전성기 프랭크 시나트라의 물건과 함께 밥 딜런, 레이디 가가, 엘리자베스 테일러, 비욘세, 마돈나 등 할리우드 슈퍼스타들의 신발과 가방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에 나온 물건들은 이랜드뮤지엄이 지난 30년간 모은 소장품 50만점 중 엄선한 200점이다. 이랜드뮤지엄은 세계 각지의 경매에서 전 세계 유명 인사와 시대상을 대표하는 문화 예술품들을 수집해왔다. 희귀성과 가치를 인정받아 영국 V&A뮤지엄과 영국 왕립박물관, 루이비통 특별전, 노벨상 특별전시회 등 국내외 주요 전시에 대여되기도 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대구의 테마파크 이월드에 이랜드가 보유한 물건들을 선보이는 등 소장품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문화 진흥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입장권은 1만~1만5000원, 전시는 3월 25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그래도 잭슨은 자신을 사랑해주는 관객들에게 최고의 공연을 선보이고 싶었다. 그는 매일같이 혹독한 연습을 반복했다. 노래와 춤은 물론, 완벽주의자답게 백댄서와 코러스, 무대효과, 의상 등 공연의 모든 부분을 직접 챙겼다. 월드투어 중 숙소에서 사용하기 위한 의자까지 주문 제작해 놨다. 반짝이는 것이라면 뭐든지 좋아했던 잭슨답게 이 의자에는 크리스털이 촘촘하게 박혀 있었다. 하지만 그가 이 의자에서 지친 몸을 쉬는 일은 없었다. 투어 시작을 3주 앞둔 25일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 놓인 '반짝이 의자' 앞에 오래도록 머무르는 관객이 많은 건 이런 이유에서다. 지금 이곳에선 세종문화회관과 이랜드뮤지엄이 공동 주최한 '셀럽이 사랑한 Bag&Shoes'전이 열리고 있다. 세계적인 스타와 유명 인사의 신발·가방 등 패션 소장품들을 만날 수 있는 전시다. 사연을 모르고 그냥 둘러보면 특별한 것 없는 물건들이다. 하지만 내가 아는 스타, 내가 아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잭슨의 의자처럼. 서영희 이랜드뮤지엄 이사는 “의자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 잭슨의 팬들도 있다”고 말했다. 전시장 초입에서는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썼던 모자(주케토)와 레오13세 전 교황이 신었던 신발을 만날 수 있다. 곧이어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였던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의 푸른색 옷과 핸드백이 나온다. 그녀가 즐겨 입은 로열 블루 색상은 영국 보수당의 부흥을 상징하는 색이 됐다. 그 옆에는 대처가 실각할 때 입었던 옷이 함께 나와 있는데, 보수당의 라이벌인 영국 노동당을 상징하는 붉은색이라는 점이 재미있다. 농구화 에어조던13과 유니폼은 1990년대 NBA를 평정한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마지막 시즌에 실제로 썼던 물건들이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비싼 전시품이기도 하다. 조던이 같은 시즌에 입었던 다른 유니폼은 지난해 소더비 경매에서 141억 원에 낙찰됐다. 서 이사는 “농구 동호회 회원들이 이 전시품을 보러 단체관람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찰리 채플린의 의상을 비롯해 '록키' '메리 포핀스' '포레스트 검프' 등 명화에서 실제 사용했던 영화 속 패션 소품도 인상적이다. 숭배에 가까운 열광적인 인기 탓에 처음으로 '아이돌'이라고 불렸던 전성기 프랭크 시나트라의 물건과 함께 밥 딜런, 레이디 가가, 엘리자베스 테일러, 비욘세, 마돈나 등 할리우드 슈퍼스타들의 신발과 가방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에 나온 물건들은 이랜드뮤지엄이 지난 30년간 모은 소장품 50만점 중 엄선한 200점이다. 이랜드뮤지엄은 세계 각지의 경매에서 전 세계 유명 인사와 시대상을 대표하는 문화 예술품들을 수집해왔다. 희귀성과 가치를 인정받아 영국 V&A뮤지엄과 영국 왕립박물관, 루이비통 특별전, 노벨상 특별전시회 등 국내외 주요 전시에 대여되기도 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대구의 테마파크 이월드에 이랜드가 보유한 물건들을 선보이는 등 소장품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문화 진흥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입장권은 1만~1만5000원, 전시는 3월 25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