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조작 논란 카사바, 긍정적 알츠하이머 2상 결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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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상의 글로벌워치] 인지기능지표 개선
논문 조작 논란에 휩싸였던 미국 신약벤처 카사바사이언스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 ‘시무필람’의 임상 2상 주요결과(톱라인)를 공개했다.
카사바사이언스는 초기~중등증 알츠하이머(Mild AD~Moderate AD)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에서 긍정적인 효능 및 내약성 결과를 얻었다고 24일(미국 시간) 발표했다.
이번 임상은 초기~중등증 알츠하이머 환자 2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했다. 1년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로, 대조군 없이 투약군으로만 진행됐다.
1차 평가지표인 인지기능평가척도(ADAS-Cog)를 보면, 임상에 참여한 환자 중 47%는 1년 동안 이 점수가 평균 4.7점 개선됐다. 환자 중 23%는 ADAS-Cog 점수가 평균 2.5점 상승했다. ADAS-Cog는 0~70점까지이며 70점은 가장 심각한 손상을, 0점은 가장 적은 손상을 의미한다. 점수의 상승은 증상의 악화를 뜻한다.
카사바는 효능의 차이를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정도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간이정신상태검사(MMSE)로 환자들의 중증도를 구분한 결과, 경증 환자군(MMSE 21-26)에서는 ADAS-Cog점수가 15.0점에서 12.6점으로 평균 2.4점 개선된 반면, 중증 환자군(MMSE16-20)에서는 25.7점에서 30.1점으로 4.4점 악화됐다. 카사바 관계자는 “시무필람을 복용한 경증 환자들의 ADAS-Cog 점수 개선 정도는 다른 연구에서 나온 위약의 범위(플라시보 효과)를 벗어날 만큼 주목할만하다”고 말했다.
ADAS-Cog 점수가 낮아진 것은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기능이 개선된 신호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환자를 관찰한 기간이 짧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속승인을 받은 레켐비 또한 임상 2상에서 6개월까지는 ADAS-Cog 점수가 개선(음수값)되다 이후 점진적으로 증가했다. 일라이릴리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 도나네맙 또한 임상 2상에서 투약 후 24개월 동안 ADAS-Cog 점수값이 감소하다 이후 증가했다.
카사바 측은 시무필람이 ADAS-Cog 외에도 'NPI10'과 'GDS' 등 다른 알츠하이머 평가척도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냈다고 했다. NPI10은 임상의의 면담을 기준으로 환자의 증상 정도를 점수화한 지표다. 치매 관련 신경정신과 증상의 정도를 알 수 있다. GDS는 ‘노인 우울증 척도’로 치매를 앓는 환자들의 우울증 정도를 평가하는 지표다.
척수액(CSF) 분석을 통한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 평가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t-tau는 38%, p-tau181이 18% 감소했다. 신경변성의 정도를 보여주는 바이오마커(NFL)도 개선되는 결과를 얻었다. 신경염증의 바이오마커인 sTREM2와 YKL-40은 각각 65%와 40% 줄어들었다.
시무필람은 레켐비나 도나네맙과는 다른 기전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레켐비와 도나네맙은 항체 의약품으로 알츠하이머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을 표적해 제거한다. 시무필람은 병의 진행 과정에서 손상된 ‘필라민 A’라는 뇌속 단백질의 구조를 정상화하는 저분자화합물 신약이다. 정맥으로 투여해야하는 항체의약품과 달리 경구투약할 수 있다.
국내 알츠하이머 연구자인 문민호 건양대 의대 교수는 “최근 승인된 레켐비를 비롯해 도나네맙 등이 임상 등록 환자를 초기 환자로 국한해 진행하면서 좋은 결과를 얻고 있는 데 반해 시무필람은 중등증 환자를 포함한 임상을 진행해, 효능 데이터가 일부 엇갈린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비교군이 없는 점, 오픈라벨(공개)로 진행해 환자가 약을 먹고 나아지고 있다는 기대감을 제외하기 어려운 점, 추적조사 기간이 짧은 점 등이 이번 연구의 약점”이라고 평가했다.
카사바는 시무필람에 대한 임상 3상 2건을 각각 진행하고 있다. 앞서 지적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환자를 1800명(750+1083명)대로 늘리고, 환자군을 투약군과 비교군으로 나눠 임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두 임상 중 하나는 한국에서도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카사바는 2006년 아밀로이드베타*56이 알츠하이머를 일으킨다는 실험쥐 대상 연구결과를 네이처에 게재한 연구진이 참여해 설립한 신약벤처다. 이후 이 논문의 데이터가 조작됐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네이처가 논문 게재를 철회됐다.
관련해 카사바가 현재 개발 중인 시무필람의 연구 데이터에도 부정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카사바에 대한 공매도 측은 연구결과가 실린 ‘저널 오브 뉴로사이언스’에 조작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출판사 측은 조작에 대한 증거가 없다고 발표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카사바사이언스는 초기~중등증 알츠하이머(Mild AD~Moderate AD)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에서 긍정적인 효능 및 내약성 결과를 얻었다고 24일(미국 시간) 발표했다.
이번 임상은 초기~중등증 알츠하이머 환자 2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했다. 1년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로, 대조군 없이 투약군으로만 진행됐다.
1차 평가지표인 인지기능평가척도(ADAS-Cog)를 보면, 임상에 참여한 환자 중 47%는 1년 동안 이 점수가 평균 4.7점 개선됐다. 환자 중 23%는 ADAS-Cog 점수가 평균 2.5점 상승했다. ADAS-Cog는 0~70점까지이며 70점은 가장 심각한 손상을, 0점은 가장 적은 손상을 의미한다. 점수의 상승은 증상의 악화를 뜻한다.
카사바는 효능의 차이를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정도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간이정신상태검사(MMSE)로 환자들의 중증도를 구분한 결과, 경증 환자군(MMSE 21-26)에서는 ADAS-Cog점수가 15.0점에서 12.6점으로 평균 2.4점 개선된 반면, 중증 환자군(MMSE16-20)에서는 25.7점에서 30.1점으로 4.4점 악화됐다. 카사바 관계자는 “시무필람을 복용한 경증 환자들의 ADAS-Cog 점수 개선 정도는 다른 연구에서 나온 위약의 범위(플라시보 효과)를 벗어날 만큼 주목할만하다”고 말했다.
ADAS-Cog 점수가 낮아진 것은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기능이 개선된 신호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환자를 관찰한 기간이 짧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속승인을 받은 레켐비 또한 임상 2상에서 6개월까지는 ADAS-Cog 점수가 개선(음수값)되다 이후 점진적으로 증가했다. 일라이릴리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 도나네맙 또한 임상 2상에서 투약 후 24개월 동안 ADAS-Cog 점수값이 감소하다 이후 증가했다.
카사바 측은 시무필람이 ADAS-Cog 외에도 'NPI10'과 'GDS' 등 다른 알츠하이머 평가척도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냈다고 했다. NPI10은 임상의의 면담을 기준으로 환자의 증상 정도를 점수화한 지표다. 치매 관련 신경정신과 증상의 정도를 알 수 있다. GDS는 ‘노인 우울증 척도’로 치매를 앓는 환자들의 우울증 정도를 평가하는 지표다.
척수액(CSF) 분석을 통한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 평가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t-tau는 38%, p-tau181이 18% 감소했다. 신경변성의 정도를 보여주는 바이오마커(NFL)도 개선되는 결과를 얻었다. 신경염증의 바이오마커인 sTREM2와 YKL-40은 각각 65%와 40% 줄어들었다.
시무필람은 레켐비나 도나네맙과는 다른 기전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레켐비와 도나네맙은 항체 의약품으로 알츠하이머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을 표적해 제거한다. 시무필람은 병의 진행 과정에서 손상된 ‘필라민 A’라는 뇌속 단백질의 구조를 정상화하는 저분자화합물 신약이다. 정맥으로 투여해야하는 항체의약품과 달리 경구투약할 수 있다.
국내 알츠하이머 연구자인 문민호 건양대 의대 교수는 “최근 승인된 레켐비를 비롯해 도나네맙 등이 임상 등록 환자를 초기 환자로 국한해 진행하면서 좋은 결과를 얻고 있는 데 반해 시무필람은 중등증 환자를 포함한 임상을 진행해, 효능 데이터가 일부 엇갈린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비교군이 없는 점, 오픈라벨(공개)로 진행해 환자가 약을 먹고 나아지고 있다는 기대감을 제외하기 어려운 점, 추적조사 기간이 짧은 점 등이 이번 연구의 약점”이라고 평가했다.
카사바는 시무필람에 대한 임상 3상 2건을 각각 진행하고 있다. 앞서 지적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환자를 1800명(750+1083명)대로 늘리고, 환자군을 투약군과 비교군으로 나눠 임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두 임상 중 하나는 한국에서도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카사바는 2006년 아밀로이드베타*56이 알츠하이머를 일으킨다는 실험쥐 대상 연구결과를 네이처에 게재한 연구진이 참여해 설립한 신약벤처다. 이후 이 논문의 데이터가 조작됐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네이처가 논문 게재를 철회됐다.
관련해 카사바가 현재 개발 중인 시무필람의 연구 데이터에도 부정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카사바에 대한 공매도 측은 연구결과가 실린 ‘저널 오브 뉴로사이언스’에 조작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출판사 측은 조작에 대한 증거가 없다고 발표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