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구급차도 앱으로 호출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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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소재 벤처기업 네이처컴바인드
사설구급차 호출 '구출이' 작년 12월 출시
구급차, 구조사 매칭해주고 전산으로 관리
바가지요금, 미등록 불법운행 등
'시장실패' 해결
"평등하고 안전한 이송 서비스" 목표
사설구급차 호출 '구출이' 작년 12월 출시
구급차, 구조사 매칭해주고 전산으로 관리
바가지요금, 미등록 불법운행 등
'시장실패' 해결
"평등하고 안전한 이송 서비스" 목표
"구급차 자동이송관리시스템 '구출이'를 활용하면 사설구급차와 관련된 시장실패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동방진 네이처컴바인드 대표는 1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구출이는 네이처컴바인드가 출시한 사설구급차의 웹 기반 호출 서비스"라며 이렇게 말했다.
사설구급차 호출 시스템의 전산화로 구급차 소비자인 병원과 환자, EMS(응급환자이송업체)에 대한 관리 감독권한 의무를 가진 지자체는 물론 장기적으로 EMS업체 및 종사자까지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인은 사설구급차보단 119구급차에 익숙하다. 전국 구급차의 70%인 약 2500대에 해당한다. 나머지 30%만이 민간 EMS업체에서 운영하는 사설구급차다. 전국적으로 약 1100대 규모다.
이들은 평소엔 119구급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응급한 환자의 수송을 맡으면서 119구급차 위주의 응급시스템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이미 입원한 환자를 상급 병원으로 옮기거나 퇴원 환자의 자택 이송을 맡는다. 때로는 의료진과 장비를 응급 수송하고, 체육 등 실외 행사에서 비상상황을 대비하는 '대기 업무'도 한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요즘엔 요양병원에서 다른 요양병원으로 옮기는 수요가 많다"는 게 한 종사자의 설명이다.
응급의료법상 사설구급차는 지자체의 허가를 받은 EMS 법인만 운행 가능한데 영세한 업체가 많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3년 1월말 기준 등록된 EMS업체 수는 141개다. 응급의료법상 EMS 법인은 자본금(2억원)과 특수구급차 5대 이상 보유요건, 구조사 8명 및 기사 8명 등록 등의 조건을 갖춰야 영업할 수 있다. 그런데 이를 갖추지 못한 업체가 절반은 넘는다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이 때문에 각종 불법이 만연한게 사설구급차 업계의 현실이다. △환자 대신 연예인 등 고가 요금을 낼 고객을 위해 사이렌을 켜고 이송하는 '불법이송' △허가를 받은 지자체를 벗어난 영업 △법에서 정한 이상의 요금을 요구하는 바가지 △의무적으로 탑승해야하는 구조사 미탑승 운행 △이송을 기록하지 않고 현금을 내도록 하는 미등록 운행 등이 벌어지곤 한다.
그렇다고 사설구급차 업체나 종사자가 불법을 통해 폭리를 취하는 것도 아니다. 업체는 만성 적자를 보고 구급대원과 기사들은 고강도 노동에 저임금을 호소한다. 응급 상황에 대기하는 건 119 구급차에 버금가고, 매일 쉴새 없이 움직이지만 '가짜'라는 손가락질을 받는다. 사설구급차를 통해 연간 50만건 이상의 이송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되지만, 실제 등록된 이송 건수는 2021년 기준 19만 건에 불과할 정도다.
사설구급차 업계의 시장 규모는 연간 2000억원, 종사자 수도 2000여명 규모로 추산된다. 만연한 불법이송 문제는 기본료 7만5000원에 묶여있는 요금체계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의 한 종사자는 "정부도 이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만, 업계가 관심 밖에서 멀어져 있기에 수년간 방치돼왔다"고 말했다.
이렇게 탄생한 '구출이'는 병원에서 구급차를 호출하면 모바일기기를 활용해 구급차와 구조사를 매칭시켜 보내주는 시스템이다. 일종의 모바일 기반 콜택시와 비슷한 기능을 하지만 택시대신 구급차를 부를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구급차를 부르는 환경은 한정돼있기에 일반 소비자용 앱은 없다. 대신 서비스 공급자인 구급차 기사나 구조사가 호출 수신을 위한 앱을 휴대폰에 보유하는 방식이다.
병원에서 인터넷을 통해 구급차를 부르면 가장 가까운 지역의 구급차 기사, 해당 차량을 이용할 구조사를 배정해준다. 기존에는 병원에선 EMS 업체를 섭외하고, EMS업체는 당장 대기 중인 구조사가 없다면 다시 이들을 섭외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구출이를 활용하면 이런 시간이 대폭 줄어든다.
전산으로 이송 기록을 저장한다는 점도 구출이의 주요 기능 중 하나다. EMS업체를 관리하는 지자체는 이송 기록이 정확한지, 실제 구조사가 탑승했는지 여부를 전산을 통해 일목 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다.
소비자도 혜택을 본다. 호출택시와 비슷한 방식으로 법정 요금이 투명하게 부과된다. 동방진 대표는 "시간과 거리에 비례한 요금을 추적하기 용이해지고, 합리적으로 요금 산정도 가능하다"며 "EMS업체에게는 지금의 법정요금을 인상해달라는 근거 조건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처컴바인드는 병원에서 자체 판단으로 사설구급차를 호출할 땐 '콜당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EMS업체들은 EMS업체들은 구글, 네이버 등에서 '구급차 호출' 등의 키워드 광고를 하며 작지 않은 마케팅 비용을 쓴다. 이는 환자 또는 보호자가 자체적으로 구급차를 부르는 경우에 활용된다. 네이처컴바인드는 이를 대체하는 방식의 과금을 구상하고 있다. 여기에 각종 행사 호출과 관련된 구급차 및 인력 풀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수익화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구출이 솔루션이 사회에 도움이 되기 위해선 정부의 도움도 절실하다. 앱에 등록하는 구조사, 간호사를 검증하기 위해선 간호협회, 응급구조사협회와 제휴가 반드시 필요한데 보건복지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동방진 대표는 "구출이가 활성화된다면 민간 기업이 주도한 사설구급차와 시스템이 완비되는 것"이라며 "사설구급차의 관리가 투명해지고, 각종 재난상황에 구급차에 대한 동원령을 내리는 데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10월 비극이 벌어진 현장에선 119 구급차 말고도 적지 않은 사설구급차 대원들이 이송 업무에 뛰어들었다. 재난 앞에서 구조사들은 기꺼이 생업을 잠시 미뤄뒀다. 그럼에도 현장에선 혼선이 적지 않았다. 사건 이후 재난상황에서 구급차를 한 번에 관리하는 컨트롤타워를 만들자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만일 구출이 솔루션이 EMS업계에 널리 퍼져있었다면 최소 구급인원을 제외하고 구급차를 한 곳으로 보낼 수 있었고, 구급차들의 동선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도 있었다는 게 동방진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구출이 솔루션을 통해 환자 모두가 안전하고 평등하게 이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화성=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동방진 네이처컴바인드 대표는 1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구출이는 네이처컴바인드가 출시한 사설구급차의 웹 기반 호출 서비스"라며 이렇게 말했다.
사설구급차 호출 시스템의 전산화로 구급차 소비자인 병원과 환자, EMS(응급환자이송업체)에 대한 관리 감독권한 의무를 가진 지자체는 물론 장기적으로 EMS업체 및 종사자까지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 달려간 사설구급차
2022년 10월29일 이태원 참사 당시 서울과 수도권에서 100여대의 119 구급차가 동원됐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현장으로 달려간 사설구급차도 적지 않았다.일반인은 사설구급차보단 119구급차에 익숙하다. 전국 구급차의 70%인 약 2500대에 해당한다. 나머지 30%만이 민간 EMS업체에서 운영하는 사설구급차다. 전국적으로 약 1100대 규모다.
이들은 평소엔 119구급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응급한 환자의 수송을 맡으면서 119구급차 위주의 응급시스템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이미 입원한 환자를 상급 병원으로 옮기거나 퇴원 환자의 자택 이송을 맡는다. 때로는 의료진과 장비를 응급 수송하고, 체육 등 실외 행사에서 비상상황을 대비하는 '대기 업무'도 한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요즘엔 요양병원에서 다른 요양병원으로 옮기는 수요가 많다"는 게 한 종사자의 설명이다.
응급의료법상 사설구급차는 지자체의 허가를 받은 EMS 법인만 운행 가능한데 영세한 업체가 많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3년 1월말 기준 등록된 EMS업체 수는 141개다. 응급의료법상 EMS 법인은 자본금(2억원)과 특수구급차 5대 이상 보유요건, 구조사 8명 및 기사 8명 등록 등의 조건을 갖춰야 영업할 수 있다. 그런데 이를 갖추지 못한 업체가 절반은 넘는다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이 때문에 각종 불법이 만연한게 사설구급차 업계의 현실이다. △환자 대신 연예인 등 고가 요금을 낼 고객을 위해 사이렌을 켜고 이송하는 '불법이송' △허가를 받은 지자체를 벗어난 영업 △법에서 정한 이상의 요금을 요구하는 바가지 △의무적으로 탑승해야하는 구조사 미탑승 운행 △이송을 기록하지 않고 현금을 내도록 하는 미등록 운행 등이 벌어지곤 한다.
그렇다고 사설구급차 업체나 종사자가 불법을 통해 폭리를 취하는 것도 아니다. 업체는 만성 적자를 보고 구급대원과 기사들은 고강도 노동에 저임금을 호소한다. 응급 상황에 대기하는 건 119 구급차에 버금가고, 매일 쉴새 없이 움직이지만 '가짜'라는 손가락질을 받는다. 사설구급차를 통해 연간 50만건 이상의 이송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되지만, 실제 등록된 이송 건수는 2021년 기준 19만 건에 불과할 정도다.
사설구급차 업계의 시장 규모는 연간 2000억원, 종사자 수도 2000여명 규모로 추산된다. 만연한 불법이송 문제는 기본료 7만5000원에 묶여있는 요금체계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의 한 종사자는 "정부도 이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만, 업계가 관심 밖에서 멀어져 있기에 수년간 방치돼왔다"고 말했다.
IT솔루션 통해 해결책 제시하는 구출이
동방진 네이처컴바인드 대표는 경희대에서 유전공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엔 SK C&C에서 사업개발 및 기획담당자로 일했다. 응급의학과 의사인 친구(손용수 전문의)와 대화 중에 사설구급차 업계에 대한 문제를 알게됐고, '각자의 전문성을 살리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 창업을 결심했다. 이후 네이처컴바인드 설립(2021년 4월)과 구출이 솔루션 출시(2022년 12월)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손 전문의는 네이처컴바인드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이렇게 탄생한 '구출이'는 병원에서 구급차를 호출하면 모바일기기를 활용해 구급차와 구조사를 매칭시켜 보내주는 시스템이다. 일종의 모바일 기반 콜택시와 비슷한 기능을 하지만 택시대신 구급차를 부를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구급차를 부르는 환경은 한정돼있기에 일반 소비자용 앱은 없다. 대신 서비스 공급자인 구급차 기사나 구조사가 호출 수신을 위한 앱을 휴대폰에 보유하는 방식이다.
병원에서 인터넷을 통해 구급차를 부르면 가장 가까운 지역의 구급차 기사, 해당 차량을 이용할 구조사를 배정해준다. 기존에는 병원에선 EMS 업체를 섭외하고, EMS업체는 당장 대기 중인 구조사가 없다면 다시 이들을 섭외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구출이를 활용하면 이런 시간이 대폭 줄어든다.
전산으로 이송 기록을 저장한다는 점도 구출이의 주요 기능 중 하나다. EMS업체를 관리하는 지자체는 이송 기록이 정확한지, 실제 구조사가 탑승했는지 여부를 전산을 통해 일목 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다.
소비자도 혜택을 본다. 호출택시와 비슷한 방식으로 법정 요금이 투명하게 부과된다. 동방진 대표는 "시간과 거리에 비례한 요금을 추적하기 용이해지고, 합리적으로 요금 산정도 가능하다"며 "EMS업체에게는 지금의 법정요금을 인상해달라는 근거 조건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콜당 수수료 '안받겠다'
현재 네이처컴바인드는 구급차를 호출하는 솔루션을 병원 원무과에 공급하고, EMS에 구출이 앱을 홍보하는 방식으로 영업하고 있다. 그동안 접촉했던 대형병원 원무과에선 구출이 솔루션을 환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MS업계에선 현재로선 호평하는 곳과 꺼리는 곳이 공존한다. 전산을 통해 구급차 호출 과정이 관리되는 양성화를 꺼리는 면이 작지 않은 것이다. 동방진 대표는 "지금까지 경기도권역의 30여개 병원과 접촉했고, EMS업체 10여곳과 대화를 나눴다"며 "많은 수의 EMS 업체와 병원이 참여할 수록 호출의 정확성과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네이처컴바인드는 병원에서 자체 판단으로 사설구급차를 호출할 땐 '콜당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EMS업체들은 EMS업체들은 구글, 네이버 등에서 '구급차 호출' 등의 키워드 광고를 하며 작지 않은 마케팅 비용을 쓴다. 이는 환자 또는 보호자가 자체적으로 구급차를 부르는 경우에 활용된다. 네이처컴바인드는 이를 대체하는 방식의 과금을 구상하고 있다. 여기에 각종 행사 호출과 관련된 구급차 및 인력 풀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수익화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구출이 솔루션이 사회에 도움이 되기 위해선 정부의 도움도 절실하다. 앱에 등록하는 구조사, 간호사를 검증하기 위해선 간호협회, 응급구조사협회와 제휴가 반드시 필요한데 보건복지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동방진 대표는 "구출이가 활성화된다면 민간 기업이 주도한 사설구급차와 시스템이 완비되는 것"이라며 "사설구급차의 관리가 투명해지고, 각종 재난상황에 구급차에 대한 동원령을 내리는 데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10월 비극이 벌어진 현장에선 119 구급차 말고도 적지 않은 사설구급차 대원들이 이송 업무에 뛰어들었다. 재난 앞에서 구조사들은 기꺼이 생업을 잠시 미뤄뒀다. 그럼에도 현장에선 혼선이 적지 않았다. 사건 이후 재난상황에서 구급차를 한 번에 관리하는 컨트롤타워를 만들자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만일 구출이 솔루션이 EMS업계에 널리 퍼져있었다면 최소 구급인원을 제외하고 구급차를 한 곳으로 보낼 수 있었고, 구급차들의 동선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도 있었다는 게 동방진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구출이 솔루션을 통해 환자 모두가 안전하고 평등하게 이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화성=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