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철
전해철
오는 5월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이재명 대표 신임 투표가 될 전망이다. 잇따른 사법 리스크로 이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가운데 친이재명계와 비이재명계가 정면으로 맞붙게 됐기 때문이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차기 원내대표 선거의 주요 후보군으로는 친문(친문재인)계 전해철 의원, 친명계 조정식 사무총장, 친이낙연계 박광온 홍익표 의원 등이 거론된다. 김경협 한정애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다음 원내대표는 박홍근 원내대표의 임기가 끝나는 5월부터 내년 5월 29일까지 원내지도부를 이끌게 된다.

조정식
조정식
민주당 내부에서는 전 의원의 출마를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다. 3선 국회의원인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을 맡았고, 이 대표와는 2018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경기지사 후보직을 두고 격돌했다.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원내대표 출마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진 않았다”며 “다만 장관을 그만두고 6개월 동안 의원들을 만나며 이들의 걱정과 우려에 대해 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명계는 인물난에 빠졌다. 의원들이 원내대표로 선호하는 3선 이상의 중진급 의원이 드물기 때문이다. 이에 조 사무총장의 원내대표 선거 차출설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조 사무총장은 대선 경선 때부터 이 대표와 호흡을 맞추며 경선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다. 의원들과의 관계가 원활하고, 원내 주요 보직을 두루 맡아 역량도 검증됐다는 평가다.

정치권에서는 검찰이 다음달 이 대표를 기소하면 원내대표 선거전이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당헌·당규상 이 대표가 기소되면 사무총장은 당직 정지를 요청할 수 있다. 다만 검찰의 수사를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고 있는 현 지도부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작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과 당 지지층 내부에서 지도부 신임 논란이 일어 차기 원내대표 후보들이 적극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결국 총선은 중도층을 잡아야 승리할 수 있고, 선거에서 이겨 여의도로 돌아와야 하는 의원들은 누구보다 그걸 잘 알고 있다”며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명계 후보가 최종 결선투표에서 승리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