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실 칼럼] 모든 게 무기요, 안보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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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 개념 바꾸는 칵테일 전쟁
非군사적 전쟁행위 영역 급증
AI가 경제와 안보 판 흔들어
챗GPT, 규제보다 활용 필요
기업가정신, 벤처투자 생태계
전략적 안보자산으로 키워야
안현실 AI경제연구소장·논설위원
非군사적 전쟁행위 영역 급증
AI가 경제와 안보 판 흔들어
챗GPT, 규제보다 활용 필요
기업가정신, 벤처투자 생태계
전략적 안보자산으로 키워야
안현실 AI경제연구소장·논설위원
지금은 전시(戰時)나 다름없으니 ‘항구적 전시경제체제’를 준비해야 한다고 누가 주장하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세계화는 끝났다고 말하는 일본의 평론가 나가노 다케시는 이번 인플레가 역사적으로 볼 때 제5파라고 분석한다. 세계 정치경제 질서가 현저히 불안정하고, 에너지·식료·물·전략기술에 노동력까지 희소해지고 있어 전시경제체제로 가지 않으면 국가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진단도 주장도 과장됐다는 느낌을 떨치기 어렵다. 그럼에도 위기를 돌파하려면 과거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의 달 탐사 계획처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담대한 투자나 그 이상의 비상한 대응이 요구된다는 제안은 수긍이 가는 측면이 있다.
“안보가 경제”, “경제가 안보”란 표현이 일상이 돼버린 지금, 안보도 경제도 과거 관점에서 바라볼 수 없게 됐다. 이시카와 아키토 모모야마가쿠인대 교수가 쓴 <모든 게 무기가 된다>의 저서명 자체가 시대적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어디까지 무기가 아니고, 어디부터 무기가 되는지 불명확하다.” “개별적으로는 악(惡)이 아닌 물건과 기술, 지식을 응용하거나 조합하면 다 무기다.” “전쟁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고, 평화는 생각보다 모호하다.” 전쟁과 평화란 이분법으로 바라볼 수 없는 시대 상황에서 의미 있는 힌트들이다.
이 맥락에서 보면 모든 게 무기란 개념이 전혀 이상할 게 없다. 무역전·금융전·테러전·생태전·심리전·해커전·기술전·자원전 등 ‘비(非)군사적 전쟁행위’ 개념도, 모든 전쟁은 무력전과 비(非)무력전을 믹스한 ‘칵테일 전쟁’이란 주장도 마찬가지다. 당장 미·중 충돌이 그렇다.
미국이 말하는 ‘듀얼 유스(dual use)’는 군사이용도 민생이용도 가능하다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 군사적으로 이용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모든 기술의 총칭이다. 군사와 민생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무기 개념을 확장하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정보기술(IT)이다. 전쟁 승패는 IT에서 결판난다는 말이 이를 잘 설명해준다. 급증하는 무인기 공격은 IT가 전쟁 현장에 얼마나 깊이 침투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3D프린터는 병참 개념을 바꾸고 있다. IT를 모르는 병사는 무용지물이란 말도 들린다. 이 모든 핵심에 인공지능(AI)이 스며들고 있다. 경제와 안보의 판을 흔드는 AI 경쟁에서 미·중이 물러설 수 없는 이유다.
챗GPT가 화제다. 인간이 작성한 것인지, 챗GPT가 작성한 것인지의 식별 문제를 놓고 학회도 대학도 초중등 학교도 난리다. 미국에서 규제 얘기가 나오자 한국에서도 논쟁이 뜨겁다. 파괴적이란 이유로 규제 지침이 나오지만, 그런 방식이 먹혀들었다면 경제도 전쟁도 석기시대에 머물러 있어야 맞는다. 자사의 모든 제품에 챗GPT를 탑재하겠다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는 챗GPT가 인간의 생산성을 크게 높여줄 것이란 경제적 잠재력을 강조했다.
챗GPT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미칠 영향이 뭐냐는 질문을 받은 나델라의 대답이 걸작이다. “WSJ는 GPT를 활용해 더 위대한 기사를 작성할 수 있을 것이다.” 챗GPT 반대편에 서지 말고 어떻게 활용할지로 눈을 돌리란 얘기다. 그는 경제 측면을 강조했지만, 밖에서 보면 미국이 엄청난 안보자산을 동시에 쌓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MS와 구글의 초거대 AI 경쟁에 불이 붙었다.
MS가 챗GPT의 탄생을 가져온 오픈AI에 새로운 투자계획을 내놨다.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오픈AI 창립자 명단을 보면 테슬라와 스페이스엑스 CEO인 일론 머스크가 발견된다. 미국이 부러운 것은 벤처 투자가 일어나는 문화다. 오늘을 보고 미래를 만들었다는 스티브 잡스, 미래를 정해놓고 오늘을 만든다는 머스크는 이런 문화의 산물이다. 기술이 경제자산이자 안보자산이면 과학자, 기업가는 말할 것도 없고 선택과 실패의 자유를 보장하고 다양성에 투자하는 생태계 또한 경제자산이자 안보자산이다.
한국이 전체 판을 읽고 전략적 경쟁을 하겠다면 탈(脫)세계화란 잘못된 가정에 갇히거나 안보경제, 경제안보를 획일적·경직적으로 정의하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된다. 잘못하면 모든 게 무기요, 안보자산인 시대에 안보도 경제도 치명타를 입을지 모른다. 가장 중요한 경제자산이자 전략적 안보자산인 기업가 정신부터 살리고 볼 일이다.
“안보가 경제”, “경제가 안보”란 표현이 일상이 돼버린 지금, 안보도 경제도 과거 관점에서 바라볼 수 없게 됐다. 이시카와 아키토 모모야마가쿠인대 교수가 쓴 <모든 게 무기가 된다>의 저서명 자체가 시대적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어디까지 무기가 아니고, 어디부터 무기가 되는지 불명확하다.” “개별적으로는 악(惡)이 아닌 물건과 기술, 지식을 응용하거나 조합하면 다 무기다.” “전쟁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고, 평화는 생각보다 모호하다.” 전쟁과 평화란 이분법으로 바라볼 수 없는 시대 상황에서 의미 있는 힌트들이다.
이 맥락에서 보면 모든 게 무기란 개념이 전혀 이상할 게 없다. 무역전·금융전·테러전·생태전·심리전·해커전·기술전·자원전 등 ‘비(非)군사적 전쟁행위’ 개념도, 모든 전쟁은 무력전과 비(非)무력전을 믹스한 ‘칵테일 전쟁’이란 주장도 마찬가지다. 당장 미·중 충돌이 그렇다.
미국이 말하는 ‘듀얼 유스(dual use)’는 군사이용도 민생이용도 가능하다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 군사적으로 이용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모든 기술의 총칭이다. 군사와 민생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무기 개념을 확장하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정보기술(IT)이다. 전쟁 승패는 IT에서 결판난다는 말이 이를 잘 설명해준다. 급증하는 무인기 공격은 IT가 전쟁 현장에 얼마나 깊이 침투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3D프린터는 병참 개념을 바꾸고 있다. IT를 모르는 병사는 무용지물이란 말도 들린다. 이 모든 핵심에 인공지능(AI)이 스며들고 있다. 경제와 안보의 판을 흔드는 AI 경쟁에서 미·중이 물러설 수 없는 이유다.
챗GPT가 화제다. 인간이 작성한 것인지, 챗GPT가 작성한 것인지의 식별 문제를 놓고 학회도 대학도 초중등 학교도 난리다. 미국에서 규제 얘기가 나오자 한국에서도 논쟁이 뜨겁다. 파괴적이란 이유로 규제 지침이 나오지만, 그런 방식이 먹혀들었다면 경제도 전쟁도 석기시대에 머물러 있어야 맞는다. 자사의 모든 제품에 챗GPT를 탑재하겠다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는 챗GPT가 인간의 생산성을 크게 높여줄 것이란 경제적 잠재력을 강조했다.
챗GPT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미칠 영향이 뭐냐는 질문을 받은 나델라의 대답이 걸작이다. “WSJ는 GPT를 활용해 더 위대한 기사를 작성할 수 있을 것이다.” 챗GPT 반대편에 서지 말고 어떻게 활용할지로 눈을 돌리란 얘기다. 그는 경제 측면을 강조했지만, 밖에서 보면 미국이 엄청난 안보자산을 동시에 쌓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MS와 구글의 초거대 AI 경쟁에 불이 붙었다.
MS가 챗GPT의 탄생을 가져온 오픈AI에 새로운 투자계획을 내놨다.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오픈AI 창립자 명단을 보면 테슬라와 스페이스엑스 CEO인 일론 머스크가 발견된다. 미국이 부러운 것은 벤처 투자가 일어나는 문화다. 오늘을 보고 미래를 만들었다는 스티브 잡스, 미래를 정해놓고 오늘을 만든다는 머스크는 이런 문화의 산물이다. 기술이 경제자산이자 안보자산이면 과학자, 기업가는 말할 것도 없고 선택과 실패의 자유를 보장하고 다양성에 투자하는 생태계 또한 경제자산이자 안보자산이다.
한국이 전체 판을 읽고 전략적 경쟁을 하겠다면 탈(脫)세계화란 잘못된 가정에 갇히거나 안보경제, 경제안보를 획일적·경직적으로 정의하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된다. 잘못하면 모든 게 무기요, 안보자산인 시대에 안보도 경제도 치명타를 입을지 모른다. 가장 중요한 경제자산이자 전략적 안보자산인 기업가 정신부터 살리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