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 직격타' 中YMTC, 웨이퍼 공장 건설 연기할 수도
중국 '반도체 굴기'의 핵심 기업 중 하나인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가 미국의 제재로 웨이퍼 공장 건설 계획을 연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우한의 본사를 둔 YMTC가 낸드 플래시 메모리칩 시장 개혁을 위한 중국의 희망이었으나 미국의 제재 이후 공급망 문제로 두 번째 웨이퍼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계획을 연기할 수 있다고 26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웨이퍼는 반도체 제작의 핵심 원재료다.

웨이퍼 공장을 운영하려면 첨단 반도체 장비가 필요한데 미국이 지난해 10월 중국 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수출 통제 조치를 실시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어 지난달에는 YMTC 등 중국 기업 36개를 콕 집어 수출통제 명단(entity list)에 올리며 제재를 강화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조치가 당장 YMTC의 생존에 영향을 주진 않겠지만 기술 고도화와 생산 능력 확대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YMTC는 3D 낸드 플래시 부분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으나 미국 램 리서치 등의 식각장비 장비가 없다면 생산 자체가 어렵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애플이 당초 YMTC의 낸드플래시를 중국 시장용 제품에 탑재하려 했던 계획을 철회했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

니콜라스 고두와 UBS 아시아태평양 기술 연구 책임자는 "중국의 메모리 산업이 앞으로 계속 기능을 유지하긴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이) 분명히 중국의 첨단 기술을 위한 새로운 생산 능력을 제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웨이샤오쥔 칭화대 교수는 "미국이 중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 개발을 억제하기 위해 절대적인 기술 우위를 가진 (설계 자동화) 도구와 첨단 칩 제조 장비를 무기화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YMTC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 새로운 기술 개발보다는 기존 생산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YMTC는 기술적 정체로 인해 가격 경쟁력을 점차 잃게 될 것이며 시장 점유율 잠식도 계속될 것"이라며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2D 낸드 플래시 제조로 돌아가는 등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