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순 여성가족부 차관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양성 평등정책 기본계획 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기순 여성가족부 차관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양성 평등정책 기본계획 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여성가족부가 채용부터 퇴직까지 성별 비율을 확인할 수 있는 제도를 추진한다. 대기업 이사회 구성원의 성별이 한쪽으로 쏠렸는지도 점검한다.

여가부는 이 같은 내용의 제3차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2023~2027년)을 심의·의결했다고 26일 밝혔다.

기본계획은 △공정하고 양성 평등한 노동환경 조성 △모두를 위한 돌봄 안전망 구축 △폭력 피해 지원 및 성인지적 건강권 보장 △남녀가 상생하는 양성평등 문화 확산 △양성평등정책 기반 강화 등 다섯 가지 대과제 아래 중과제 14개와 43개의 소과제로 구성됐다. 여가부는 “지난 2021년 실시된 양성평등 실태조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정책 수요에 맞춰 기본계획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여가부가 발표한 기본계획을 두고 '민간 영역'에 방점이 찍혀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가부는 먼저 일반 시민이 각 기업의 채용·근로·퇴직 등 고용단계별 성비 현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성별근로공시제’를 고용노동부와 함께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여가부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성별 격차를 개선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상장기업의 이사회 구성이 한쪽 성(性)별로 편중됐는지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인 주권 상장기업의 경우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으로 구성해선 안 된다. 여가부는 상장법인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근로자 성별 임금 격차를 매해 조사해 발표할 예정이다.

여가부는 성과 관련된 여러 정책도 발표했다. 우선 소아성기호증 범죄자를 대상으로 사후 치료감호를 할 수 있는 특례규정을 신설할 계획이다. 또한 전자장치 피부착자의 경우 배달라이더, 대리기사 등 특정 업종에 근무하지 못하도록 한다.

이 밖에 여가부는 초등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하고자 양육자 지원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이번 기본계획이 향후 5년간 양성 평등정책의 구심점이 돼줄 것”이라며 “국민들이 정책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전 부처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