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부진한 실적을 보인 삼성전기LG이노텍을 두고 증권사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기의 목표주가는 잇달아 상향됐지만 LG이노텍은 줄줄이 하향됐다. 전문가들은 “실적이 바닥을 치고 곧 반등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다올투자증권, 현대차증권, BNK투자증권 등 6개 증권사는 이날 삼성전기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했다. 신한투자증권은 기존 대비 1만5000원 올린 17만5000원을, 미래에셋증권은 기존 대비 2만원 올린 19만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반면 같은 날 LG이노텍의 주가는 줄하향됐다. NH투자증권은 기존 대비 10만원 내린 50만원을, 키움증권은 3만원 내린 40만원을 제시했다. 이외에도 SK증권, 메리츠증권, 대신증권, 하나증권, 교보증권 등이 LG이노텍의 목표주가를 내렸다.
LG이노텍
LG이노텍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전날 나란히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스마트폰 수요 부진으로 부품 수요가 줄면서 두 회사 모두 증권사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미치지 못한 실적을 거뒀다. 삼성전기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8.0% 줄어든 1012억원, LG이노텍의 영업이익은 60.4% 줄어든 1700억원에 그쳤다.

두 회사의 주가 전망이 엇갈린 데는 중국발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영향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삼성전기의 경우 중국 내 스마트폰 수요가 늘면서 주력 상품인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수요가 올 1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스마트폰 외 전장용 MLCC 매출이 성장세를 보이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기의 전장용 MLCC 매출이 올해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형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화권 고객사 수요가 지난해 크게 부진했는데 올해는 완만한 회복세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차유미 미래에셋증권은 연구원은 “전기차 산업이 성장하면서 관련 MLCC 출하량도 올 1분기부터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반면 LG이노텍은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실적 부진에 덩달아 주가가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UBS는 지난달 아이폰14의 올해 판매량 전망치를 기존 대비 700만대 낮춘 2억3200만 대로 제시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고객사 수요 부진에 대한 우려와 작년 11월 중국 공장의 생산 차질로 인한 실적 부진 때문에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상반기에 개선되기는 어렵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