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유전펀드로 통한 한국패러랠펀드의 환매 시점을 2년 연장하는 방안이 불발됐다. 펀드 만기를 연장하려는 임시 주주총회 안건이 부결되면서다. 올해 3월 만기(19년)가 예정된 이 펀드는 원유 가격 예측 및 유전 매장량 분석 실패로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본지 1월 26일자 A1, 2면 참조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 펀드를 운용하는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은 이날 ‘한국투자패러랠유전해외자원개발특별자산투자회사1호’의 만기를 2년 연장하기 위해 임시 주주총회를 열었다. 하지만 주총 안건 결의를 위한 요건(전체 지분의 25% 찬성)을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한투리얼에셋 측은 2주 뒤 다시 주총을 열어 만기 연장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한투리얼에셋운용은 보유 중인 미국 텍사스 유전 지분을 매각해 대금을 마련하고, 무역보험공사 보험금을 청구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만기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다수 개인투자자는 “시간을 끈다고 더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며 “2년간 추가로 내야 할 운용 수수료 등으로 오히려 원금 손실 규모만 더 커진다”고 반발하고 있다.

한투리얼에셋 측은 기관투자가들이 만기 연장에 동의하고 있는 만큼 안건의 최종 부결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2주 후 안건이 또 부결되면 운용사 측은 투자자들에게 남은 펀드 투자금을 즉시 환매해줘야 한다. 하지만 당장 환매가 이뤄지긴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돌려줄 돈이 없어서다. 안건이 부결된 뒤에도 환매가 이뤄지지 않으면 개인투자자와 운용사 간 갈등은 더 심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