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식스 본색' 기대하세요…올해 목표는 세계 톱10 진입"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2023년을 빛낼 골퍼들
(4) "웅크렸던 시간은 끝" 이정은6
'이정은'으로 등록한 6번째 선수
화끈한 플레이…팬들이 '핫' 더해
2019년까지 US오픈 우승 등 훨훨
(4) "웅크렸던 시간은 끝" 이정은6
'이정은'으로 등록한 6번째 선수
화끈한 플레이…팬들이 '핫' 더해
2019년까지 US오픈 우승 등 훨훨
이정은(27)의 애칭은 ‘핫식스(hot 6)’다. 식스가 붙은 건 그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에 여섯 번째로 이름을 올린 이정은’이어서다. 실제 그의 등록명은 ‘이정은6’다. 팬들은 이정은이 화끈한 경기를 펼친다며 여기에 ‘핫’을 더했다. 그즈음 인기를 끌기 시작한 에너지 음료 ‘핫식스’와 상승작용을 하며 그의 애칭으로 굳어졌다.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이정은은 “지난 2년간 이정은6는 ‘핫식스’가 아니었다”며 “‘핫’한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곤 올해부터 달라질 거라고 자신했다. 이정은은 “지난 2년은 더 크게 도약하기 위해 잠시 웅크린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자신했다.
그는 올해 달라질 것으로 확신하는 이유로 스윙의 문제점을 잡아낸 걸 꼽았다. 작년 하반기 캐나다에 있는 한국 교포 스윙 코치로부터 ‘한 수’ 배웠다고 했다. 이정은은 2019년 미국에 진출한 뒤 코치의 도움 없이 혼자 훈련했다. 영어에 자신이 없다 보니 미국인 코치를 만나는 게 두려워서였다. 그게 독이 됐다. 그때그때 흐트러진 스윙을 바로잡아줄 코치가 없다 보니 잘못된 스윙이 굳어진 것이다.
그전까지 이정은은 그야말로 ‘핫식스’였다. 2016년 KLPGA투어 신인왕과 2017~2018년 2년 연속 6승씩을 거두고 한국 무대를 평정한 뒤 2019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퀄리파잉(Q) 시리즈 수석으로 미국에 진출했다. 그러곤 그해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우승하며 신인왕까지 따냈다.
이정은이 흔들린 건 2020년부터였다. 그는 “경기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연습량이 줄고 긴장도 풀렸던 것 같다”며 “스윙이 조금씩 흐트러지는 것을 일찍 잡아채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날카롭던 아이언샷이 무뎌진 것이 가장 뼈아팠다. 그는 “스윙이 간결해야 하는데 백스윙에서부터 다운스윙까지 너무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생각이 많아지니 스윙이 더 꼬였고, 스윙이 안 되니 코스 공략까지 고민할 여유가 없었다.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부진의 늪은 깊어졌다. 2019년 7위로 마감했던 세계랭킹은 지난해 말 38위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하반기 스윙의 문제점을 찾고 교정에 들어간 뒤 성적도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작년 11월 한국에서 열린 SK네트웍스·서경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공동 6위를 기록한 데 이어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투어 챔피언십을 공동 4위로 끝냈다.
이정은은 지난 2년간 이어진 부진에 대해 “값진 성장통이었다”고 자평했다. 그는 “인생이란 게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는 걸 배웠고, 그 시간을 견디고 이겨내는 법도 공부했다. 이것도 성과라면 성과”라며 웃었다. 그는 “그럼에도 지난 2년이 ‘모든 걸 잃어버린 2년’은 아니었다”며 “KLPGA투어에서 활동할 때 서너 종류의 샷만 사용했지만 지금은 연습을 통해 쇼트 게임이나 트러블 상황에서 더 다양한 샷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제 이정은의 눈은 내년 파리올림픽을 향하고 있다.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경기하는 건 그의 오랜 꿈이었다고 했다.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려면 연말께 세계랭킹이 10위 안에 들어야 한다.
“올해 목표는 2승 이상 거두는 겁니다. 그래야 세계랭킹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거든요. 그동안 해오던 대로 ‘핫식스’답게 플레이하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이정은은 “지난 2년간 이정은6는 ‘핫식스’가 아니었다”며 “‘핫’한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곤 올해부터 달라질 거라고 자신했다. 이정은은 “지난 2년은 더 크게 도약하기 위해 잠시 웅크린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자신했다.
그는 올해 달라질 것으로 확신하는 이유로 스윙의 문제점을 잡아낸 걸 꼽았다. 작년 하반기 캐나다에 있는 한국 교포 스윙 코치로부터 ‘한 수’ 배웠다고 했다. 이정은은 2019년 미국에 진출한 뒤 코치의 도움 없이 혼자 훈련했다. 영어에 자신이 없다 보니 미국인 코치를 만나는 게 두려워서였다. 그게 독이 됐다. 그때그때 흐트러진 스윙을 바로잡아줄 코치가 없다 보니 잘못된 스윙이 굳어진 것이다.
그전까지 이정은은 그야말로 ‘핫식스’였다. 2016년 KLPGA투어 신인왕과 2017~2018년 2년 연속 6승씩을 거두고 한국 무대를 평정한 뒤 2019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퀄리파잉(Q) 시리즈 수석으로 미국에 진출했다. 그러곤 그해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우승하며 신인왕까지 따냈다.
이정은이 흔들린 건 2020년부터였다. 그는 “경기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연습량이 줄고 긴장도 풀렸던 것 같다”며 “스윙이 조금씩 흐트러지는 것을 일찍 잡아채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날카롭던 아이언샷이 무뎌진 것이 가장 뼈아팠다. 그는 “스윙이 간결해야 하는데 백스윙에서부터 다운스윙까지 너무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생각이 많아지니 스윙이 더 꼬였고, 스윙이 안 되니 코스 공략까지 고민할 여유가 없었다.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부진의 늪은 깊어졌다. 2019년 7위로 마감했던 세계랭킹은 지난해 말 38위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하반기 스윙의 문제점을 찾고 교정에 들어간 뒤 성적도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작년 11월 한국에서 열린 SK네트웍스·서경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공동 6위를 기록한 데 이어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투어 챔피언십을 공동 4위로 끝냈다.
이정은은 지난 2년간 이어진 부진에 대해 “값진 성장통이었다”고 자평했다. 그는 “인생이란 게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는 걸 배웠고, 그 시간을 견디고 이겨내는 법도 공부했다. 이것도 성과라면 성과”라며 웃었다. 그는 “그럼에도 지난 2년이 ‘모든 걸 잃어버린 2년’은 아니었다”며 “KLPGA투어에서 활동할 때 서너 종류의 샷만 사용했지만 지금은 연습을 통해 쇼트 게임이나 트러블 상황에서 더 다양한 샷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제 이정은의 눈은 내년 파리올림픽을 향하고 있다.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경기하는 건 그의 오랜 꿈이었다고 했다.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려면 연말께 세계랭킹이 10위 안에 들어야 한다.
“올해 목표는 2승 이상 거두는 겁니다. 그래야 세계랭킹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거든요. 그동안 해오던 대로 ‘핫식스’답게 플레이하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