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피해자들과 만났다. 과거 검찰에 기소됐지만 최종적으로 무죄를 판결받은 피해자들을 만나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이른바 ‘정치 탄압’으로 연출하려 했다는 해석이다. 이 대표는 또 1박2일 일정으로 전북을 찾아 여론전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국가범죄의 소멸시효 배제를 촉구하는 ‘국가폭력피해자 간담회’를 주재했다. 이 대표는 간담회 첫머리 발언에서 “민주공화국에서 국민이 위임한 권한으로 국민의 인권을 침해하는 국가폭력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국가폭력에 대한 면죄부를 그만둘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 씨와 구미 유학생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 황대권 씨, 선감학원 피해자 김영배 씨가 참석했다. 이들은 모두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재판받았으나 대법원 등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 대표는 과거에도 검찰의 사건 조작 및 억지 수사 사례로 유씨 등의 사건을 부각시킨 바 있다. 지난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하며 “(자신을 향한 수사는) 사법 리스크가 아니라 검찰의 쿠데타”라며 “조봉암 사법 살인, 유우성 간첩 조작 등 검찰에 의한 셀 수 없이 많은 사건 조작이 있었다”고 말했다.

간담회 이후 이 대표는 전북 정읍으로 자리를 옮겨 자신의 억울함을 강조했다. 그는 정읍역에서 자신을 환영하러 온 지지자들을 만나 “정치 인생 동안 수없이 공격당하고 음해당했지만, 사필귀정을 믿는다”며 “여러분이 절 잘 지켜주신다면 저도 열심히 여러분을 지키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정읍에서 축산 농민들과 간담회를 한 뒤 전주로 이동해 지지자들을 만났다.

이 대표는 28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할 예정이다. 그 전날까지 대규모 지지 인파가 모이는 호남에서 자신이 검찰의 무리한 수사로 피해를 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27일 전북 익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뒤 군산으로 이동해 공설시장을 방문할 계획이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