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월 2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을 방문, 최근 주요 경제현안과 관련 출입기자간담회에서 기자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야당(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하고 있는 횡재세와 추가경정예산안(추경) 도입과 관련해 "동의하지 않고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 부총리는 이날 기획재정부 기자실을 방문해 "기업이 특정 시기에 이익이 난다고 해서 횡재세 형태로 접근해 세금을 물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유럽 등 일부 정유사에 대해 횡재세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그들이 유전을 개발하고 그 유전을 통해서 채유하고 정제해서 수익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원유 수입 후 정제해서 판매하는 구조라 그들 국가와 기본적으로 이익 구조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수익이 나면 법인세를 통해 세금을 납부하는 게 건강한 형태"라고 강조했다.

횡재세란 시장 변화로 예상치 못하게 막대한 이익을 얻은 기업에 추가로 부과하는 세금을 말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최근 정유사 등 에너지기업의 이익이 늘어난 만큼 횡재세를 걷어 서민들에게 에너지 고물가 지원금을 지급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난방비 폭탄 민주당 지방정부·의회 긴급 대책회의'에서도 "에너지 관련 기업이 과도한 불로소득 또는 과도한 영업이익을 취한 것에 대해 전 세계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것처럼 횡재세 개념의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의 추경 편성 제안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추 부총리는 "640조원 규모의 올해 예산을 통과시킨 게 엊그제고, 이제 막 (예산) 집행을 시작하고 있는데 추경을 하는 건 재정 운용의 'ABC'에도 맞지 않는 것"이라며 "추경은 본예산을 제대로 집행하고 정발 부족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때 판단해도 판단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추경을 하면 올해 그만큼 빚을 더 내야 하는데 빚을 더 내서 돈을 더 쓴다는 건 물가를 더 오르게 하는 것"이라며 "추경 편성으로 대규모 적자 국채를 발행하면 금리가 오르고 취약계층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최근 난방비가 급등이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올해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연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5%로 전망했는데, 이는 전기·가스 요금 인상분을 전제로 한 것으로 이미 고려된 부분"이라며 "올해 전체로 보면 3% 중반대 물가를 전망했는데 현재로서는 그 수치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1분기는 (전년 같은 달 대비 물가 상승률이) 5% 안팎 수준으로 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2분기에는 추가적인 돌발 변수가 없다면 4%대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하반기는 3%대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 부총리는 또 최근 인터뷰를 통해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에 대해 우회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언급한 데 대해 "금리는 금융통화위원회가 독자적으로 결정하는 문제"라며 "경제 상황에 대해 저의 견해를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은법에는 물가안정을 목표로 하고 있고, 금융안정에도 유의해야 하며, 물가 안정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정부 경제정책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조항까지 다 있다"며 "금통위에서 경기, 물가안정, 고용, 내외 금리차,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 등 종합적으로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추 부총리는 추가적인 가스요금 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적정 시점에 적정 수준의 가스요금 조정 문제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제시장에서 우리가 수입하는 천연가스 가격은 굉장히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 있고 공기업의 적자도 누적돼 있다"면서 "이런 부분과 국민의 부담을 봐가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취약계층 117만6천 가구에 대한 에너지바우처 지원금액을 15만2천원에서 30만4천원으로 두 배로 인상하기로 했다.

여기에 소요되는 예산은 1,800억원으로 1천억원은 예비비, 800억원은 기정예산 이·전용으로 조달할 예정으로, 다음주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바로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전민정기자 jm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