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시민단체 활동가·배우 명계남 벌금형
'대선 후보 반대' 집회 발언은 유죄, 현수막 게시는 무죄
집회에서 특정 대통령 선거 후보를 반대한 공개 발언은 유죄지만, 현수막·인쇄물 게시는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제20회 대통령 선거를 앞둔 지난해 3월 5일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촛불행동 집회에서 일부 연설자가 윤석열 후보를 반대하고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한 연설자가 마이크에 대고 "검찰왕국 꿈꾸는 이 자만은 청와대에 앉힐 수 없다.

이 자가 되면 독재 된다"며 "이재명"을 외치자 광주전남대학생진보연합 활동가 A(28)씨 등도 따라 외쳤다.

배우 명계남(71)씨 역시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공개 발언을 했다.

앞서 같은해 2월 19일 광주시청 앞에서 열린 촛불행동 집회에서도 윤 후보를 반대하는 공개 발언이 잇따랐고 '검찰왕국 무당실세 안돼'는 등의 소형 현수막이 다수 게시됐다.

검찰은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명계남씨와 A씨 등 집회 참가자 5명을 기소했다.

법원은 A씨 등이 확성장치를 이용해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발언을 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지만, 현수막 게시는 무죄로 판단했다.

A씨 등이 윤 후보의 광주 방문에 항의하면서 '5·18 학살 주범 전두환 미화 윤두환은 물러가라'는 현수막을 게시하고 또 다른 집회에서 '상습 허위 경력자, 이런 영부인 괜찮습니까?'라는 어깨띠를 두른 혐의 등도 무죄로 봤다.

지난해 헌법재판소가 선거일 180일 전부터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현수막, 광고물 설치·게시'를 금지하는 공직선거법 90조 1항 등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확성장치를 이용한 발언에 대해 재판부는 "공직선거법에서 정한 방법 외의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경찰의 퇴거 요청에 불응하는 등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또 A씨는 2021년 5월 17일 국민의힘 광주시당 사무실에 들어가 "5·18 역사왜곡정당 국민의힘 해체하라"고 외치고, 5월 30일 정당대회에 참석하려는 국민의힘 인사들이 탄 버스를 가로막은 혐의(업무방해 등) 등도 함께 처벌받았다.

광주지법 형사12부(김혜선 부장판사)는 26일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관계자 3명은 각각 벌금 80만∼150만원, 배우 명계남씨는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다만 초범인 점, 업무 방해 정도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