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송혜교.(사진=넷플릭스 제공)
'더 글로리' 송혜교.(사진=넷플릭스 제공)
글로벌 콘텐츠 투자 싸이클이 3년차에 접어들었다. 2021년에는 단순히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방영되는 드라마 제작사 주가가 반응했고 작년에는 예상 외로 흥행한 작품의 제작사에 투자해야 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도 이어지는 K드라마의 성장이 기대되는 가운데 앞선 2개년의 학습 효과로 작품 흥행, 글로벌 순위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메이저 콘텐츠 제작사의 안정적인 투자 관점에서 스튜디오드래곤을 주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초록뱀미디어는 전 거래일 대비 280원(2.49%) 오른 1만15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콘텐트리중앙 또한 전 거래일보다 100원(0.34%) 오른 2만96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올해 들어서만 이들 주가는 각각 13.6%, 4.8% 올랐다.

최근 중국 OTT 플랫폼에서 한국 드라마 방영이 이어지면서 한한령이 완전 해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국내 드라마 제작사들의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도 콘텐츠 업종의 글로벌향 성과가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동안 글로벌 미디어 관련 업체 주가는 2021년 말부터 글로벌 증시 하락과 더불어 코로나 수혜 종료라는 우려로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으나, 작년 하반기부터 우상향 추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들의 콘텐츠 투자 규모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되지만 한국 투자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한국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이 전년 대비 10편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향 투자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세계적으로 높아지는 제작비 속 한국 드라마가 최고의 가성비를 보이고 있어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미국 작품이 회당 70억~300억원 수준인데 반해 한국은 텐트폴 작품이 회당 30억원 수준이다.

대신 주요 아시아지역은 톱(Top) 10 중 70% 이상이 한국 작품이며 지난해 글로벌 Top 100 기준으로 약 16%가 한국 콘텐츠인 점을 고려 시 한국 투자를 축소할 이유는 없다는 해석이다. 중국에서의 한국 드라마 구작 방영도 아직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중국 경기부양의 일환으로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동남아 시장에서의 경쟁으로 동남아 OTT들이 넷플릭스보다 더 비싼 가격에 동시방영 판권을 구매해 가는 현상도 국내 제작사 입장에서는 올해 더 기대감을 높이는 포인트다.
사진= 스튜디오드래곤
사진= 스튜디오드래곤
증권가에서는 콘텐츠 업종 내 최선호주로 스튜디오드래곤을 제시했다. 작년 하반기는 플랫폼 확장과 오리지널 증가로 아쉬운 마진을 기록했으나 올해 스토리는 견조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도적, 경성크리쳐, 구미호뎐1938 등 다수의 텐트폴 작품을 통한 외형 성장과 아일랜드2, 스위트홈2, 형사록2, 아스달연대기2 등 시즌제 작품 라인업 확대로 기존 작품 대비 마진율 개선 또한 기대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32편에 이어 올해도 34~36편의 콘텐츠 제작이 예상된다. 대부분 글로벌 OTT 오리지널 작품의 마진율은 15~20% 선에서 어느 정도 정해져있기 때문에 오리지널 작품이 많았던 작년 하반기 실적 성장이 제한적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는 제작비 규모를 기존 텐트폴 평균 15억~20억원에서 25억~30억원 수준으로 상향하며 전반적인 구조를 개선, 추가적인 외형 성장과 이익 성장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 연구원은 "스튜디오드래곤은 제작사 중 유일하게 안정적인 실적을 시현하고 있으며 다양해진 방영 플랫폼이 유의미하다"며 "향후 텐트폴 및 해외 현지 제작을 통한 외형 성장 등의 기대 포인트가 유효하고 중국 시장 오픈 시 수혜도 가장 클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