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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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주가가 상승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딛고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에 외국인과 기관이 연일 매수에 나서고 있어서다. 그럼에도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8일 800원(0.87%) 내린 9만1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소폭 하락했지만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22% 뛰어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11.02%)을 두 배가량을 웃돌았다. 주가는 지난 25일 약 두 달 만에 9만원대를 회복하면서 10만원을 눈앞에 눈 상태다. 55조원에 그쳤던 시가총액도 67조원으로 불었다.

외국인과 기관의 '사자'세가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SK하이닉스는 외국인 투자자가 올해들어 6210억원 순매수하며 외국인 순매수 종목 2위에 올랐다. 1위는 삼성전자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는 1220억원을 사들였다. 기관 투자자가 삼성전자를 1104억원 순매도 한 것과 대조적이다.

'십만닉스'가 임박한 배경으로 '업황 개선 기대감'이 꼽힌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완화하면서 거시 경제 지표가 개선될 것이란 심리가 주가에 영향을 줬다"며 "여전히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하락하고 있어 전기·전자 업종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은 크게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대에 못미치는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가 투자 축소 행렬에 동참할 것이란 전망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공급을 조절하게 되면 수요 회복과 관계 없이 업황이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깔린 것"이라고 봤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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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연일 오르고 있지만 증권업계는 SK하이닉스에 대한 눈높이를 내리고 있다. 올해 들어 메리츠증권(13만4000원→11만9000원), 하나증권(12만8000원→11만5000원), 하이투자증권(12만5000원→11만5000원), 미래에셋증권(13만3000원→12만원) 등 4곳이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최근 3개월간 집계된 증권가 목표주가 평균치도 기존 12만43원에서 11만2913원으로 5.94% 하락했다.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의 실적과 주당순자산가치(BPS) 하락을 우려한다. BPS는 기업이 활동을 중단한 뒤 그 자산을 모든 주주에게 나눠줄 경우 1주당 얼마씩 배분되는가를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BPS가 높을수록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높아 투자가치가 있는 기업이라 할 수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올해 SK하이닉스가 31조457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1개월 전보다 3000억원가량 낮아진 수치다. 영업손실 추정치도 한 달 만에 2조438억원에서 4조4407억원으로 두배 이상 커졌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디램과 낸드의 평균 판매가격(ASP)이 하락해 SK하이닉스는 6조50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며 "지난 1년간 일본 엔화의 가치가 10% 이상 하락해 키옥시아 지분에 대한 평가가 1조원가량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 최대 주주인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에 속해 있다.

김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이자발생부채 규모를 25조원으로 추정하며 "연 이자율이 현행 2%대에서 4%로 인상될 경우 연간 약 1조원의 영업 외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증권가의 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업설명회(IR)로 향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오는 31일과 다음달 1일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위 연구원은 "SK하이닉스보다 오히려 삼성전자의 발표 내용이 주가에 더 중요하다"며 "삼성전자가 '감산은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면 주가에 부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