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한 사람이 승자"…미달 났던 공모주의 대반전 [박병준의 기승쩐주(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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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공모주로 주목받은 반도체 특수가스 제조사 티이엠씨의 일반청약 경쟁률입니다. 총 45만주를 모집했지만, 주문은 36만6230주 들어오는 데 그쳤습니다. 숫자에서 알 수 있다시피 청약 미달사태가 벌어진 겁니다. 앞서 진행됐던 기관 수요예측에서도 33대 1이라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미달까지 갈 줄은 몰랐다"는 반응입니다.
약 3년 만의 공모주 미달 사태라 충격은 더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일반청약 경쟁률이 3763대 1까지 치솟았는데요. 1년 사이 공모주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위축됐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티이엠씨는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한 뒤 공모가를 희망 범위(3만2000∼3만8000원) 최하단보다 낮은 2만8000원으로 내렸습니다. 일반청약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었는데요. 공모 주식 수도 기존 220만주에서 180만주로 줄이며 '시장 친화'에 힘썼지만, 분위기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상장 날 하한가를 기록해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었죠.
반전의 기운은 상장 당일 돌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9일 2만8100원에 장을 마감하며 공모가를 지켜냈습니다. 상장 다음 날인 20일에는 4% 가까이 오르며 본격적인 상승세를 예고했는데요. 이후 25일 14%, 26일 10% 잇달아 치솟으며 장중 4만2500원까지 올랐습니다. 공모가보다 50% 넘게 뛴 가격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는 4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며 주가를 떠받쳤죠. 만약 티이엠씨 균등청약에 참여해 최소청약주수(10주)를 받은 투자자가 최고가에 매도했다면 14만5000원의 수익을 챙겼을 겁니다.
주가 상승 배경에는 호실적 기대감이 깔려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티이엠씨의 지난해 매출을 전년 대비 363% 급증한 3132억원으로 전망합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티이엠씨는 재료 수급, 유일 원료 분리, 정제, 검사, 측정 등 전 공정 커버리지가 가능한 국내 유일 기업"이라며 "반도체 공정 트렌드 전환에 따른 특수 가스 수요 증가로 안정적인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반도체 관련주가 강세를 보인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국내 반도체 '빅2'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주일간 각각 6%, 7% 상승했는데요. AI(인공지능) 챗봇 '챗GPT'가 연초 증시를 달구면서 D램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습니다.
최근 공모를 진행한 반도체 관련주 성적도 투자심리를 자극했습니다. 27일 상장한 반도체 유통기업 미래반도체는 새해 첫 '따상(공모가의 두 배 시초가 후 상한가)'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데뷔했습니다.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닙니다. 티이엠씨를 둘러싼 위험 요인도 있는데요. 성현동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3년간 피고인 소송이 3건 발생했고, 1건의 피고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희귀가스 가격 변동에 따른 실적 변동성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27일 티이엠씨는 전일 대비 4.48% 떨어진 3만5150원에 장을 마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박병준 기자 real@hankyung.com
새해 첫 공모주로 주목받은 반도체 특수가스 제조사 티이엠씨의 일반청약 경쟁률입니다. 총 45만주를 모집했지만, 주문은 36만6230주 들어오는 데 그쳤습니다. 숫자에서 알 수 있다시피 청약 미달사태가 벌어진 겁니다. 앞서 진행됐던 기관 수요예측에서도 33대 1이라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미달까지 갈 줄은 몰랐다"는 반응입니다.
약 3년 만의 공모주 미달 사태라 충격은 더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일반청약 경쟁률이 3763대 1까지 치솟았는데요. 1년 사이 공모주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위축됐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티이엠씨는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한 뒤 공모가를 희망 범위(3만2000∼3만8000원) 최하단보다 낮은 2만8000원으로 내렸습니다. 일반청약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었는데요. 공모 주식 수도 기존 220만주에서 180만주로 줄이며 '시장 친화'에 힘썼지만, 분위기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상장 날 하한가를 기록해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었죠.
반전의 기운은 상장 당일 돌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9일 2만8100원에 장을 마감하며 공모가를 지켜냈습니다. 상장 다음 날인 20일에는 4% 가까이 오르며 본격적인 상승세를 예고했는데요. 이후 25일 14%, 26일 10% 잇달아 치솟으며 장중 4만2500원까지 올랐습니다. 공모가보다 50% 넘게 뛴 가격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는 4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며 주가를 떠받쳤죠. 만약 티이엠씨 균등청약에 참여해 최소청약주수(10주)를 받은 투자자가 최고가에 매도했다면 14만5000원의 수익을 챙겼을 겁니다.
주가 상승 배경에는 호실적 기대감이 깔려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티이엠씨의 지난해 매출을 전년 대비 363% 급증한 3132억원으로 전망합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티이엠씨는 재료 수급, 유일 원료 분리, 정제, 검사, 측정 등 전 공정 커버리지가 가능한 국내 유일 기업"이라며 "반도체 공정 트렌드 전환에 따른 특수 가스 수요 증가로 안정적인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반도체 관련주가 강세를 보인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국내 반도체 '빅2'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주일간 각각 6%, 7% 상승했는데요. AI(인공지능) 챗봇 '챗GPT'가 연초 증시를 달구면서 D램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습니다.
최근 공모를 진행한 반도체 관련주 성적도 투자심리를 자극했습니다. 27일 상장한 반도체 유통기업 미래반도체는 새해 첫 '따상(공모가의 두 배 시초가 후 상한가)'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데뷔했습니다.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닙니다. 티이엠씨를 둘러싼 위험 요인도 있는데요. 성현동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3년간 피고인 소송이 3건 발생했고, 1건의 피고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희귀가스 가격 변동에 따른 실적 변동성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27일 티이엠씨는 전일 대비 4.48% 떨어진 3만5150원에 장을 마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박병준 기자 r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