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과 '3년 재계약+주장 완장'…"책임감 더 커졌다"
"지난 시즌 선수 생활하며 가장 힘들어…올해는 달라진 모습을"
'수원 캡틴' 이기제 "문제점은 콕 집어 지적도 해야죠"
주장 완장의 무게를 짊어진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의 이기제(32)는 '원팀'을 위해 악역도 자처하겠다고 밝혔다.

수원의 '왼발의 마스터'로 지난 시즌 K리그1 도움왕(14개)에 오른 이기제는 지난해 12월 팀과 재계약을 했고, 2023시즌 주장까지 맡게 됐다.

27일 제주 신라스테이에서 진행된 '2023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 캠프'에서 만난 이기제는 "항상 주장은 어려운 자리라고 생각해 맡을 생각이 없었는데, 감독님께서 정해주셨다"며 "아무래도 팀에 대한 책임감이 더 생겼다.

팀적인 문제들이 더 크게 보인다"고 털어놨다.

주장이라는 자리에 부담을 느낀 그는 앞서 완장을 찼던 염기훈, 민상기 등에게 자신이 잘 할 수 있을지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들로부터 얻은 답은 "하던 대로 하면 된다"는 말이었다.

여전히 낯선 듯했지만, 주장으로서의 각오를 묻자 이기제의 목소리는 단호해졌다.

그는 "팀이 단합을 잘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경기장에서 하나 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점이 있으면 콕 집어서 지적도 할 생각이다.

어린 선수들이 많아 때로는 소통을 하는 게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돌이켜 보면 안 좋은 점을 지적해 주는 선배가 더 좋은 선배다.

어려워도 팀을 위해 그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기제는 지난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도움을 기록하고도, 팀의 부진으로 웃지 못했다.

K리그1 10위에 그친 수원은 승강 플레이오프(PO)를 치러 가까스로 잔류에 성공했다.

'수원 캡틴' 이기제 "문제점은 콕 집어 지적도 해야죠"
"축구 선수 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즌"이라는 이기제는 "공격포인트를 만들어야 팀이 조금이라도 이기는 방향으로 간다는 생각에 부담감이 컸다.

공격 진영에서 뚜렷하게 나오는 게 많지 않아 세트피스에서 만들어 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지난해를 돌아봤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고, 달라야 한다는 게 그의 말이다.

이기제는 "지난해에는 전반적으로 정신력과 책임감에서 부족함이 있었는데, 지금은 지난 승강 PO의 간절함이 남아 있는 것 같다.

지난해보다 훨씬 힘든 동계 훈련을 소화하고 있고, 정신적으로도 강해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지난 시즌 팀 내 최다 득점자인 오현규(13골)는 스코틀랜드 셀틱으로 이적했으나, 새로 합류한 K리그2 도움왕 출신 아코스티 등의 활약도 팀에는 보탬이 될 전망이다.

이기제는 "아쉬움은 있지만, 현규의 미래를 보면 응원해주고 싶다.

(안)병준이 형이라든지 나와 잘 맞는 다른 선수들도 있으니 괜찮다.

병준이 형에게는 보지 않고도 크로스를 올려줄 수 있는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지난 시즌보다 공격포인트를 더 많이 만들고 싶다.

여기에 아코스티가 나보다 더 잘해주면 우리 팀 성적도 좋아질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마지막으로 팬들을 떠올린 그는 "작년에 실망을 많이 시켜 드렸는데, 올해는 우리가 상위권에 머물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는 게 목표다.

도달할 수 있도록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