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의 요구를 거부하고 사실상 ‘주주총회 표 대결’을 선언한 KT&G 주가가 27일 약세를 보였다.

KT&G 주가는 이날 2.49% 내린 9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전 한때 9만19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KT&G는 전날 기업설명회에서 행동주의 펀드가 압박해 온 ‘KGC인삼공사 분리 상장’ 방안에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농가 관리, 유통업체 교섭, 해외 사업 등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어 분리 상장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방경만 KT&G 수석부사장은 “주주 가치 제고 측면에서 실익이 적고 기업가치에 거의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정관장’으로 유명한 KGC인삼공사는 KT&G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주주 환원 정책은 2021년 발표한 계획을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KT&G는 올해 자사주 매입으로 3000억원, 배당금으로 5900억원을 주주들에게 돌려줄 계획이다. 2년 전 제시한 자사주 매입(3년간 1조원)이나 배당(3년간 1조7500억원) 목표를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다.

이 회사는 오는 3월 주총을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의 ‘협공’에 시달리고 있다.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는 KGC인삼공사 분리 상장을 비롯한 5대 주주 제안을 했다. 안다자산운용은 3년에 걸쳐 연간 5000억원 규모의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요구했다. 이들 펀드는 차석용 전 LG생활건강 대표 등 ‘거물급’ 사외이사 후보도 추천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