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전 20억 벌고 퇴사" 큰소리 치더니…하락장서 참교육 [백수전의 '테슬람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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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기획 : 투자 대가와 테슬라
(3) ‘월가의 영웅’ 피터 린치
'수익 인증' 고수·파이어족, 하락장 오자 사라져
피터 린치 '뼈 때리는' 어록들, 투자자에 재조명
"실적 없이 번드레한 주식 투자? 다 털릴 거다"
인기 고성장 종목도 경계, "급등 후엔 곧 급락"
작년 70% 하락 겪은 테슬라 투자자에도 교훈
(3) ‘월가의 영웅’ 피터 린치
'수익 인증' 고수·파이어족, 하락장 오자 사라져
피터 린치 '뼈 때리는' 어록들, 투자자에 재조명
"실적 없이 번드레한 주식 투자? 다 털릴 거다"
인기 고성장 종목도 경계, "급등 후엔 곧 급락"
작년 70% 하락 겪은 테슬라 투자자에도 교훈
“그동안 모은 돈 모두 주식과 코인에 올인했다. 고작 월급 300만원으로 언제 집 사고 부자 되나? 인생은 타이밍이다. 30대에 20억원 모아 깨끗하게 은퇴하겠다”
주식, 부동산, 암호화폐 등 월급 빼고 모든 자산 가격이 급등했던 2020~2021년 코로나19 시기.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선 자칭 ‘고수’들이 넘쳐났습니다. 이들이 인증한 계좌 수익률은 수백%에 달했고 단 1~2년 만에 몇억원을 벌었다는 무용담도 곁들였습니다. 20~30대에 재테크 등 투자로 큰돈을 벌어 40세 전에 은퇴하겠다는 파이어족도 심심치 않게 등장했습니다. 이 시기 주가가 1300% 넘게 급등한 테슬라 투자자 중에도 이런 이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은행 저축은 리스크’라고 외친, 그 많던 투자 고수들과 파이어족은 자취를 감췄습니다. 투자 커뮤니티엔 공포감과 함께 탐욕에 대한 반성과 후회 섞인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그중 가장 많이 거론된 투자 대가의 어록이 있습니다.
지난 회 <테슬람이 간다 : 투자 대가와 테슬라 1,2편>에서 소개했던 '성장주의 아버지' 필립 피셔가 장기간 보유할 만한 위대한 기업을 찾으려 애썼다면, 린치는 개인투자자에게 ‘자신이 잘 아는 것에 투자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이른바 ‘생활 밀착형 투자법’입니다.
그는 훌륭한 주식을 찾기 위해선 가족과 회사 동료들이 어떤 물건과 서비스를 쓰는지 살펴보고, 쇼핑몰에선 어떤 매장에 줄을 서는지 눈여겨보라고 했습니다. “모든 산업, 모든 지역에서 위대한 성장 기업을 먼저 찾아낸 이들은 전문가들이 아닌 주의 깊은 개인투자자였다” 그는 실적은 없고 이름만 번드레한 기술주나 닷컴기업을 매우 경계했습니다. 그는 한 TV 간담회에 출연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1메가비트 SRAM CMOS 양극성의 위험을 배제한, 부동 소수점의 최적화 컴파일러에, 듀얼코어 메모리, 16비트 매트릭스 진공 형광 디스플레이, 유닉스 운영체제, 15나노엔텍의 매출은 ‘꽝’인 제품. 이런 쓰레기 같은 설명을 듣고 주식을 사면 당신은 그냥 털린다! 나는 던킨도너츠로 떼돈을 벌었다”
린치의 뼈를 때리는 날카로운 조언은 전 세계 많은 투자자에게 큰 울림을 줬습니다. 온라인에서 최근까지 회자하는 ‘피터 린치의 10대 명언’을 꼽아봤습니다.
1. 주식의 성패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기업의 이익이다.
2. 10세 아이에게 2분 이내 주식을 보유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3. 어떤 기업도 공부하지 않고 주식을 사면, 카드를 보지 않고 포커 게임에 임하는 것과 같다.
4. 강세장은 근심의 벽을 타고 오른다. 근심은 그치는 법이 없다.
5. 투자는 과학이 아니라 예술이다. 철저하게 계량 훈련을 받은 사람에겐 불리한 일이다.
6. 무슨 일이 있어도 주식을 팔지 말고 보유하고, 이런저런 방법을 알려주는 똑똑한 충고를 무시하면서 멍청한 당나귀처럼 행동하라.
7. 시장 상황은 투자와 아무 상관이 없다. 이 한 가지만 제대로 이해하면 된다.
8. 아무리 훌륭한 회사라도 비싸게 사면 위험한 투자다. 극단적으로 높은 주가수익비율(PER)은 마치 안장을 얹고 뛰는 경주용 말이 불리한 것과 같다.
9. 곤경에 빠지는 건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다. 뭔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 때문이다.
10. 다른 사람이 등 뒤에서 당신이 하는 일을 어떻게 평가할지 걱정한다면, 당신은 프로가 되기를 포기한 것이다.
린치의 눈에 테슬라와 같은 주식은 어떨까요. 그는 10루타(10배 수익)를 칠 수 있는 성장주를 가장 좋아하긴 했지만, 테슬라처럼 PER이 높은 ‘인기 고성장주’를 선호하진 않았습니다. 린치는 본인의 저서 ‘월가의 영웅’에서 다음과 같이 밝힙니다.
“내가 기피하는 주식은 가장 인기 있는 업종 중에서도 세간의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주식이다. 인기 종목의 주가는 가치 기준을 벗어나 빠르게 상승한다. 그러나 추락하는 속도도 빠르다. 기민하게 처분하지 못하면 수익은 곧 손실로 둔갑한다” 지난 2~3년간 테슬라의 급등과 급락을 그대로 묘사한 듯합니다. 린치는 기어이 한 번 더 뼈를 때립니다. “애초에 이런 주식을 매입한 사람이 기민하진 않을 것이다”
전설적 투자 대가의 일침에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린치는 40년 전 투자자입니다. 그의 투자기법을 그대로 흉내 낼 수도 없지만, 그랬다 하더라도 2010년대 들어 최고의 수익을 올린 구글, 아마존 등의 빅테크 기업을 놓쳤을 겁니다. 많은 전문가는 테슬라 역시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켄 피셔 피셔인베스트먼트 회장이 아버지 필립 피셔를 딛고 큰 성공을 거뒀듯, 현시대를 사는 우리는 거인의 투자 철학을 배워서 자신의 것으로 가다듬고 발전시키는 자세가 더 중요해 보입니다. 가령, 주식이 단기간에 급등한다면 매수를 자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거인의 어깨』 저자 홍진채는 린치의 '10루타 종목'을 설명하면서 개인투자자가 접할 수 있는 10루타 주식은 '가치가 성장하는 주식'에 장기간 동행할 때라고 설명했습니다. 변화를 보기 위해선 적어도 5년 이상의 기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대부분 투자자는 그 전에 10루타의 싹을 잘라버리곤 합니다. 테슬라에 투자하겠다고 마음 먹었다면, 이 기업이 장기간 가치가 성장할 주식인지 먼저 파악할 일입니다.
사실 린치는 그 누구보다 개인투자자를 응원하는 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의 조언과 함께 기사를 끝맺고자 합니다. 장기 테슬라 투자자라면 다음과 같은 격려에 가슴이 뛸 것입니다.
→ 4편 ‘피터 린치와 밸류에이션’에 계속
▶‘테슬람이 간다’는
2020년대 ‘모빌리티 혁명’을 이끌어갈 테슬라의 뒷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최고의 ‘비저너리 CEO’로 평가받는 일론 머스크도 큰 탐구 대상입니다. 국내외 테슬라 유튜버 및 트위터 사용자들의 소식과 이슈에 대해 소개합니다. 아래 기자 페이지를 구독하면 매주 기사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백수전 기자 jerry@hankyung.com
주식, 부동산, 암호화폐 등 월급 빼고 모든 자산 가격이 급등했던 2020~2021년 코로나19 시기.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선 자칭 ‘고수’들이 넘쳐났습니다. 이들이 인증한 계좌 수익률은 수백%에 달했고 단 1~2년 만에 몇억원을 벌었다는 무용담도 곁들였습니다. 20~30대에 재테크 등 투자로 큰돈을 벌어 40세 전에 은퇴하겠다는 파이어족도 심심치 않게 등장했습니다. 이 시기 주가가 1300% 넘게 급등한 테슬라 투자자 중에도 이런 이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 많던 ‘고수’들은 다 어디로 갔나
파티는 길지 않았습니다. 2022년 금리 인상이 시작되자 쓰나미 같은 하락장이 닥쳤습니다. 작년 한 해 S&P500지수 20%, 나스닥지수는 33%가량 하락했습니다. ‘암호화폐 대장’ 비트코인은 60% 넘게 급락했습니다. 테슬라 주가는 무려 70%에 가까운 역대급 하락을 맞아야 했습니다. 수년간 장기 투자자마저 계좌에 빨간불이 들어왔고, 일부는 마진콜 위험 때문에 부랴부랴 주식을 처분하기도 했습니다.‘은행 저축은 리스크’라고 외친, 그 많던 투자 고수들과 파이어족은 자취를 감췄습니다. 투자 커뮤니티엔 공포감과 함께 탐욕에 대한 반성과 후회 섞인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그중 가장 많이 거론된 투자 대가의 어록이 있습니다.
“수익을 당연하게 여기는 생각은 하락장에서 확실하게 치유된다”영원한 ‘월가의 영웅’이자 뮤추얼 펀드의 전설. 최근 젊은 세대에겐 뼈 때리는 ‘금융 치료사’로 더 잘 알려진 투자 대가, 피터 린치입니다.
13년간 연 평균 수익률 29%
린치는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에서 1977년부터 1990년까지 13년간 펀드매니저로 활약했습니다. 이 기간 그가 운용한 마젤란펀드는 1800만달러에서 140억달러로 777배 성장하는 엄청난 성과를 거둡니다. 당시 미국 최대 규모의 펀드였습니다. 그는 한창 전성기인 47세에 돌연 은퇴를 선언합니다. 지금으로 치면 파이어족의 롤모델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지난 회 <테슬람이 간다 : 투자 대가와 테슬라 1,2편>에서 소개했던 '성장주의 아버지' 필립 피셔가 장기간 보유할 만한 위대한 기업을 찾으려 애썼다면, 린치는 개인투자자에게 ‘자신이 잘 아는 것에 투자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이른바 ‘생활 밀착형 투자법’입니다.
그는 훌륭한 주식을 찾기 위해선 가족과 회사 동료들이 어떤 물건과 서비스를 쓰는지 살펴보고, 쇼핑몰에선 어떤 매장에 줄을 서는지 눈여겨보라고 했습니다. “모든 산업, 모든 지역에서 위대한 성장 기업을 먼저 찾아낸 이들은 전문가들이 아닌 주의 깊은 개인투자자였다” 그는 실적은 없고 이름만 번드레한 기술주나 닷컴기업을 매우 경계했습니다. 그는 한 TV 간담회에 출연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1메가비트 SRAM CMOS 양극성의 위험을 배제한, 부동 소수점의 최적화 컴파일러에, 듀얼코어 메모리, 16비트 매트릭스 진공 형광 디스플레이, 유닉스 운영체제, 15나노엔텍의 매출은 ‘꽝’인 제품. 이런 쓰레기 같은 설명을 듣고 주식을 사면 당신은 그냥 털린다! 나는 던킨도너츠로 떼돈을 벌었다”
린치의 뼈를 때리는 날카로운 조언은 전 세계 많은 투자자에게 큰 울림을 줬습니다. 온라인에서 최근까지 회자하는 ‘피터 린치의 10대 명언’을 꼽아봤습니다.
1. 주식의 성패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기업의 이익이다.
2. 10세 아이에게 2분 이내 주식을 보유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3. 어떤 기업도 공부하지 않고 주식을 사면, 카드를 보지 않고 포커 게임에 임하는 것과 같다.
4. 강세장은 근심의 벽을 타고 오른다. 근심은 그치는 법이 없다.
5. 투자는 과학이 아니라 예술이다. 철저하게 계량 훈련을 받은 사람에겐 불리한 일이다.
6. 무슨 일이 있어도 주식을 팔지 말고 보유하고, 이런저런 방법을 알려주는 똑똑한 충고를 무시하면서 멍청한 당나귀처럼 행동하라.
7. 시장 상황은 투자와 아무 상관이 없다. 이 한 가지만 제대로 이해하면 된다.
8. 아무리 훌륭한 회사라도 비싸게 사면 위험한 투자다. 극단적으로 높은 주가수익비율(PER)은 마치 안장을 얹고 뛰는 경주용 말이 불리한 것과 같다.
9. 곤경에 빠지는 건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다. 뭔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 때문이다.
10. 다른 사람이 등 뒤에서 당신이 하는 일을 어떻게 평가할지 걱정한다면, 당신은 프로가 되기를 포기한 것이다.
피터 린치와 테슬라
린치는 얼핏 보면 워런 버핏 같은 가치투자자로 보이지만, 좀 더 유연했습니다. 버핏은 선호하지 않는 유형의 주식은 아예 무시했지만, 린치는 입맛에 맞지 않는 주식이라도 ‘이 주식으로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홍진채 『거인의 어깨』). 그는 주식을 △저성장주 △대형 우량주 △고성장주 △경기순환주 △자산주 △회생주 등 6가지 유형으로 분류했고 각각의 투자 전략을 소개했습니다.린치의 눈에 테슬라와 같은 주식은 어떨까요. 그는 10루타(10배 수익)를 칠 수 있는 성장주를 가장 좋아하긴 했지만, 테슬라처럼 PER이 높은 ‘인기 고성장주’를 선호하진 않았습니다. 린치는 본인의 저서 ‘월가의 영웅’에서 다음과 같이 밝힙니다.
“내가 기피하는 주식은 가장 인기 있는 업종 중에서도 세간의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주식이다. 인기 종목의 주가는 가치 기준을 벗어나 빠르게 상승한다. 그러나 추락하는 속도도 빠르다. 기민하게 처분하지 못하면 수익은 곧 손실로 둔갑한다” 지난 2~3년간 테슬라의 급등과 급락을 그대로 묘사한 듯합니다. 린치는 기어이 한 번 더 뼈를 때립니다. “애초에 이런 주식을 매입한 사람이 기민하진 않을 것이다”
전설적 투자 대가의 일침에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린치는 40년 전 투자자입니다. 그의 투자기법을 그대로 흉내 낼 수도 없지만, 그랬다 하더라도 2010년대 들어 최고의 수익을 올린 구글, 아마존 등의 빅테크 기업을 놓쳤을 겁니다. 많은 전문가는 테슬라 역시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켄 피셔 피셔인베스트먼트 회장이 아버지 필립 피셔를 딛고 큰 성공을 거뒀듯, 현시대를 사는 우리는 거인의 투자 철학을 배워서 자신의 것으로 가다듬고 발전시키는 자세가 더 중요해 보입니다. 가령, 주식이 단기간에 급등한다면 매수를 자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거인의 어깨』 저자 홍진채는 린치의 '10루타 종목'을 설명하면서 개인투자자가 접할 수 있는 10루타 주식은 '가치가 성장하는 주식'에 장기간 동행할 때라고 설명했습니다. 변화를 보기 위해선 적어도 5년 이상의 기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대부분 투자자는 그 전에 10루타의 싹을 잘라버리곤 합니다. 테슬라에 투자하겠다고 마음 먹었다면, 이 기업이 장기간 가치가 성장할 주식인지 먼저 파악할 일입니다.
사실 린치는 그 누구보다 개인투자자를 응원하는 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의 조언과 함께 기사를 끝맺고자 합니다. 장기 테슬라 투자자라면 다음과 같은 격려에 가슴이 뛸 것입니다.
“뛰어난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시간은 당신의 편이다”
→ 4편 ‘피터 린치와 밸류에이션’에 계속
▶‘테슬람이 간다’는
2020년대 ‘모빌리티 혁명’을 이끌어갈 테슬라의 뒷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최고의 ‘비저너리 CEO’로 평가받는 일론 머스크도 큰 탐구 대상입니다. 국내외 테슬라 유튜버 및 트위터 사용자들의 소식과 이슈에 대해 소개합니다. 아래 기자 페이지를 구독하면 매주 기사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백수전 기자 j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