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지 작가 서면인터뷰…"대학 시절 쓴 이야기를 리메이크한 작품"

"'상수리나무 아래'는 굉장히 오래 애먹인 작품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마지막 회차를 올렸을 때는 오래된 숙제를 끝낸 것처럼 홀가분한 기분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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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리나무 아래' 작가 "오랜 숙제 끝낸 듯…同세계관 소설 준비"
인기 웹소설 '상수리나무 아래'를 쓴 김수지 작가는 29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총 5년에 걸친 장기 연재를 마무리 지은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상수리나무 아래'는 말을 더듬는 소심한 공작 영애 맥시밀리언과 혼혈 천민 출신의 기사 리프탄 간의 사랑과 성장을 그린 로맨스판타지 웹소설이다.

완전무결한 주인공이 주로 나오는 다른 로맨스 판타지 웹소설들과는 달리 이 작품의 주인공들은 어딘가 부족하고 열등감이 있는 모습이라 눈길을 끈다.

작가는 "저는 원래 아웃사이더 이야기를 좋아한다"며 "어딘가 소외된 사람들, 결핍을 지닌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이야기 만드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인공 설정을 이렇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숙한 여자가 여러 역경을 통해 진정한 자기 자신을 되찾아가고, 사랑받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열정적으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모습도 그려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표현하고자 한 가장 핵심적인 주제는 '변치 않는 한결같은 사랑'이라고 강조했다.

작가는 "중세 판타지 세계관을 배경으로 웅장한 서사시와 한결같이 서로를 사랑하는 한 남녀의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다"며 작중 나오는 오크(상수리)나무 정령의 노래는 두 사람의 맹목적이고 한결같은 사랑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수리나무 아래' 작가 "오랜 숙제 끝낸 듯…同세계관 소설 준비"
'상수리나무 아래'는 작가가 대학 시절 만들었던 이야기를 토대로 리메이크한 것이다.

초기작과 비교해 설정은 많이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작중 마법사인) 루스나 기사들의 비중이 늘었고, 스케일이 더 커졌다"고 언급했다.

또 "6년 전 이 이야기를 리메이크하기로 하면서 가장 크게 수정을 거친 부분이 2부 엔딩"이라며 "처음 스토리를 구상할 때만 해도 엔딩은 리프탄이 맥을 쫓아가 진심을 고백하고 갈등을 완전히 마무리하는 것이었는데, 리메이크를 결심하면서 엔딩을 '겟슈'(기사의 맹세)를 바치는 것으로 바꿨다.

이때 '겟슈'를 바치는 장면까지 미리 써뒀다"고 덧붙였다.

리메이크를 거치며 제목도 인터넷 소설 같았다는 비공개 원제 대신에 성경 구절에서 따온 '상수리나무 아래'로 바꿨다.

그는 "소설의 세계관을 짤 때 구약성서에서 많은 부분을 차용했고 제목도 성경 구절을 차용했다.

다만 제목의 의미까지 성경에서 가져온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이렇게 완성된 '상수리나무 아래'는 리디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했고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미국 아마존에서 웹소설 영문판이 3개 부문 1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김 작가는 "최근 들어서야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분이 이 이야기를 좋아해 주시는구나 하고 실감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가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상수리나무 아래' 작가 "오랜 숙제 끝낸 듯…同세계관 소설 준비"
차기작과 외전 연재 계획도 공개했다.

우선 차기작으로는 '상수리나무 아래'의 세계관 속에서 과거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잊혀진 들판'이라는 로맨스판타지 소설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분량은 90∼120화가량 될 전망이다.

또 "현대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물을 준비하고 있다"며 "아마 제 작품 중에서 가장 제정신이 아닌 인간들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될 것 같다"고 귀띔했다.

외전에 대해서는 "아나톨(리프탄의 영지)의 평화롭고 소소한 일상을 담은 짧은 외전을 한 편 계획 중에 있고, 그 이후에 리프탄과 맥의 뒷이야기가 담긴 외전을 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