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 HR이 왜 조직 이슈에서 배제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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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프이스트
어느 순간 지원 조직이 된 HR
인사실무과정 강의를 하면서 참석한 HR담당자에게 질문했다. “HR부서는 지원 부서인가요? 리딩 부서인가요?” 리딩 조직의 의미를 잘 모르지만, 참석한 전원이 지원 조직이라고 한다.
한 명도 빠짐 없이 지원 조직이라고 하는데 지원 조직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쉽지 않다.
HR조직은 CEO의 전략적 파트너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CEO를 보좌하는 것이 아닌 보완을 해야 하는데, 보좌를 한다. 지시한 사항에 대해 착실하게 수행하는 조직으로 전락한 것이다.
보좌하는 것과 보완하는 것은 어떻게 다른가?
10월말 인사담당자가 조직개편안을 만들어 CEO에게 갑작스럽게 보고한다. 조직개편안에 대해 CEO가 “왜 이 일을 했는가?” 묻지 않는다. 그 자리에서 설명을 듣고 본인의 의견을 말한다. 정리해 가져 오라고 한다. 정리한 자료를 갖고 CEO를 찾을 때, 인사담당자 손에는 조직개편에 따른 기존 임원 배치안이 있다. 시키지 않았지만, 당연히 해야할 수순의 일이다. 조직개편안을 드리며, 바로 기존 임원 배치에 대해 보고를 한다. CEO는 흡족한 표정으로 포지션별 임원의 선정을 살피며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이 작업이 끝나면 인사담당자는 공석의 자리에 신임 임원 후보자를 CEO에게 보고한다. 지시받아 일하는 것은 보좌 개념이고, 스스로 해야할 일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것은 보완의 개념이다.
왜 HR부서가 보완을 하지 못하고 보좌하는 지원 조직이 되었을까?
보완을 하기 위해서는 변화를 읽고 선제적 조치를 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한다.
기업의 관리자, 경영자라면 내외부적으로 6가지 지식은 필수 요건이라 생각한다.
첫째 내부적 요인으로 회사가 하고 있는 사업의 본질을 명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왜 존재하며 무엇에 집중해야 하고 추구하는 목표는 기본이다.
둘째, 제품과 서비스의 밸류 체인을 알아야 한다. 밸류 체인의 단계와 단계별 핵심이 무엇인가 꿰뚫고 있어야 한다. 셋째, 회사의 현재와 미래 전략을 알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회사의 재무 상황에 대한 이해이다. 적어도 중요 재무 항목(매출액, 매출원가, 영업이익, 판관비, 당기손익)에 대한 5년 정도의 추이는 알고 있어야 한다. 외부 요인인 시장의 변화와 고객의 니즈 변화에 대해서 민감해야 한다. CEO와 미팅 시, 회사 내 외부 현황에 대한 지식은 갖춰져 있다는 전제 하에서 사안을 놓고 토론하며 의사결정을 한다. 만약 회사 현황 파악이 안된 관리자와 경영자가 있다면 미팅에 한번은 참석할 수 있어도 지속적으로 참석하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알아듣지 못하는데 무슨 의사결정을 하겠는가? 지금 HR부서가 기본적인 6가지 지식에 대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 아닌가?
HR조직이 조직 이슈에서 배제된 이유는 무엇인가?
조직을 담당하는 부서의 일을 크게 살피면 다음과 같다. ① 조직을 설계하고 통합하며 개편안을 만드는 일 ② 조직의 역할과 책임(R&R)을 정하고 조정하고 부여하는 일 ③ 조직을 일정 기준에 의해 점검하고 평가하여 조직 유형별 관리하는 일 ④ 조직의 장을 선발하고 유지하며 퇴출하는 일이다. 당연히 HR 부서가 해야 할 일인데, 이 4가지 일에 대해 HR부서가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하며, 점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조치하는 일을 하지 못한다.
오히려 기획(전략) 부서와 CEO가 결정한 것을 HR부서가 받아 전달하는 일을 한다. 기껏해야 대서방 역할을 하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다. 왜 이런 상황이 된 것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전문성이 떨어지고, 규정에 매여 있고, 공정하고 투명하지 않게 암실 속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 아닐까? 위에서 언급한 6가지 지식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다 보니 조직과 관련된 일에서 자연스럽게 배제된 것 아닐까?
HR부서가 조직 이슈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복잡하고 다양하며 변화가 심한 환경하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한 방향 정렬이다.
지향하는 모습이나 목표가 같고, 한 마음이 되어 가치를 올리고 성과를 창출하도록 조직과 구성원을 이끌어야 한다. 조직과 구성원을 담당하는 부서가 하나가 아닌 둘 이상이 되면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생각과 행동을 함께 하기 위해 부단히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HR부서가 사업의 본질, 제품과 서비스의 밸류 체인, 전략, 재무, 시장과 고객의 요구 등을 명확히 파악하여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면 조직과 사람에 대한 가치를 올리는 작업을 당연히 담당해야 한다. 조직이 지향하는 가치와 목표, 전략과 방안들이 조직 구성원의 가치와 방안과 연계되어야 한다. 조직의 성과관리가 개인의 성과관리와 연계되어 조직과 구성원이 육성하고 보다 높은 가치와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HR부서가 해야 할 일이다.
HR부서가 조직 이슈에 주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크게 위에서 언급한 4가지이다.
첫째, 조직의 설계와 개편이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조직의 형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창업 단계의 많은 기업이 하고 있는 기능식 조직 형태로는 환경 변화와 외부 이슈에 적절한 대응이 쉽지 않다. 업과 일의 특성에 따라 보다 유연하고 환경 밀착형 조직으로 변화해야 한다.
생산은 아직 기능식 조직이 적합하다고 한다. 하지만, 영업이나 R&D는 유연한 팀제, 프로젝트 중심의 네트워크나 아메바 조직 등이 보다 높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조직 형태의 설계 뿐 아니라 매년 환경 변화에 따른 너무 잦지 않게 조직 개편을 가져가야 한다.
둘째, 조직의 R&R에 대한 부여, 점검, 조정, 조치이다. 조직이 왜 존재하고 무슨 일을 해야 하는 가를 명확하게 명시해야 한다. 회사가 성장할수록 조직의 병폐 중 1위가 개인과 부서 이기주의가 된다.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단연 R&R 갈등이 크다. HR부서가 각 조직의 R&R을 점검하여 조정하고, 새로운 환경에 맞도록 새로운 R&R을 부여하고 홍보해야 한다.
셋째, 조직 유형별 관리이다. 조직을 매년 팀워크와 한 방향 정렬 정도, 성과 창출 정도 등을 점검하여 뛰어난 조직은 포상을 하고 필요 시 조직 확대를 가져가야 한다. 팀워크도 엉망이고 불만도 높고 성과도 타 조직에 비해 현저히 낮은 조직이 있다면, 진단하고, 조직장 교체, 조직 폐쇄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사람에 대한 유형별 관리가 있다. 더 중요한 조직에 대한 유형별 관리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넷째, 조직장의 선발, 유지관리, 퇴출의 체계적 지속적 운영이다. 조직과 구성원의 성장과 성과는 그 조직장의 리더십 크기에 달려 있다. 조직장이 올바른 방향제시와 의사결정, 조직과 구성원을 육성하고 성과를 창출하도록 견인하면 그 조직과 구성원은 경쟁력이 높게 된다. 회사와 구성원이 인정하고 존경하는 조직장이 선발되고 유지관리하며 아닌 조직장은 퇴출하는 제도와 문화가 정착되어 있어야 한다.
회사 내부의 조직의 변천 속에서 규모(조직 크기, 인원, 예산 등), 담당하는 일 등을 분석할 수 있다. 하지만, 경쟁업체의 비교를 하면 보다 의미 있는 시사점을 주게 된다. 쉽지않지만, 경쟁사와의 조직 비교는 CEO에게 큰 관심과 생각을 하게할 뿐만 아니라 HR부서도 중점 두어야 할 과제를 도출해낼 수 있다.
HR부서가 전문성을 갖고 조직 이슈에 대해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는 리딩 부서가 되길 기원한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인사실무과정 강의를 하면서 참석한 HR담당자에게 질문했다. “HR부서는 지원 부서인가요? 리딩 부서인가요?” 리딩 조직의 의미를 잘 모르지만, 참석한 전원이 지원 조직이라고 한다.
한 명도 빠짐 없이 지원 조직이라고 하는데 지원 조직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쉽지 않다.
HR조직은 CEO의 전략적 파트너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CEO를 보좌하는 것이 아닌 보완을 해야 하는데, 보좌를 한다. 지시한 사항에 대해 착실하게 수행하는 조직으로 전락한 것이다.
보좌하는 것과 보완하는 것은 어떻게 다른가?
10월말 인사담당자가 조직개편안을 만들어 CEO에게 갑작스럽게 보고한다. 조직개편안에 대해 CEO가 “왜 이 일을 했는가?” 묻지 않는다. 그 자리에서 설명을 듣고 본인의 의견을 말한다. 정리해 가져 오라고 한다. 정리한 자료를 갖고 CEO를 찾을 때, 인사담당자 손에는 조직개편에 따른 기존 임원 배치안이 있다. 시키지 않았지만, 당연히 해야할 수순의 일이다. 조직개편안을 드리며, 바로 기존 임원 배치에 대해 보고를 한다. CEO는 흡족한 표정으로 포지션별 임원의 선정을 살피며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이 작업이 끝나면 인사담당자는 공석의 자리에 신임 임원 후보자를 CEO에게 보고한다. 지시받아 일하는 것은 보좌 개념이고, 스스로 해야할 일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것은 보완의 개념이다.
왜 HR부서가 보완을 하지 못하고 보좌하는 지원 조직이 되었을까?
보완을 하기 위해서는 변화를 읽고 선제적 조치를 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한다.
기업의 관리자, 경영자라면 내외부적으로 6가지 지식은 필수 요건이라 생각한다.
첫째 내부적 요인으로 회사가 하고 있는 사업의 본질을 명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왜 존재하며 무엇에 집중해야 하고 추구하는 목표는 기본이다.
둘째, 제품과 서비스의 밸류 체인을 알아야 한다. 밸류 체인의 단계와 단계별 핵심이 무엇인가 꿰뚫고 있어야 한다. 셋째, 회사의 현재와 미래 전략을 알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회사의 재무 상황에 대한 이해이다. 적어도 중요 재무 항목(매출액, 매출원가, 영업이익, 판관비, 당기손익)에 대한 5년 정도의 추이는 알고 있어야 한다. 외부 요인인 시장의 변화와 고객의 니즈 변화에 대해서 민감해야 한다. CEO와 미팅 시, 회사 내 외부 현황에 대한 지식은 갖춰져 있다는 전제 하에서 사안을 놓고 토론하며 의사결정을 한다. 만약 회사 현황 파악이 안된 관리자와 경영자가 있다면 미팅에 한번은 참석할 수 있어도 지속적으로 참석하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알아듣지 못하는데 무슨 의사결정을 하겠는가? 지금 HR부서가 기본적인 6가지 지식에 대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 아닌가?
HR조직이 조직 이슈에서 배제된 이유는 무엇인가?
조직을 담당하는 부서의 일을 크게 살피면 다음과 같다. ① 조직을 설계하고 통합하며 개편안을 만드는 일 ② 조직의 역할과 책임(R&R)을 정하고 조정하고 부여하는 일 ③ 조직을 일정 기준에 의해 점검하고 평가하여 조직 유형별 관리하는 일 ④ 조직의 장을 선발하고 유지하며 퇴출하는 일이다. 당연히 HR 부서가 해야 할 일인데, 이 4가지 일에 대해 HR부서가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하며, 점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조치하는 일을 하지 못한다.
오히려 기획(전략) 부서와 CEO가 결정한 것을 HR부서가 받아 전달하는 일을 한다. 기껏해야 대서방 역할을 하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다. 왜 이런 상황이 된 것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전문성이 떨어지고, 규정에 매여 있고, 공정하고 투명하지 않게 암실 속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 아닐까? 위에서 언급한 6가지 지식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다 보니 조직과 관련된 일에서 자연스럽게 배제된 것 아닐까?
HR부서가 조직 이슈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복잡하고 다양하며 변화가 심한 환경하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한 방향 정렬이다.
지향하는 모습이나 목표가 같고, 한 마음이 되어 가치를 올리고 성과를 창출하도록 조직과 구성원을 이끌어야 한다. 조직과 구성원을 담당하는 부서가 하나가 아닌 둘 이상이 되면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생각과 행동을 함께 하기 위해 부단히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HR부서가 사업의 본질, 제품과 서비스의 밸류 체인, 전략, 재무, 시장과 고객의 요구 등을 명확히 파악하여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면 조직과 사람에 대한 가치를 올리는 작업을 당연히 담당해야 한다. 조직이 지향하는 가치와 목표, 전략과 방안들이 조직 구성원의 가치와 방안과 연계되어야 한다. 조직의 성과관리가 개인의 성과관리와 연계되어 조직과 구성원이 육성하고 보다 높은 가치와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HR부서가 해야 할 일이다.
HR부서가 조직 이슈에 주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크게 위에서 언급한 4가지이다.
첫째, 조직의 설계와 개편이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조직의 형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창업 단계의 많은 기업이 하고 있는 기능식 조직 형태로는 환경 변화와 외부 이슈에 적절한 대응이 쉽지 않다. 업과 일의 특성에 따라 보다 유연하고 환경 밀착형 조직으로 변화해야 한다.
생산은 아직 기능식 조직이 적합하다고 한다. 하지만, 영업이나 R&D는 유연한 팀제, 프로젝트 중심의 네트워크나 아메바 조직 등이 보다 높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조직 형태의 설계 뿐 아니라 매년 환경 변화에 따른 너무 잦지 않게 조직 개편을 가져가야 한다.
둘째, 조직의 R&R에 대한 부여, 점검, 조정, 조치이다. 조직이 왜 존재하고 무슨 일을 해야 하는 가를 명확하게 명시해야 한다. 회사가 성장할수록 조직의 병폐 중 1위가 개인과 부서 이기주의가 된다.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단연 R&R 갈등이 크다. HR부서가 각 조직의 R&R을 점검하여 조정하고, 새로운 환경에 맞도록 새로운 R&R을 부여하고 홍보해야 한다.
셋째, 조직 유형별 관리이다. 조직을 매년 팀워크와 한 방향 정렬 정도, 성과 창출 정도 등을 점검하여 뛰어난 조직은 포상을 하고 필요 시 조직 확대를 가져가야 한다. 팀워크도 엉망이고 불만도 높고 성과도 타 조직에 비해 현저히 낮은 조직이 있다면, 진단하고, 조직장 교체, 조직 폐쇄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사람에 대한 유형별 관리가 있다. 더 중요한 조직에 대한 유형별 관리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넷째, 조직장의 선발, 유지관리, 퇴출의 체계적 지속적 운영이다. 조직과 구성원의 성장과 성과는 그 조직장의 리더십 크기에 달려 있다. 조직장이 올바른 방향제시와 의사결정, 조직과 구성원을 육성하고 성과를 창출하도록 견인하면 그 조직과 구성원은 경쟁력이 높게 된다. 회사와 구성원이 인정하고 존경하는 조직장이 선발되고 유지관리하며 아닌 조직장은 퇴출하는 제도와 문화가 정착되어 있어야 한다.
회사 내부의 조직의 변천 속에서 규모(조직 크기, 인원, 예산 등), 담당하는 일 등을 분석할 수 있다. 하지만, 경쟁업체의 비교를 하면 보다 의미 있는 시사점을 주게 된다. 쉽지않지만, 경쟁사와의 조직 비교는 CEO에게 큰 관심과 생각을 하게할 뿐만 아니라 HR부서도 중점 두어야 할 과제를 도출해낼 수 있다.
HR부서가 전문성을 갖고 조직 이슈에 대해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는 리딩 부서가 되길 기원한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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