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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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0일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2차 소환 조사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출석거부로 검찰에 국회 체포동의안 제출할 명분을 주기보다는, 정면 대응과 장외투쟁을 통해 검찰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찰권을 이용해서 진실을 발견하는 게 아니라 기소를 목적으로 조작하고 있다”며 “참으로 옳지 않은 일이지만 결국 제가 부족해 대선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욕적이고 부당하지만 (대선) 패자로서 오라고 하니 또 가겠다”며 “제가 승자에게 발길질 당하고 또 밟힌다 한들 우리 국민들의 고통에 비교하겠나. 그렇게 간절하게 저를 재차 소환하고 싶어 하니 또 가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민간 사업자에게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으로 지난 28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사실상 묵비권을 행사했다”는 검찰의 주장과 “망신 주기용 추가 소환을 위해 검찰이 시간 끌기를 한다”는 이 대표 측 주장이 엇갈리면서 이 대표가 추가소환에 응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그는 2차 소환 조사에 대해 “검찰권 남용의 대표 사례”라고 지적했다. 28일 조사에서 매듭지을 수 있었던 일을 굳이 시간을 끌어 재소환의 명분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수사 자체가 모욕을 주기 위한, 국민적 의구심을 만들어내기 위한 정치 행위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완벽하게 어긴 것”이라며 “저녁 이후부터는 했던 질문을 또 하고, 자료를 다시 내서 또 물어보고, 질문 속도도 매우 느려지고 이런 현상들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결국 이 사건은 기소된다. ‘답정(답을 정해두고)기소’아닌가. 기소하기 위해 명분을 만드는 중이고 어떤 해명을 하더라도 기소할 뿐 아니라 합리적으로 설명하면 그 합리적인 설명을 깨기 위한 조사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장동 사업의 정당성도 거듭 주장했다. 그는 “사업 당시 예정 이익 6200억원 중의 4700억원을 환수했고 사업자에게 1800억원이 귀속됐다”며 “검찰은 왜 그것밖에 환수를 못 했냐, 땅값 오를 것 왜 예상 못 했냐, 업자들과 이익을 도모한 것 아니냐는 이유로 배임죄라고 한다. 그러면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한) 엘시티는 무슨 죄가 되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응해 장외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도 추가소환 시 당 지도부 동행을 적극 만류하며 분리 대응에 나섰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이번 주말이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지 100일이 되는 날”이라며 “당 차원에서 윤석열 검사 독재정권 재판과 민생 파탄에 대한 ‘국민보고대회’를 이번 주말 서울에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이유정/원종환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