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주도하는 LIV 시리즈에 건너가 ‘미운털’이 박힌 패트릭 리드(33·미국)가 미국 언론으로부터 속임수를 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문제가 된 리드의 행동은 30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DP월드투어 두바이데저트클래식 3라운드 17번홀(파4)에서 나왔다. 리드가 이 홀에서 친 티샷은 페어웨이를 벗어나 커다란 야자수로 향했고 가지 틈에 걸리면서 땅에 떨어지지 않았다. 리드는 쌍안경으로 자신의 볼이 나뭇가지 틈에 얹혀 있는 걸 확인했다며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한 뒤 1벌타를 받고 나무 근처에서 세 번째 샷을 했다. 네 번 만에 공을 그린에 올린 뒤 보기로 홀아웃했다.

의혹은 당시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되면서 시작됐다. 먼저 영상에서 리드가 티샷한 볼이 있는 나무가 아니라 다른 나무로 향하는 것처럼 보인 것. 다만 영상만으로는 속임수 여부를 분명하게 확인할 수 없었다. 또 다른 의혹은 골프다이제스트가 제기했다. 이 매체는 “리드가 쌍안경으로 올려다본 야자수 가지 틈에는 볼이 4~5개 더 있었다”고 주장했다. 만약 리드가 자신의 공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면 규칙상 티박스로 돌아가 세 번째 샷을 해야 했다.

리드는 의혹에 대해 “분명히 내 볼을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100% 내 볼이라고 확인하지 못했다면 티박스로 돌아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DP월드투어 경기위원회도 “리드가 마킹한 공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기위원회와 선수의 해명에도 미국 언론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리드는 이 대회 연습장에서 자신의 LIV 시리즈 행을 불편하게 여기는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와 신경전을 벌이다 나무 티를 던져 논란을 일으켰는데, 이를 ‘티 게이트’로 부른 미국 언론은 이날 상황을 ‘트리 게이트’라고 명명했다.

과거에 ‘속임수 전력’이 있다는 점도 리드를 바라보는 시선을 싸늘하게 만들었다. 리드는 2019년 열린 히어로월드챌린지 3라운드 11번홀 그린 근처 모래밭에서 클럽 헤드 바닥 부분으로 모래를 두 차례 쓸어내는 행동을 했다. 당시 경기위원회는 ‘라이 개선’으로 리드에게 2벌타를 내렸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