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월 30일 오전 10시32분

상장 첫날 시초가에 공모주를 매입한 후 차익을 실현하는 ‘공모주 피커’들이 돌아오고 있다. 기업공개(IPO) 시장 침체로 공모가가 대폭 낮아지자 주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판단하는 투자자가 많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마케팅 솔루션업체 오브젠은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30일 ‘따상’에 성공했다. 따상은 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로 형성되고 주가가 상한가까지 오르는 것을 말한다. 오브젠은 이날 시초가가 공모가(1만8000원)의 두 배인 3만6000원에 형성됐다. 이후 가격 제한폭(30%)까지 오른 4만6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마케팅 솔루션 개발 사업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AI 테마주로 주목받았다.

증권가는 흥행 성적이 좋지 않았던 오브젠이 따상에 성공한 것은 의외라고 평가한다. 오브젠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 경쟁률이 98 대 1로 저조했다. 그 결과 공모가를 희망 가격(1만8000~2만4000원) 하단인 1만8000원으로 결정했다. 청약 경쟁률은 6 대 1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주가가 오른 것은 ‘공모주 피커’들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27일 상장한 반도체 유통기업 미래반도체가 올해 첫 따상을 기록하면서 오브젠이 분위기를 이어받았다고 보고 있다. 미래반도체는 상장 둘째 날인 30일에도 주가가 28% 가까이 올랐다. 이 회사는 공모가가 6000원이었는데 27일 따상에 성공해 1만5600원에 거래를 마쳤고 30일 2만원대까지 치솟았다. 한 투자운용사 관계자는 공모가를 낮춘 주식들의 투자 매력도가 커지면서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