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의 부자였던 인도의 억만장자 가우탐 아다니 그룹이 미국의 공매도세력 힌덴부르크 리서치로부터 회계 사기 및 주가 조작 공격을 받으면서 3일만에 680억달러 (84조4000억원)의 자산이 증발됐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다니 그룹은 공매도 그룹 힌덴버그 리서치의 비난에 대해 29일 긴 해명서를 냈으나 월요일 또 다시 대부분의 계열사 주가가 하락했다. 이에 따라 3일만에 아다니 그룹사의 시가 총액은 84조원이 감소했다.

아다니 그룹은 해명성명에서 힌덴버그의 주장을 인도 자체에 대한 공격으로 치부했으나 대기업의 지배 구조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다시 환기시켰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이에 앞서 공매도 회사 힌덴버그 리서치는 지난주 아다니 그룹이 “조세 피난처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뻔뻔스러운 시장 조작 및 회계 사기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힌덴버그는 아다니의 형제 비노드 아다니 및 측근들이 모리셔스등 조세 피난처에 확인된 것만 38개 등 수십개 유령기업을 세우고 계열사 이익 조작에 이용해왔다고 주장했다.

또 아디니 그룹의 주요 회사인 아디니 엔터프라이즈와 아다니 토탈가스는 웹사이트도 없고 파트너 4명에 직원 11명인 회사에서 감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규모의 회계업체가 자회사만 156개에 달하는 아다니 엔터프라이즈의 복잡한 감사 업무를 수행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힌덴버그는 미국에서 거래되는 채권과 인도에서 거래되지 않는 파생상품을 통해 아다니 회사에 매도 포지션을 취했다고 밝혔다.

아디니 그룹 주식들은 지난해 인도 시장뿐 아니라 MSCI 아시아 태평양 지수에서도 최고의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주 시작된 매도세는 월요일까지 계속 이어져 아다니 토탈가스와 아다니 그린에너지는 3일만에 20% 하락했다. 아다니 엔터프라이즈는 4.8% 하락했다.

이 날 아다니 그룹의 달러 표시 채권들도 가격이 하락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아다니 포츠&스페셜 이코노믹존의 2032년 만기채를 포함, 그룹회사에서 발생한 여러 채권들이 일반적으로 부실로 간주되는 달러당 70센트 아래로 떨어졌다.

삭소 캐피탈 마켓의 전략가 차루 차나나는 "인도 시장에 대한 위험 보상이 악화됐다”며 외국인 투자자의 무너진 신뢰도가 회복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