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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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미국 증시는 이번주 예정된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기술주 약세로 인해 하락했다. 테슬라(-6%) GM(-4%) 엔비디아( -6%) AMD(-4%) 등 반도체 및 자동차 기업들이 급락장을 주도했다. 이로 인해 31일 국내 증시는 하락 출발할 전망이다. 이날 4분기 확정 실적을 내놓는 삼성전자가 감산 여부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삼성전자 감산 여부 주목

삼성전자가 31일 작년 4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한다. 특히 실적 발표 후 이어질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가 '반도체 한파' 속에서 감산에 대한 입장 변화를 내놓을지 주목받고 있다.

앞서 지난 6일 공시한 잠정 실적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연결기준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4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급감해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했다. 매출도 70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작년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은 7.9% 증가한 301조7700억원으로 처음으로 연간 매출 300조원을 돌파했지만, 영업이익은 43조3700억원으로 16%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날 발표할 확정 실적도 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실적 발표보다 이후 있을 콘퍼런스콜에서 내놓을 감산 관련 메시지에 주목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역대 최악의 침체에 직면한 상황에서 업계 1위인 삼성전자가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할지, 아니면 업계의 감산과 투자 축소 움직임에 동참할지에 따라 수급 개선과 시장 반등 시점도 달라질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미 삼성전자의 감산을 기정사실로 보고 향후 시장 반등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쏟아내고 있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는 인위적 감산을 공식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상반된 예상도 나온다.

■ 코스피 약세 출발 전망

31일 국내 증시는 전일 테슬라(-6%) 엔비디아( -6%) 등 미국 테크 및 성장주 급락에 영향을 받으면서 약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MSCI 한국 지수 ETF는 -2.2%, MSCI 신흥 지수 ETF는 -2.0% 하락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NDF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1230.99원으로 이를 반영하면 원달러 환율은 3원 상승 출발, 코스피는 0.8% 내외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 연구원은 이날 4분기 실적발표후 진행되는 삼성전자의 컨퍼런스콜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확인하고 싶어하는 점은 메모리 반도체 업계 1위인 삼성전자가 ‘생산능력관리’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시켜줄 수 있을 지의 여부"라며 "최근 상승 배경에는 삼성전자가 칩 공급을 타이트하게 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기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달 초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실적이 쇼크를 기록했음에도, 반도체주들이 주가가 좋았던 것은 우호적인 매크로 환경 이외에도 삼성전자의 감산 결정으로 인한 메모리 가격 상승 기대감 때문"이라며 "삼성전자의 감산 실체화 여부에 따라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반도체주가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해보면, 코스피에서 공격적인 순매수(연초 이후 약 7조원)를 기록했던 외국인의 수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미 증시가 급락했지만 전일 국내증시가 미리 충격을 받아 영향은 다소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최근 국내 증시는 장중 홍콩 증시와 연동되는 특징이 있어 장중 중화권 증시가 더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만약 삼성전자의 감산이 없다면 일시 충격은 나오겠지만 이미 반도체 산업 전체적인 감산이 시작되었고 설비투자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하반기 반도체 경기 회복의 방향성은 바뀌지 않는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삼성전자 인위적 감산이 없다면 속도는 느려질 수 있어 일부 실망매물이 나올 수 있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美 증시, FOMC 경계 속에 하락

30일(현지시간)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260.99포인트(0.77%) 하락한 33717.09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52.79포인트(1.30%) 떨어진 4017.77로, 나스닥지수는 227.90포인트(1.96%) 밀린 11393.81로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오는 31일~1일 예정된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매파적 기조를 보일 가능성 등을 우려하고 있다.

이날 엔비디아의 주가는 6% 가까이 하락했다. AMD 주가는 4%가량 떨어졌다. 테슬라 -6%, 포드 -2%, GM -4% 등 자동차주들은 포드 가격인하 따른 경쟁격화 우려에 급락했다. 마이크론 -3.3%, 엔비디아 -6%, AMD -4% 등 반도체 기업들은 AMD실적 발표 앞둔 불확실성에 급락했다

■ 독일 경제 지난해 4분기 0.2% 역성장…경기침체 직면

독일 연방통계청은 30일(현지시간) 독일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속보치)이 전 분기 대비 -0.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연방통계청은 "물가대란을 겪고 있는 소비자들이 소비지출을 줄인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올해 1분기에도 역성장이 이어질 경우 독일 경제는 2분기 연속 역성장을 의미하는 기술적 경기침체에 빠지게 된다. 대부분 전문가는 독일 경제가 1분기에도 역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올해 봄 이후에는 경기가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게 독일 정부의 전망이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최근 독일 정부 올해 경제전망 보고서를 소개하면서 "우리나라는 끔찍한 경제위기를 모면하는 데 성공했다"면서 "이제 경기침체가 만약 온다고 하더라도 짧고, 가벼울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올해 독일 경제가 0.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0월에만 해도 0.4% 역성장을 예상했다가 역성장 전망을 철회했다.

■ 전기차 시장 가격전쟁 확산하나…테슬라 이어 포드도 인하

미국 전기차 시장의 선두업체 테슬라가 시작한 가격 인하 전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시간) 미국의 포드 자동차가 전기차 머스탱 마하-E의 가격을 모델에 따라 1.2~8.8% 인하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로 소비자들은 머스탱 마하-E를 이전에 비해 최대 5900달러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게 됐다.

포드는 공급망 효율화 등을 통해 전기차 생산비 절감 때문에 가격 인하가 가능했고, 급격한 시장 변화 속에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가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가격 인하는 테슬라를 의식한 대응조치로 보인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머스탱 마하-E는 테슬라 모델Y의 경쟁 모델로 분류된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