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하면 우리가 데려간다"…빅테크 개발자 눈독 들이는 獨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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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 사이에 부는 ‘감원 칼바람’을 독일이 주시하고 있다. 경기 한파에 고용시장으로 쏟아져 나오는 고급 인력들, 그 중에서도 엔지니어 등 정보기술(IT) 인력들을 스카웃하기 위해서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일부 독일 기업들이 실리콘밸리에서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최고의 인재를 채용할 기회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동차 판매량 기준 세계 2위인 폭스바겐그룹이 대표적이다. 그룹의 소프트웨어 자회사 카리아드 최고인사담당자(CPO)는 “그들(빅테크)은 해고하고 우리는 고용한다”며 “미국과 유럽, 중국에 수백 개의 일자리가 있다"고 말했다.
독일은 뛰어난 엔지니어와 신기술 도입이 시급한 상황이다. 정보통신산업협회(BITKOM)에 따르면 IT 일자리 중 무려 13만7000석이 공석이다.
로이터는 “독일도 경기불황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아직도 문서를 팩스로 처리해 악명이 높은 이 나라에 신기술이 도입되면 엄청난 도약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세계 빅테크 기업들이 모여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는 세계 최고의 엔지니어들이 모이는 곳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미 중앙은행(Fed)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빅테크들이 덩치를 줄이기 시작했고, 엔지니어를 포함한 상당수 인력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했다.
미국 고용정보 업체 레이오프에 따르면 올 들어서만 전 세계 234개 정보기술(IT) 기업에서 총 7만5900여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진행했거나 진행 중이다. 이중 다수가 미국 기업들이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지난 20일 1만2000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은 올 들어 각각 1만명과 8000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로 했다.
독일 정부는 해외 인재들을 유치하기 위해 이민 규정을 간소화하는 등 다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다. 다만 실리콘밸리에 비해 낮은 임금과, 관료주의로 느린 업무처리 등 걸림돌도 있다는 해석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독일에서 새로 직장을 구한 근로자들은 정부 승인을 몇 달째 기다리는 상황이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