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점유율 40% 깨진 SK텔레콤, 무덤덤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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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400만명 늘어났지만
휴대폰 가입보다 IoT 회선 증가
돈 버는 회선 기준으로 보면
5G 점유율선 SKT 48% 1위
휴대폰 가입보다 IoT 회선 증가
돈 버는 회선 기준으로 보면
5G 점유율선 SKT 48% 1위
올 초 통신시장의 화두는 SK텔레콤의 위상 하락이었다. 알뜰폰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사상 처음으로 SK텔레콤의 시장 점유율이 40% 아래로 떨어졌다는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통신서비스 가입현황 자료를 인용한 이 기사들은 작년 11월 말 기준 SK텔레콤 점유율이 39.9%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기사만 보면 SK텔레콤을 비롯한 이동통신 3사의 경각심이 높아져야 할 것 같은데 실제론 그렇지 않다. ‘무덤덤하다’에 가깝다. 장기적으로 기존 통신사의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데이터를 자세히 보면 휴대폰 가입자가 급격히 떨어져 나간다고 말할 수는 없어서다.
과기정통부 통계에 따르면 작년 11월 말을 기준으로 SK텔레콤 이용자 수는 3069만 명(39.94%), KT는 1757만 명(22.86%), LG유플러스 이용자는 1596만 명(20.76%)이다. 3사의 망을 빌려쓰는 알뜰폰(MVNO) 이용자는 1264만 명(16.44%)으로, 2018년 말 799만 명(당시 점유율 12.04%)보다 약 400만 명 증가했다.
4년간 알뜰폰 가입자가 400만 명이나 늘었는데 점유율은 4.4%포인트만 올라간 것이 맞을까. 그렇다. 총 가입자 수가 이 기간 6636만 명에서 7686만 명으로 1050만 명 증가했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명’이 아니라 ‘대’라고 해야 한다. 가입기기(회선) 수가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인구 수(5144만 명)보다 가입기기 수가 2500만 대 더 많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통계자료를 하나씩 쪼개 보면 휴대폰 가입자 수는 지난 4년간 5500만 명에서 거의 변하지 않았다. 통신 3사 점유율도 이 기간 거의 동일하게 유지됐다. 1000만 대가 넘는 드라마틱한 가입기기 수 증가의 원인은 사물인터넷(IoT)이다. 2018년 말에 603만 대였던 것이 1611만 대로 1008만 대 늘었다. 작년 11월 말 기준 차량용 관제(649만 대), 원격 관제(835만 대), 무선결제(113만 대) 등이다. 각각 4년 전보다 470만 대, 527만 대, 33만 대 늘었다.
차량용 관제는 차량 내비게이션이나 음성인식·통제 등에 활용되는 IoT다. 원격 관제는 시설물 감시와 원격 검침 등에, 무선결제는 카드결제 등에 사용된다. 집에서는 흔히 와이파이로 연결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모두 통신사 회선을 하나씩 쓸 수밖에 없다. 알뜰폰은 차량관제(작년 11월 말 444만 대) 시장의 대부분(68.4%)을 차지하고 있다. 대개 월 3850원(부가세 포함)짜리 회선들이다.
결과적으로 SK텔레콤의 점유율이 40% 아래로 떨어졌다는 것은 휴대폰 알뜰폰 고객 증가보다는 IoT 증가로 점유율이 ‘희석’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지난 수년간 가입자 수가 증가하지 않은 이동통신사는 단 하나도 없었다.
돈 버는 회선 기준으로 보면 상황은 달리 보인다. 5세대 통신(5G·2755만 대) 기준 점유율은 SK텔레콤이 47.68%로 훨씬 높다. KT는 30.17%, LG유플러스는 21.62%, 알뜰폰은 0.52%에 그친다.
알뜰폰의 중요성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통신사 이익의 주된 원천인 휴대폰 고객은 아직 기존 이동통신 3사를 선호한다. 5G 투자 회수 구간에 접어든 이동통신 3사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 행진을 예고하고 있다.
SK텔레콤에서도 점유율 하락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 IoT 회선 수 증가에 따른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휴대폰 가입 고객을 기준으로 봐도 알뜰폰 비중이 늘고 있기는 하지만 가입자가 빠져나간다고 할 정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기사만 보면 SK텔레콤을 비롯한 이동통신 3사의 경각심이 높아져야 할 것 같은데 실제론 그렇지 않다. ‘무덤덤하다’에 가깝다. 장기적으로 기존 통신사의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데이터를 자세히 보면 휴대폰 가입자가 급격히 떨어져 나간다고 말할 수는 없어서다.
과기정통부 통계에 따르면 작년 11월 말을 기준으로 SK텔레콤 이용자 수는 3069만 명(39.94%), KT는 1757만 명(22.86%), LG유플러스 이용자는 1596만 명(20.76%)이다. 3사의 망을 빌려쓰는 알뜰폰(MVNO) 이용자는 1264만 명(16.44%)으로, 2018년 말 799만 명(당시 점유율 12.04%)보다 약 400만 명 증가했다.
4년간 알뜰폰 가입자가 400만 명이나 늘었는데 점유율은 4.4%포인트만 올라간 것이 맞을까. 그렇다. 총 가입자 수가 이 기간 6636만 명에서 7686만 명으로 1050만 명 증가했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명’이 아니라 ‘대’라고 해야 한다. 가입기기(회선) 수가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인구 수(5144만 명)보다 가입기기 수가 2500만 대 더 많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통계자료를 하나씩 쪼개 보면 휴대폰 가입자 수는 지난 4년간 5500만 명에서 거의 변하지 않았다. 통신 3사 점유율도 이 기간 거의 동일하게 유지됐다. 1000만 대가 넘는 드라마틱한 가입기기 수 증가의 원인은 사물인터넷(IoT)이다. 2018년 말에 603만 대였던 것이 1611만 대로 1008만 대 늘었다. 작년 11월 말 기준 차량용 관제(649만 대), 원격 관제(835만 대), 무선결제(113만 대) 등이다. 각각 4년 전보다 470만 대, 527만 대, 33만 대 늘었다.
차량용 관제는 차량 내비게이션이나 음성인식·통제 등에 활용되는 IoT다. 원격 관제는 시설물 감시와 원격 검침 등에, 무선결제는 카드결제 등에 사용된다. 집에서는 흔히 와이파이로 연결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모두 통신사 회선을 하나씩 쓸 수밖에 없다. 알뜰폰은 차량관제(작년 11월 말 444만 대) 시장의 대부분(68.4%)을 차지하고 있다. 대개 월 3850원(부가세 포함)짜리 회선들이다.
결과적으로 SK텔레콤의 점유율이 40% 아래로 떨어졌다는 것은 휴대폰 알뜰폰 고객 증가보다는 IoT 증가로 점유율이 ‘희석’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지난 수년간 가입자 수가 증가하지 않은 이동통신사는 단 하나도 없었다.
돈 버는 회선 기준으로 보면 상황은 달리 보인다. 5세대 통신(5G·2755만 대) 기준 점유율은 SK텔레콤이 47.68%로 훨씬 높다. KT는 30.17%, LG유플러스는 21.62%, 알뜰폰은 0.52%에 그친다.
알뜰폰의 중요성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통신사 이익의 주된 원천인 휴대폰 고객은 아직 기존 이동통신 3사를 선호한다. 5G 투자 회수 구간에 접어든 이동통신 3사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 행진을 예고하고 있다.
SK텔레콤에서도 점유율 하락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 IoT 회선 수 증가에 따른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휴대폰 가입 고객을 기준으로 봐도 알뜰폰 비중이 늘고 있기는 하지만 가입자가 빠져나간다고 할 정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