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31일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열린 신년 간담회에서 핵심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거래소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31일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열린 신년 간담회에서 핵심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거래소
한국거래소가 무차입공매도 등 불공정행위 근절에 나선다. 규율 위반 시 최장 10년간 신규거래·계좌개설을 제한하겠다는 방침이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3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옥에서 열린 신년 간담회에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거래소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는 전날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거래소에 당부한 사안이기도 하다.

이날 손 이사장은 공매도 전면 재개 시점에 대해 "정부 당국과 일반 투자자들의 컨센서스(시장의견)가 잘 모아져야 할 일"이라며 당장은 뚜렷한 방향성을 내놓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거래소가 현재 단계에서 할 수 있는 건 불법 공매도에 대한 단속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공매도가 장기적으론 전면 허용돼야 한다는 덴 이견이 없다고 강조했다. 손 이사장은 "공매도는 시장의 가격 발견을 위한 하나의 매매 기법이고, 기관 투자자들이 위험관리를 위해 활용하는 기법"이라며 "이를 금지하는 건 정상적이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그럼에도 개인 투자자들의 의견 또한 소중하기 때문에 소통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며 "컨센서스가 모아지는 대로 제도 개선 계획을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는 2020년 3월 16일 전면 금지됐다. 당시 코로나19 사태로 증시가 폭락하자 정부가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내린 조치였다. 하지만 2021년 5월 3일부터 코스피200·코스닥150 종목에 한해 공매도를 재개하기로 했다.

손 이사장은 이날 불공정행위 근절을 위한 노력으로 무차입공매도 혐의 적발 기간을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 1주일 넘게 걸리던 기간은 앞으로 2일 이내로 줄어들게 된다.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 규율 위반 시 최장 10년간 신규거래·계좌개설을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