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상계주공 전경. 사진=한경DB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 전경. 사진=한경DB
출시 첫날 수천명이 관심을 보인 특례보금자리론이 나오면서 수혜 지역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부동산 시장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 특히 노원구에서는 지난해에 비해 문의도 늘고 현장을 찾는 실수요자들도 늘었다는 전언이다. 다만 아직은 실제 거래로 이어지기보다는 문의 수준에 그치면서 거래가 활성화되기엔 아직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나온다.

1일 노원구 일대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일대 시장에는 관련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부동산 리서치 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노원구 재고 아파트 81%가 특례보금자리론 주택가격 상한인 9억원 이하에 해당한다. △도봉(80%) △중랑(78%) △금천(76%) △강북(74%) △구로(65%) △관악(55%) △은평(52%) △성북(50%) 등도 재고가 많다.

노원구 상계동 A 공인중개 관계자는 "특례보금자리론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도 포함되지 않고 주택가격 기준이 9억원 이하여서 관심있는 수요자들이 출시 이전부터 문의를 해왔다"며 "최근엔 현장을 찾는 실수요자들도 생겨났다"고 했다.

상계동 B 공인 중개 관계자도 "새로 집을 장만하려는 실수요자 뿐만 아니라 작년, 재작년 급등기 고점에 집을 샀던 집주인들도 문의가 온다"며 "특히 갈아타기 수요자들이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노원구에서 안전진단 통과 가능성이 높은 재건축 단지에 대한 관심도 크다. 대표적으로 미·미·삼(월계미성·미륭·삼호3차)은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월계동 미·미·삼은 올해 들어 총 9건 거래됐다.

월계동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이후 급매를 찾는 손님들이 꽤 많이 늘었다. 다만 가구수에 비해 매물이 많지 않고, 지난해 급매물이 소진된 이후 최근엔 가격도 소폭 올랐다"고 말했다.

다만 문의는 늘고 있지만 거래가 회복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현장 대부분의 의견이다. 향후 집값이 더 내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고 금리 역시 높은 수준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월계동 D 공인 중개 관계자는 "문의가 늘어난 건 맞지만 매수에 나서는 실수요자들은 거의 없다"며 "부동산 완화책과 함께 금융 정책이 나오고 있지만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 아니냐. 실수요자들 역시 일단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귀띔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한편 지난달 30일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은 신청 개시 직후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 홈페이지에 수천명이 몰렸다. 1000~3000명의 대기자가 발생하면서 10분 이상 접속이 지연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접속 대기줄이 수백명대로 줄기는 했지만 점심 시간을 전후로 다시 1000명대로 늘면서 접속이 지연되기도 했다.

다만 신청자가 폭주했던 2015년과 2019년 안심전환대출이 나왔을 때와 비교해 보면 한산한 수준이다. 인터넷이나 모바일 등 온라인 뿐만 아니라 은행 창구를 통해서도 신청할 수 있어서다. 또 1년 간 한시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신청 기간에도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는 점도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례보금자리론은 변동·혼합금리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고정금리로 갈아탈 수 있게 한 '안심전환대출'과 주택 구입자를 대상으로 한 장기고정금리 대출인 '적격대출'을 보금자리론에 통합한 상품이다.

주택가격이 9억원 이하인 차주라면 소득제한 없이 최대 5억원까지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 내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적용되지 않는다.

금리는 일반형 연 4.25(10년)~4.55%(50년), 우대형 연 4.15~4.45%다. 인터넷을 통한 전자약정방식(아낌e)으로 신청하면 추가로 0.1%포인트 금리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자금용도는 구입용도(주택구입), 상환용도(기존 대출상환), 보전용도(임차보증금 반환) 등 3가지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