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1월부터 주택담보대출 관련 금리를 내렸지만 이자 부담을 호소하는 차입자의 원성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인하 혜택이 신규 대출을 받는 사람에 한정돼서다.

주담대 금리 내렸다는데…차입자들 "딴 세상 얘기"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과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최근 주담대 대출금리를 최대 0.3~1.05%포인트 낮췄다. 하지만 기존 차입자들 사이에선 “대출금리가 떨어졌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반응이 속출하고 있다.

이는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 조치가 새로 대출을 받는 사람들에 한해 적용되기 때문이다. 통상 주담대 변동금리는 전월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가산금리를 더해 6개월마다 한 번씩 바뀐다. 예를 들어 금리가 떨어지기 전인 지난해 말 변동금리로 대출받은 차주들은 올 상반기가 지나야 하락분이 신규 금리에 반영된다. 우대금리 항목을 확대해 가산금리를 낮추는 방식의 금리 인하도 신규 차입자를 대상으로 적용돼 기존 차주들에겐 효과가 없다.

은행들은 기존 차주의 경우 이르면 올 상반기 내에 금리 하락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규제에 더해 금융채 금리 하락 등 은행 자금 조달에 드는 비용이 줄고 있어 내림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금의 금리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2분기 내로 기존 주담대 금리도 내려갈 것”이라고 했다.

대출금리 하락분이 지난해 급격히 오른 금리 상승분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 30일 기준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신규 코픽스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49~6.96% 수준이다. 최고 금리가 연 6%대로 내려왔지만 고금리 기조가 계속 유지되면서 차자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